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은 왜 무너졌는가
정병석 지음 / 시공사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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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조선에서는 <반계수록>, <우서>, <북학의>, <경세유표> 등의 훌륭한 제도 개혁론들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것이 왜 조선의 경제 성장에 직접 기여하지 못했는지에 대해 의문을 갖고 논의가 시작되었다. 저자에 따르면 그것은 "제도적 요인이 조선 경제 쇠퇴의 핵심 요인" 때문이다.


독일 무역상 '에른스트 오페르트'은 조선이라는 국가는 "대륙에 면해 유리한 지리적 여건, 온화한 날씨, 비옥한 토지, 풍부한 광물자원' 등 잘 살 수 있는 여건이 충분한데 왜 조선인들은 이렇게 가난할까 하는 점이 궁금했다. 그리고 그는 그것이 곧 "정부의 억압적이고 폐쇄적인 정치체제에 있다"고 판단했다.


말 그대로 '창조적 파괴'는 권력체제를 바꿀 수 있었고, 그것을 두려워하는 왕실과 사대부층은 제도를 바꾸는 것에 소극적이었다. 아니, 심지어 기존 체제를 유지하기 위해 애썼을 것이다. 그것을 바탕으로 이 책은 정치와 경제 그리고 문화에 걸쳐 전반적으로 조선이라는 국가가 왜 실패할 수 밖에 없었는지에 대해 자료에 기반하여 충실하게 서술하고 있다.


그리고 그것은 현재의 우리를 돌아보고 반성하게 한다. 현대에 이르러서도 여전히 우리나라의 제도는 조선의 제도와 다르지 않다. 폐쇄적이고 착취적인 성격이 뚜렸하다. 그때도 그랬고 지금도 그렇다. 정부 주도형 성장에 힘입어 우리가 발달했다는 것을 거부하려는 것이 아니다. 그시간만큼 사회는 변화하고 있다. 다원화된 사회에서도 우리나라는 기존의 제도만을 고집하고 있다. 그게 문제라는 말이다.


소위 말하는 기득권층이 자신들의 권력을 놓지 않고자, 기존 체제의 유지를 위해 여러 제도적 특권을 가지려하고 자신들을 제외한 사람들의 경제 활동을 규제한다. 저자의 언급대로 이제는 "경제활동을 저해하는 폐쇄적인 제도를 대폭 정리"해야 한다. 나는 저자의 의견에 깊이 공감한다. 역사는 반복된다고 한다. 하지만 우리가 먼저 노력해서 방향의 전환을 만들어줄 수는 있지 않을까.


저자의 말처럼 "공정한 법과 제도를 만들고 버의 권위를 세워 신상필벌의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데 핵심적으로 중요한 규칙은 존치하되," 그것을 지킬 줄 모르는 사람들에 대해서는 철저하게 벌로서 응징해야 한다. 법치가 바로 설 때 사람들 사이에서 국가와 정부에 대한 신뢰가 싹트는 것이다.


책을 읽으면서 참 성실하게 쓰인 저서라는 생각을 했다. 천천히 읽으면서 객관적인 시선을 유지하면서도 자신의 주장을 확고히하는 저자의 단호함이 마음에 와닿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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