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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 되기의 어려움
이수태 지음 / 생각의나무 / 2002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나는 이 책을 학교 서점에서 처음 보았다. 친구와의 약속 시간까지 여유가 있어서 학교 서점에 들렀었는데 신간 코너에 이 책이 누워있었다. 제목이 너무 맘에 들어서 책을 30초 정도의 시간 동안 쓱 넘겨 보았지만, 내용이 내 기대-무지하게 심각한 고민들, 20대의 방황들이 담겨 있으리라는-와는 다른 것으로 보여서 사고 싶은 욕구가 일지 않았던 책이었다.
그런데 언젠가 신문에서 이 책에 대해 누군가가 짤막하게(약 100자 정도로) 추천하는 글을 본 이후 나는 이 책을 사서 읽고 싶다는 생각을 버릴 수 없게 되었다. 그 추천글에 '20평 주택에서 30평 아파트로 이사한 것을 편한 마음으로 받아들이지 못하는 저자(정확한 인용문이 아니고 대략 이런 내용이다)'라는 내용이 내 맘을 완전하게 사로잡았기 때문이다. '그래 이런 사람이 쓴 글이라면 읽어볼 가치가 있겠구나!' 사실 나도 저자와 같은 맘을 계속해서 갖고 싶다. 책을 구입하고 읽기까지는 일주일이라는 시간이 지나서였다. '아르바이트 일이 너무 바빠서'라는 이유 때문이다. 책을 읽기 시작한 후 끝까지 읽는데도 일주일 정도가 걸렸다. 빨리 읽을 수 있는 책이 아니었기 때문이었다.
뭐라 해야 할까? 이 책을 다 읽은 후의 느낌을. 애매모호하다고 해야 할까. 저자가 나보다 더 관념적이라는 생각이 드는데, 도대체 무슨 말을 하는 것인지 가늠할 수 없는 부분이 상당하다. 많은 부분에서 저자의 깊이가 있어 보이는 생각들(실제로 부정할 수 없는 깊이가 느껴지는 부분이 많았다. 그렇지 않은 부분은 시집을 읽을 때, 내 맘에 닿지 않는 시와 비슷한 성격을 띠고 있다고 말하는 것이 최선일 것 같다)을 발견할 수 있었지만, 도대체 무슨 말을 하는 것인지 저자의 태도는 어떠한 것인지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는 부분도 많았다. 하지만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저자가 나와 비슷한 부류의 인간이라는 것이다. 나쁜피. 이것은 나의 심각한 오독일 수 있다. 이 책은 '돌아봄, 불교, 긴장, 경계', '열등감, 자학, 거리두기'등에 대한 내 생각들을 확인할 수 있는 장소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