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마음으로 시작한 2010년 1월도 가고,
작심삼일 버팅기며 '새로운 시작'의 의미를 부여한 2월 설날도 지나고,
다시 '또 새로운 시작'을 다짐한 3월도 어느새 열흘을 넘겨 2주째.
책상 위에서, 가방 속에서, 식탁 앞에서
'언제 다 맛보시려오?'하며 고개를 내밀고 있는 3월 2째주 ing 책들.
◆ 계획을 세우고,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방법
새로 나온 [기적의 입버릇]은 여러모로 독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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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 영한대역으로 쓰여졌다. 왼쪽에 한글/오른쪽에 영어로 되어 있어서
내용을 익히며 영어 공부도 할 수 있다는 얘기. 쉬운 영어라 잘 읽힌다.
둘째, 최신 뇌과학에 기반한 내용이다. "소리내어 말할 때 꿈은 이루어진다"는 표제를 보고는
[시크릿] 아류작이거나 그저 그런 성공학 분야의 책이 또 나왔네 하고 생각했는데,
유사해 보이는 그런 내용들을 생물학적 근거를 통해 설득력있게 전달하고 있다.
물론, 뇌과학이나 생물학 기반의 자기계발 서적도 생소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 책에는 그런 과학적 사실에 근거하여 실천 의지를 부추길 만한 내용이 제법 있다.
뇌 속에 '사실'따위는 존재하지 않는다든지, 자율신경계를 이용한 프로그래밍 방법이라든지,
운동의 호르몬적 효능, 외국어 학습의 효용, 혼잣말이 두뇌에 작용하는 원리 등등...
읽고 나면 건질 수 있는 것이 '영어공부' 말고도 더 있기에, 만원 이라는 책값이 그다지 아깝지 않다. ^ ^
저자는 일본에서 천만부 베스트셀러를 낸 의학박사/농학박사/경영학석사 소유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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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
'아름다운 세상'을 노래하기 보다는, 그 세상을 비판하는 것이 언제나 인기 있었던 인류의 역사.
화제작 [삼성을 생각한다]는 광고를 '못'했다는 사실이 오히려 판매에 도움이 된 특이한 사례일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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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일반 서적들처럼 온갖 매체에 신나게 광고를 했더라면 이처럼 뜨거운 관심을 받았을까 싶다.
'대한민국 일등 기업'인 삼성은 비리마저도 거창하고/ 고급(?)스럽고/ 일등스럽게 저지른 것으로 그려지고 있다.
엄청난 자본과 정보력을 바탕으로 벌이는 삼성 최고위 경영진들의 온갖 이야기는
마치 딴 세상 이야기나 첩보 소설을 읽는 기분이다. (도청/감시 이야기가 밥 먹듯이 나온다.)
이것들이 모두 사실이라면, 아니 70% 정도만 사실이라 하더라도 이 나라 국민으로써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를 이해하기 위해 필수교양 처럼 알아둬야 할 것 같다.
하지만, 매 장마다 '삼성은 이렇게 (대단하게) 비리를 저질렀어'라는 이야기를 듣다 보면
마치 기억력 좋은 아이가 조곤조곤 고자질하는 이야기를 듣는 기분이라
썩 유쾌한 독서 경험은 아닌 것 같다. ㅡ_ㅡ^
무엇보다, 이 책을 읽고나서 '삼성'을 싸잡아 욕하는 것은 잘못된 일 이라는 점을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
문제는 그렇게 뛰어난 조직의 힘을 이용해 온갖 불법과 비리를 저지르고 있는 회장 일가와 그 가신들이지,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 열심히 일하고 있는 우리 이웃의 일반적인 삼성 직원들은 아니지 않겠는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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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사회의 또다른 권력으로 성장한 "한국 교회"의 문제점과 앞으로 나아갈 바를 담담하게 풀어낸
[교회 속의 세상, 세상 속의 교회]는 읽는 느낌이 좀 다르다. 정말로 교회에 대해 '애정'을 가지고 있는 분이
그 교회에 다니는 가까운 형제 자매들에게 안타까운 심정으로 부드럽게 말 걸고 있는 느낌이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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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 신자는 그 울타리 안에 있어서 잘 모르고, 울타리 바깥의 사람은
'예수쟁이'니 '개독교'니 하며 비난조가 아니면 차마 말해주기 힘들었던 내용들;
실제로는 상당히 '상식적이지만 민감한' 그런 내용들을 균형있게 잘 설명하고 있는 것 같다.
성직자나 다른 신앙을 가진 '종교인'이 아니라 교회를 다니고 있는 일반 '평신도'가 썼기에
어느 쪽의 이해관계에도 얾매이지 않고 이렇게 이야기를 풀어나갈 수 있었던 것 같다.
