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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버빌가의 테스 - 서울대학교 인문학연구소 고전총서: 서양문학 16 ㅣ SNUP 동서양의 고전 20
토머스 하디 지음, 김보원 옮김 / 서울대학교출판부 / 2005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책을 읽은 건 중학교때였지요. 테스의 불운한 운명에 크게 영향을 끼쳤던 두 남자, 에인젤과 알렉을 모두 몹시 마음에 안들어하며 읽었다는 기억이 납니다. 이 소설에서 단연 악의 화신처럼 그려지는 건 알렉이죠. 그는 어리고 순진했던 테스를 성폭행하여 아기를 갖게 하고, 후에 다시 만난 테스가 어려운 처지에 빠진 걸 알자 그걸 기회로 그녀를 또다시 괴롭히고 유혹하여 테스의 일생을 망가뜨린 장본인입니다.
하지만 알렉과는 달리 테스를 불운한 인생에서 구원할 사람처럼 등장하는, 선량해 보이는 에인젤 또한 본시 구원자와는 거리가 먼 사람이었습니다. 그의 이중적 사고와 우유부단함 또한 자타가 공인하는 알렉의 악행 못지않게 테스에게 큰 피해를 입히죠. 알렉이 공공연한 적이라면 에인젤은 친구인 척 하는 적과 같습니다. 에인젤이 저지르는 악행 또한 알렉류의 악행 만큼이나 잔인하고 비겁하며 약자에게 상처를 입히고 결국은 파멸하게도 하지만 뚜렷한 형태를 갖추고 있지 않기 때문에 오히려 전자보다 더 위험한 거죠.
이 소설의 마지막에 테스는 자신을 버리고 갔던 남편 에인젤이 다시 돌아오자 마음의 동요와 갈등을 견디지 못하다가 정부 알렉을 충동적으로 살해합니다. 그래서 사형당하죠. 하지만 일이 그 지경이 되었는데도, 그녀는 에인젤을 조금도 원망치않고 순순히 그의 행복을 빌어주며 떠납니다. 그런데 저는 아내가 사형당하는 모습을 보면서도 별다른 죄책감도 느끼지 않는 듯 평온해 보이던 에인젤이 무척 끔찍하게 느껴지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