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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를 사로잡은 지혜의 나라 티베트 이야기 ㅣ 아이세움 배움터 13
정희재 지음 / 미래엔아이세움 / 2005년 4월
평점 :
품절
아들아,
티베트라고 하는 나라를 들어본 적이 있니? 우리집 세계지도 퍼즐에도 티베트는 없는 것 같더라. 중국에 속해버려서 그랬는지 아니면 너무 작아서 그랬는지...
요즘 중국의 동북공정이라는 말 들어봤지? 우리 고구려사도 자기네 것이라고 하고, 고조선시대의 유물들(엄마가 듣기론 이집트보다 더 오래된 피라미드들이 많이 있다는구나)도 자기네 것이라고 사람들의 접근을 막고 하는 것 말이야. 아마 이게 알려지면 세계문화유산이 되고, 우리나라 고조선이 신화가 아닌 역사가 될텐데. 그런데 중국은 이 모든 것을 자기네 역사라고 한다는 것 말이야.
동북공정 이전에, 중국 사람들은 서남공정을 시도하고, 어느 정도 성공한 모양이다. 그 서남공정의 한가운데 있는 나라가 바로 티베트야. 지금은 공식적인 명칭으로는 티베트자치주지. 중국 조선족들이 살고 있는 연변자치주처럼...
토번이라는 나라 기억나니? 당나라에 살던 고구려유민의 후예 고선지 장국이 정벌했던 그 토번국. 토번국이 바로 티베트란다. 자기만의 역사를 갖고 있고, 자기만의 문화와 정신세계가 있는 나라인데, 지금은 중국의 자치주로 편입이 되어버린 거지. 끊임없이 독립운동이 일어나고는 있지만, 원래 평화를 사랑하고 전쟁을 싫어했던 국민들이라서 쉽지 않은 모양이야.
이 책은... 그 티베트의 이야기야.
화를 잘 내는 사람이라는 말이 가장 심한 욕이고, 평화롭게 죽는 것을 가장 아름다운 삶이라고 생각하고, 시체는 땅에 묻거나 화장하지 않고 새의 먹이로 준다는 나라...힘이 센 나라는 아니지만 정신세계는 세계 어느 나라보다도 깊은 나라...
지금 그 나라의 지도자는 달라이 라마란다. 들어본 적이 있지? 노벨평화상도 받았던... 평화적인 방법으로 티베트의 독립운동을 이끌고 있는 분 말이야.
그 분이 우리나라에 오고싶어 하지만, 우리나라는 중국의 눈치를 보느라 입국허가를 내지 못하고 있지. 달라이라마 초청을 허가한다면 우리나랑 외교관계를 끊어버리겠다고 중국이 그랬다는구나.
사람이 정신세계만 깊어서는 당장 살기가 힘든 모양이다. 힘이 중요한 모양이야. 그러니까 아테네도 스파르타에게 먹혔겠지?
평화를 사랑하는 우리 준! 자기를 지킬 정도의 힘은 필요할 거야. 우리의 역사를 빼앗기지 않고, 우리의 문화를 빼앗기지 않을 정도의 힘.
그 힘이 엄마는 깊은 정신세계에 바탕을 두었으면 좋겠구나. 우리나라도, 그리고 준 너도. 그래서 자기 마음을 다스릴 줄 안다면 쓸데없이 힘을 휘두르는 일은 없을 거야.
이 책... 참 좋은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엄마가 별을 네 개만 준 건, 그림이 좀 안 어울려서야. 티베트만의 고유한 정신세계가 들어나는 그런 그림이었으면 좋겠는데(엄마가 좀 고상한 걸 좋아하긴 한다만), 그림이 영... 정신세계하고는 별로 안 어울리는구나. 그리고 지도도 있었으면 좋겠어. 좀 답답하더구나.
꼭 읽어 봐. 미국, 영국, 프랑스, 러시아... 이런 힘이 센 나라들의 역사보다 더 많은 생각을 하게 될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