(물론, 저자가 '보통'의 평신도는 아니다. [불멸의 신성가족]으로 한국 법조계의 누적된 부조리를
겁나게 '담담하게' 밝혀낸 법학자 김두식 교수님이니까.ㅎㅎ)
그런데, 이 정도로 순화되고 나름의 중립적/사실적 근거를 가진 내용에도
거부감을 가지는 분들은 있는 모양이다. 저자가 이 책의 첫번째 장에서 밝혔다시피,
현재의 '교회 생활'이 만족스럽고 아직 한국 교회가 어떤 문제가 있는지 잘 느끼지 못하는 분들은
(개인적으론 무척 안타깝지만) 아마도 나중에 보셔야 할 듯..
정말로 '기독교'와 그 '교회'에 대해 '이건 뭔가 아닌데'라고 고민을 해보셨거나
나름의 애정을 가지신 분들에게는 무조건 필독을 권하고 싶다.
힘들더라도 있는 그대로의 진실을 알고 싶은지, 아니면 그저 믿던 것을 더 믿고 싶은지는
그 누구도 강요할 수 없을테니까. 진정한 '진리탐구(배움)'이란 여기가 갈림길인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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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심리학과 경제학의 만남 & 또 다른 시각의 경제학
20세기말의 색다른 스캔들 - 심리학과 경제학의 만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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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리적이고 계산적인 인간을 가정하고 발전해왔던 경제학이
비합리적이고 예측 불가능한 실제의 인간심리를 다루는 심리학을 만나 노벨 경제학상까지 받았더라는 사실.
언젠가 괴짜경제학이나 행동경제학을 포함해 이 분야를 한번 정리해보고 싶다.
뒤의 두 권은 [환율전쟁]으로 새로 알게 된 재야(?)의 경제 고수 최용식님의 책.
최근의 경제 동향을 제대로 예측/해석하는 분들치고 '보수적'인 경제학자가 있을까 싶은데,
'진보적'이라는 다른 경제 전문가들과는 또다른 시각과 목소리를 가지신 분 같다.
하기야 여기서 보수냐 진보냐 논하는 건 쓸데없는 소리고, 아무튼 현학적인 설명 보다는
나름의 기준을 가지고 실물경제를 풀어서 설명하는 것이 만만찮은 내공을 느끼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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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제대로 보고/듣고/느끼고/생각하고 있는걸까?
[생각의 지도]로 명성을 떨친 리처드 니스벳이 '비범'과 '평범'을 주제로 새 책을 내었다 - [인텔리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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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Q로 대변되는 인간의 지능은 유전되는 것일까, 환경에 좌우되는 것일까? (반반이라고? ㅎㅎ;)
분자생물학과 유전학의 발달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지능이나 학습 능력은
타고난 '유전자'에 의해 결정된다는 생각을 자신도 모르게 확고한 신념처럼 다져왔던 것 같다.
하지만, 이 책은 최신 심리학/유전학/신경과학/교육학 연구에 의해
"지능은 환경에 따라 명백히 변화한다"는 사실을 여러가지 자료를 통해 설득력있게 제시하고 있다.
환경적 요인이 본래 타고난 유전적 요인을 능가할 수 있다면 과연 무엇이 달라지는 것일까?
고소득층과 저소득층, 백인과 흑인, 유태인과 아사아인을 막론하고 적절한 교육 환경과 문화적 개입을 통해
사람은 더 똑똑해질 수 있다는 사실.. 이것이 세상에 어떤 변화를 불러일으킬 수 있을지,
그리고 어떻게 하면 나의 지능을 좀 더 향상시킬 수 있는지.. 궁금하다면 한번 살펴보시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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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어있기]는 의식/명상/선(禪) 쪽에 관심 있는 분에게 권하고 싶은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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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식개발 프로그램인 Avatar를 접해본 분이라면 책 속의 연습들이 생소하지는 않을 것 같다.
대충 보면 아봐타와 유사해 보일수도 있지만, 보다 본질적인 것을 집중해서 다루고 있으니
맛보기도 전에 섣불리 넘겨짚어서 좋은 기회를 놓치지 않길 바랄 뿐이다.
생각, 감정, 에너지, 느낌 등 어떤 것이든지 '느끼고 생각하고 개념으로 떠올릴 수 있는 것'이라면
그것 자체가 하나의 '대상'이라는 것이고, 동시에
그 '대상(생각/감정/에너지 등)'을 인지하는 '주체'가 별도로 존재한다는 의미가 된다.
이 '사실'을 제대로 이해한다면, 평소 무의식적으로 '나'라고 동일시하고 있는
온갖 생각/감정/에너지/느낌 등에 대한 '자기 동일시'에서 벗어날 수 있다.
