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리비안의 해적 2 : 망자의 함 (2disc)
고어 버빈스키 감독, 키이라 나이틀리 외 출연 / 브에나비스타 / 2006년 12월
평점 :
품절


영화. 솔직히 대만족은 아니다. 하지만 1편과 비교해서 넘 재미없다, 할 수준은 아니다. 마치 반지 2편을 보고서 약간은 멍해진 듯한 기분이랄까.

우선 캐릭터. 전편에 비해 다양한 캐릭터들이 등장하고 각각의 캐릭터들이 주는 재미는 쏠쏠하다. 그리고 전편의 주인공들이 좀 더 복잡하게 얽혀 들어가는 것도 흥미진진하게 3편을 기다리게 해 준다. 하지만, 세 명의 주인공 매력들은 솔직히 1편에 비해서 포스가 좀 약하다는 느낌이 든다. 잭 스패로우 선장은 좀 더 복잡미묘한 캐릭터로 진화하지만 흐느적거림은 조금 줄었고, 윌 터너는 전편의 싱싱함에 비해 좀 늙고 어설픈 행동주의자가 된 듯한 느낌이다. 그리고 우리 스완 양. 아, 실망이다. 조니 뎁보다도 윌 터너보다도 얼굴 면적이 크고, 얼굴에 볼륨감도 없다. 그리고 어설픈 남장 설정은 별로 흥미롭지 않다. 한 가지 좋았던 것은, 양다리 걸치기. 그 미묘한 감정은 꽤 잘 살린 듯하다. 연기력은 꽤 되는 배우인 듯. 그래서인지 <오만과 편견>이 더 보고 싶어졌다.

이야기. 많이들 얘기하듯이 전편에 비해 짜임새가 준 건 사실이다. 이야기는 쑥쑥 점핑을 해서 인과 관계를 생각할 여유를 주지 않고, 한 가지 사건에 몰두하기보다는 몇 가지 이야기 덩어리가 병렬적으로 나열이 돼 흡입력이 약한 듯하다. 하지만 속단해선 안 될 것은 3편과 이어지는 이야기인 만큼, 3편을 다 보고 난 다음에야 짜임새에 대해 얘기할 수 있을 것 같다. 확장판도 또 하나의 기대.
하지만, 병렬적 이야기 구조를 택한 덕택에 영화는 때깔나는 액션 시퀀스들을 갖게 됐다. 마치 성룡 영화와 인디아나 존스를 섞어 놓은 듯한 액션 씬들은 최근 나온 그 어떤 영화보다 훌륭하다고 본다. 또한 크라켄의 위력 또한 만만치 않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꽤 매력적인 캐릭터인 데비 존스라는 인물이, 좀 더 깊이 있게 묘사되지 않은 점이다.
내가 이해력이 좀 부족해서 그런지, 쉽게 쉽게 퍼즐을 맞추기가 힘들었다.

조니뎁 명장면 둘을 꼽으라면, 원주민 추장이 되어 얼굴에 눈깔 몇 개를 그리고 나타나는 장면. 그리고 흐느적거리며 눈을 깜빡일 때 눈꺼풀에 또 눈이 나타나는 장면은 그야말로!!!! 그리고 스완 양에게 속아 키스를 하다 수갑 차고, 홀로 배에 남겨졌을 때의 표정은 다양한 감정을 담은 그야말로 조니뎁다운 연기였다고 할 수밖에.

영상과 사운드를 포함한 액션 시퀀스들, 조니뎁, 3편에 대한 기대, 이야기 구조에 대한 약간의 실망 등을 다 합해도 음... 난 엄지 손가락을 들어줄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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