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제 지역인 충남 연기군에서도 고구려 유적이 발견되었다. 연기읍지에는 부용산에 세워진 고구려의 개소문성에 대한 기록이 남아있다. 금강상류지역인 부강을 사이에 두고 북쪽에 있는 산성은 많이 허물어져 고구려의 흔적을 찾기가 쉽지 않다. 그러나 마을에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는 이곳이 고구려와 백제의 접전지였다고 한다. 부강을 사이에 둔 두 산성에서 고구려군과 백제군이 대치했다면 고구려군이 연기 지역까지 내려왔을 가능성이 크다.
그런데 최근 이보다 더 남쪽인 대전 월평동에서 고구려식 토기편들이 대량으로 확인되었다. 저온에서 구워 표면이 갈색을 띠고 바닥이 평평한 것이 고구려 토기의 특징이다. 문헌상으로 연기 지역이나 중원을 경유했다는 기록이 보이지만 과거에는 고구려 영역을 한강.치령산맥 이북으로 간주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그런데 유물상으로 가장 남단에 해당하는 월평동 유적은 고구려군이 대전지역까지 내려왔다는 확실한 반증이 되어 역사적 의미가 깊다. 최전성기에 한반도 남진정책을 편 고구려는 551년 신라에 중원 지역을 뺴앗기기 전까지 한반도의 중심에 있었던 것이다.
- 정종목 <역사스페셜 2> 128-129쪽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