(여기까지가 스스로 명확하다면, 이 글을 펼쳐 읽은 본전은 건지셨을 듯. 아래는 뽀너스...)
그렇다면, 이 모든 생각, 의도, 느낌, 감정들이 일어나는 근본은 무엇일까?
그리고, '대상'화 되지 않는 것은 무엇일까?
'대상'이 아닌 '그것'은 도대체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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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환절기, 건강을 챙겨야 할 시기
[면역혁명]으로 유명한 아보 도오루 박사의 책이 2권이나 있는데,
건강법으로 일가를 이룬 '니시 건강법'에 이어 일본 건강법의 새로운 유파를 이미 형성한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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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난인지 실제인지 '아보류'라고 이분의 건강법을 칭하는 말들이 있다.)
[따뜻한 몸 만들기]를 읽으면 아마 뜨거운 물을 넣는 물주머니인 '탕파'를 구입하고 싶어질 것이다.
실생활에 쉽게 응용할 수 있고 건강에 도움이 되는 기본적/상식적인 내용들이 알차게 들어있다.
아시아코치센터에서 나온 [몸의 지능]은 20년전(1989년)의 책을 번역했음에도
지금 읽기에 나쁘지 않다. 그만큼 세월이 흘러도 변치 않는 핵심적인 내용들을 담았다는 의미.
원제는 [Listen to Your Body]이고, 직접 책에 기록하면서 스스로 진행할 수 있는 워크북 형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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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틈나면 뒤적이고 있는 군것질거리들
[인더풀]만 빼고는 언제 다 읽을지 며느리도 모른다. 오쿠다 히데오의 책은 가벼운 킬링 타임용으로 제격.
2월에 새로 나온 [올림픽의 몸값]은 아직 읽어볼 엄두도 나지 않는다.
운 좋게 중고샵에서 깨끗한 책을 건진 [그림과 눈물].
'마크 로스코'를 검색하다가 발견한 책인데,
"그림 앞에서 울어본 행복한 사람들의 이야기"란 부제가 붙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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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 서적으로서는 조금 어울리지 않게 속지가 재생지 같은 싼티나는 재질인데
컬러 원색도판은 8매가 앞부분에 모여있고, 책 중간에는 모두 흑백 사진들...
사진만이라도 올컬러로 했으면 더 좋았을 것 같아 아쉽다. (설마, 원서도 이런 구성이려나?)
몇 년 전, 리움이었던가 로댕갤러리였던가에서 마주치곤 그 '단순한 심오함'에 반해 버렸던
마크 로스코가 떠올라 구입했는데, 그의 작품 사진은 달랑 2장 뿐... ㅠ.ㅠ
이 책은 조금은 우스꽝스러울 정도로 (사실, 참으로 진지한데 그래서 더 얄궂다는..),
왜 사람들이 특정 그림 앞에서 자기도 모르게 눈물을 흘리고 감동을 느끼는지
그 '이유'를 설명하려 애쓰고 있다.
그 나름 의미가 있고, 분석과 설명을 통해 새롭게 배우게 되는 것도 있어 좋았지만
한때 유행했던 '예술을 설명해주는' 이야기들 보다는 '크고 선명하고 컬러풀한 도판'이 더 절실한 느낌.
(일단 감동의 눈물 좀 흘린 다음 설명을 들으면 안될까요? ㅠ.ㅠ)
80~90년대 책들에서는 대형 컬러사진을 접어서 페이지 사이에 삽입해 두기도 했고,
책 앞부분이나 중간쯤 매끌매끌한 고급 아트지에 컬러사진들만 따로 모아둔 책도 많았는데
요즘은 아예 책 전체가 올컬러 고급 종이 아니면 이도저도 아닌 어중간한 형태들이 대부분인 듯 하다.
어쨌거나, 이 책은 컬러사진이 더 많이 필요하다.
백문이 불여일견이라 했는데, 더더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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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이번주 알라딘 신간 평가단 도서: [훌륭한 인생에 관한 여섯 개의 신화]
이 책이 [경제경영/자기계발] 분야로 올라와 있다는 것이 놀랍기만 하다.
내용상 [철학]서에 가깝기 때문.
마케팅 용어로는 '포지셔닝'이 잘못되어 있는 느낌. (아니면 의도적인 건가?)
아마존 가서 확인해봐도 철학/윤리학 쪽 분류가 더 우세한데,
국내 인터넷 서점 대부분에는 자기계발류 서적으로 등록되어 있으니...
우리나라 자기계발 분야의 수준이 이렇게 높았던 말이더냐?!
제목의 '신화(myth)'란 '많은 사람들의 근거없는 믿음'을 가리킨다.
그리스 신화, 로마 신화의 그런 '재미난 이야기'를 떠올리며 집어들면 대략 낭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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