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물세 살 난 여자가 혼자 방에 누워 있다. 첫서리가 녹지 않은 토요일 아침, 스물여섯 살 난 남편은 어제 태어났던 아기를 묻으러 삽을 들고 뒷산으로 갔다. 붓기 때문에 여자의 눈이 잘 떠지지 않는다. - P35
웅크린 언 발을 녹여주며돌담처럼 우두커니빗물에 불던 너의 신발 - 서귀포 돌담 중 - P124
이렇게 짙게 안개가 낀 새벽, 이 도시의 유령들은 무엇을 할까.숨죽여 기다렸던 안개 속으로 소리 없이 걸어나와 산책을 할까. <흰> - P25
마침내 혼자 아기를 낳았다. 혼자 탯줄을 잘랐다. 피 묻은 조그만 몸에다 방금 만든 배내옷을 입혔다. - P19
오래 매달려 야윌 대로 야윈가까스로의 겨울 감눈동자가 또랑한까만 까치 한 마리가 곁에 앉자욌구나, 날 위해! - P1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