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 괴롭히기 프로젝트 문지아이들 98
이윤학 지음, 전종문 그림 / 문학과지성사 / 2009년 2월
평점 :
품절


"무슨 일이든 처음엔 두려움이 앞서지. 하지만 자꾸 노력하다 보면 두려움도 편안함으로 바뀌게 돼. 그때까지 열심히 맞서는 노력이 필요해. 어쨌든 슬기는 최선을 다해 읽었잖아. 그게 중요한 거지. 못할 거라고 가만히 있는 것보다 못해도 부딪히는 게 용기 있는 거야. 무섭다고 피하기만 하면 계속 무서워지는 거거든. 잘했어. 신슬기."

p.65

 

"항상 볼 수 있고, 웃을 수 있고, 때론 화내고 싸우기도 하고 울기도 하고, 그렇게 늘 곁에서 함께 할 수 있는 거. 난 그런게 진짜 가족이라고 생각하는데."

p.96

 

"언젠가 우리 엄마가 그랬는데. 사랑한다는 건 서로의 마음을 향해 끊임없이 걸어가는 거라더라. 네가 아빠에게 걸어가는 동안, 샘도 너에게 걸어온 거지. 그래서 둘이 딱 만난 거고."

p.152

 

"아프지 않고 얻은 자식이니까 네 속 좀 썩인다고 불평하지 말고, 속상해하지 말고, 그 아픔 다 안으면서 키워라. 자식은 아프면서 키워야 뜨게운 게 생기는 거다. 네가 선택한 길이니까 잘 알아서 하겠지만서도......"

p.178

 

 

이윤학, <샘 괴롭히기 프로젝트> 中

 

 

+) 이 책은 시인 이윤학이 쓴 어린이 동화이다.  이 책의 틀은 크게 두 가지인데, 왕따 슬기의 왕따 극복 과정과 가족의 정립에 관한 것이다. 공부도 못하고 친구도 없지만 늘 당당한 4학년 여자 아이 슬기의 이야기를 유쾌하게 그렸다. 화이트데이 때 사탕도 제대로 못받아서 쓸쓸한 슬기에게 정말 멋진 영어 과외 선생님이 생긴 것이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 그 선생님이 결혼을 하게 되어 선생님의 결혼을 말리고만 싶은 슬기와 선생님의 딸 혜령이가 '샘 괴롭히기 프로젝트'를 계획한다. 혜령이는 자신이 선생님이 입양하여 키운 딸이라는 것을 알게 되자 아빠에게 반항하는 방황의 시기를 보내고 있었다. 이 책은 왕따 학생들에게 마음을 열고 다가서는 용기와, 가족의 의미, 가족간의 사랑이 어떤 것인지 알려주는 작품이다.

 

아이들 뿐만 아니라 어른들이 읽어도 좋은 작품이다. 가족끼리 서로 싸우고 화해하고 웃고 울고 하는 것. 혈연 관계를 떠나 그게 가족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왕따에 대해서도 친구들이 자기를 싫어하는 만큼 본인도 친구들을 싫어한다는 것을 인지시킨 후, 친구들의 상황을 자세히 잘펴보며 서로의 입장을 이해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

 

물론 요즘의 왕따 문제는 지나치게 잔인하고 폭력적인 측면이 있기 때문에 이 책의 상황과는 전혀 다르지만, 단순히 아이들이 친구들과 같이 어울려 놀지 않을 때에 이런 책을 권해도 좋을 것이다. 당장의 문제 해결을 기대하기 보다 어쨌든 친구를 사귀는 과정에서 친구들이 마음을 받아주지 않아서 거절당했을 때의 아픔을 딛고, 또 한번 손을 내밀 수 있는 용기가 천천히 문제해결에 접근하는 방법이 될테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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