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룡소의 그림동화 246
이수지 지음 / 비룡소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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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에서 이수지 작가의 <나의 명원 화실>을 보며 울 뻔했다. 울음을 참으려 입을 아주 잠시 앙다물었다. 왜 아주 잠시냐면, 작가가 전하는 외로움이 내 안의 외로움과 공명하여 순간 눈이 떨렸지만, 누군가의 존재 혹은 그 존재에 대한 기억 혹은 나를 이룬 어느 조각이 된 그를 이 책이 기억나게 해주었기 때문이다. 덕분에 슬프게 웃을 수 있었다.
<선>에서 작가는 다시 한 번 그 친밀한 기억을 되살려주었다. 우리는 모두 자기만의 색깔과 방향으로 선을 그리고 있다. 운 좋게도 그 선이 사회에서 '성취'라고 인정받는 모습을 하고 있다면 괜찮겠지만, 적잖은 사람들의 선은 그런 것과는 거리가 있기 마련이다. 그런 경우, 그 선을 그린 이가 자족할 줄 안다면 또 나름 괜찮겠지만 불행하게도 다수는 자족하고 싶어도 그러지 못하는 안팎의 조건 속에 있다. 그래서 힘겹다.
이수지 작가는 <선>에서 그들에게 함께 손을 잡고 가자고 말한다. 아니, 다른 사람은 몰라도 자신만은 당신을 응원하고 있다고, "여기 좀 봐요. 내가 이렇게 당신을 알고 당신과 함께 선을 그리고 있어요!" 하고 조용히 말을 건넨다.
요즘 내가 그리는 선들을 사람들이 무심하게 스치고 지나간다. 그래서였을까? 이 책을 서점에서 보며 속으로 울어버렸다. 고마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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