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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녀 백과사전 ㅣ 낮은산 너른들 2
김옥 지음, 나오미양 그림 / 낮은산 / 2006년 10월
평점 :
날이 갈수록 청소녀(년)들에 대해 다룬 문학, 기획물이 성행이다.
'청소년을 위한'이라는 이름으로 큰 출판사들에서 꽤 열심히 문고 장사를 하고 있는데
그야말로 장사다.
ㅊ, ㅁ, ㅇ 출판사들이 내고 있는 필독서들은 그야말로 자기들의 성인 스테디셀러를
다시 판갈이를 한 것에 불과하다.
정작 청소녀(년)들의 삶을 보여 주는 작품들은 별로 없다.
다만 몇몇 출판사에서 국내 작가들의 작품을 내고 있는데
그야말로 성인 작가들의 회고담, 성장소설 일색이다.
그것이 나쁘다는 뜻은 아니다.
하지만, 청소녀(년) 소설이라 함은 거기서 한발 더 나아가
그 시기에 가질 수 있는 고민을 응축해서 보여 주고
깊은 공감대와 고민의 늪에 빠질 수 있도록 하는 지독한 흡입력이 있어야 한다.
하지만 우리의 청소녀(년) 소설들은 그저 성장담일 뿐이다.
혹은 세태 소설, 얄개 소설이라 불릴 수 있는 작품들도 있는데
열 손가락 안에 드는 작품들을 제외하고는
그저 말랑말랑한 연애 놀음일 뿐이다.
진정한 연애 소설은 당연히 없다.
<청소녀 백과사전>은 좀 다르다.
제목의 '청소녀'부터가 그렇고
초등학교 교사인 작가의 이력도 그렇다.
단편집이라 그런지
빼빼로 데이, 염색, 엄마/아빠의 존재, 수학여행, 단짝친구, 남자친구 등의 소재가
딱 그만큼의 소재로 잘 버무려져 있다.
솔직히 7편의 단편이 모두 만족스러운 건 아니다.
교사 특유의 냄새가 나기도 하고
과도하게 아이들의 입장이 되어 어정쩡한 흐름을 만들기도 한다.
하지만 몇 개의 단편은 빛난다.
정말 한심한 남친 길들이기 얘기를 담은 <철이 데리고 수학여행 가기>나
엄마와 딸의 관계를 함축적으로 보여 준 <야, 춘기야>
아이들에게 부모란 어떤 존재일까라는 질문을 정확히 던지고 있는 <김마리 이야기> 등은
지금까지 보기 힘들었던 탄탄한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참, 그림도 무척 신선한다. 기존 어린이책, 청소년책에서 볼 수 없었던 깔끔하고 색깔 있는 그림이다!)
물론 우리 출판시장에서, 문학시장에서 크게 청소녀(년) 소설이라고 할 수 있는 작품들의 성과를 보자면
당연히 일본을 따라잡기는 힘들다. 그들의 만화, NT 소설, 그리고 기존 소설의 다양성에 비한다면
모자라도 한참 모자란다.
그것은 아마도 인프라의 문제일 텐데
여전히 문학을 하는 사람의 수도, 분야도 너무 한정적이다.
조금만 더 많이 넓게 자기만의 색깔과 한 우물을 가지고 덤비는 작가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
우리 작품들은 너무 적다!
하지만 기대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