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티새
요시모토 바나나 지음, 김난주 옮김 / 민음사 / 2003년 5월
평점 :
일시품절


지난 여름에 이 책을 읽었어요. 두 달의 시간이 흘렀건만 이 책 속 등장인물들은 마치 내가 만났던 사람들인 양 하나하나가 마음에 남아 있습니다. 허약한 몸에 열정적인 영혼을 지닌 매력적인 심술장이 츠구미를 비롯해, 그런 츠구미를 속속들이 이해해주는 참말 좋은 사촌이자 친구인 마리아, 천사같은 츠구미의 언니 요코, 그리고 어느날 산책길에서 만난 후 츠구미의 남자친구가 된 상쾌하면서도 어른스런 성격의 교이치.

여관을 운영하는 츠구미의 부모님, 아버지가 전처와 이혼할 때까지 오랜세월을 웃으며 바닷가 마을에서 아버지를 기다린 마리아의 어머니. 그리고 마침내 마리아의 법적인 아버지가 되고 만 모난데 없이 착실한 성품의 아버지, 그리고 츠구미의 조그만 강아지인 포치와 교이치의 덩치큰 강아지 겐고로 까지도... 모두 언제 떠올려봐도 너무나 사랑스럽죠.

하지만 이 소설을 떠올릴 때마다 그 인물들만큼이나 많이 생각나는 건, 늘 그들 곁에서 모두의 삶을 따스하게 감싸안아준 눈부신 바다예요. 이 소설 책을 펼치면 마을을 둘러싸고 있는 넓은 바닷가의 짜고 습하고 시원한 바닷바람 내음이 물씬 풍겨오는 듯 합니다. 낮게 바닷가의 하늘을 나는 갈매기 소리도 어디선가 들려오는 듯 하구요. 이들처럼 어린시절을 바닷가마을에서 자랐다면 어땠을까! 그랬다면, 이 소설의 마리아와 마리아의 어머니가 그렇듯이, 몸이 어디에 있든 마음 어딘가엔 항상 바다를 담고 살아가게 되지 않았을까요? 어느 거리를 걷든 바다가 있는 방향을 생각하게 되지 않았을까?

이들이 어린시절을 보낸 바닷가 마을 풍경이 너무 따뜻해서, 이 인물들이 서로, 그리고 그들의 개들과 함께 나눈 일상이 너무 특별한 것이어서 오래도록 이 이야기는 내게 그립게 추억할 거리가 될 것 같습니다. 한없이 맑고 아름다운 수채화와 같은 이야기를 내게 선물해준 요시모토 바나나와 내 친구에게 감사합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