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은 땅속 암반 사이에서 사는 검은 사슴은 굶주린 범처럼 형형한 두 눈을 가지고 있고 이빨은 늑대 송곳니처럼 단단한 짐승이며 천형처럼 어둠을 짊어진 검은 사슴의 소원은 하늘을 보는 것이지만 햇빛을 받자마자 순식간에 진홍색 웅덩이로 변해버린다고 이야기한다. - P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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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여자의 열매>는 인간과 자연과의 경계를 한강 특유의 감성적인 필체로 풀어낸 작품이다. - P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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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모두 자신의 상처를 마주하는 때도가 다를 수밖에 없다. 평생을 상처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는 인간이 있고, 어렵사리 상처를 지워가는 인물도 존재한다. - P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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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1월 새벽, 용산에서 망루가 불타는 영상을 보다가 나도 모르게 불쑥 중얼거렸던 것을 기억한다. 저건 광주잖아. 그러니까 광주는 고립된 것, 힘으로 짓밟힌 것, 훼손된 것, 훼손되지 말았어야 했던 것의 다른 이름이었다. 피폭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 광주가 수없이 되태어나 살해되었다. 덧나고 폭발하며 피투성이로 재건되었다. - P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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