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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에서 '아니요'가 사라진다면
다그마 가이슬러 지음, 양혜영 옮김 / 윌마 / 2026년 10월
평점 :
* 이 서평은 해당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쓴 것입니다. 평소와 다름없이 읽고 제 생각을 기록한 글입니다.
언제나 유쾌한 로즈 아줌마지만 이번만큼은 참을 수가 없었어요.
"도대체 왜 다들 '아니요.'라고만 말하는 거야?"
p.6
"이 세상에서 '아니요.'라는 말이
사라지게 해주세요.
누구도 그런 말은 할 필요가 없다고요!"
p.9
하지만 이 장난도 금세 시시해져 버렸어요.
그러고는 깨달았죠. 세상에는 "안 돼!"라는 말이
꼭 필요한 순간이 참 많다는 것을요.
"몽땅 반값에 주실 거죠?"
"이거 네가 한 짓이지?"
"귀여운 꼬마야, 아저씨 차 타고 같이 갈래?"
pp.14~15
우리는 '아니요.'를 되찾을 거예요.
그 말이 없으면 우린 행복할 수 없어요!
'아니요.'는 우리에게 꼭 필요한 말,
우리를 안전하게 지켜 주는 말!
p.21
다그마 가이슬러, <지구에서 '아니요'가 사라진다면> 中
+) 이 책은 세상에서 '아니요'라는 말이 사라지면서 발생하는 다양한 상황을 담은 그림책이다. 아이들은 자신들의 입에서 '아니요'라는 말이 나오지 않는다는 걸 알게 되면서 모든 상황을 재미있고 신나게 받아들인다.
본인들이 원하는 걸 얻기 위해 마음껏 떼를 써도 되고, 친구에게 고약한 장난을 칠 수도 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점점 '아니요'가 꼭 필요한 상황을 만나게 되며 불편함을 느낀다.
불합리한 요구나, 낯선 이의 위험한 제안, 자신의 잘못이 아님을 증명할 때 등등 분명한 거절이 필요한 순간임에도 아무 말도 못 하는 자신들을 발견한다.
그때부터 아이들은 다 함께 모여 이 난관을 헤쳐나갈 방법을 연구한다. 사람들의 입에서 사라진 '아니요'를 되찾기 위해 아이들 스스로 그 말의 가치와 중요성을 인지하고 해결책을 찾아 나선다.
이 그림책은 아이들을 비롯한 어른들에게도 '거절'의 표현이 왜 중요한지 보여주고 있다. 상대방을 생각하는 배려의 마음도 중요하지만, '아니요'라는 말이 스스로를 지키고 배려하는 말이라는 걸 가르쳐준다.
상대방을 존중하듯 자기 자신을 존중하는 마음이 건강한 인간관계를 유지하는 자세라는 것을, 아이들의 시선에서 참신하게 그려낸 책이라고 생각한다.
인간관계와 사회생활을 이어가기 위해 스스로에게 손해가 되는 선택만 할 게 아니라, 스스로를 보호하고 서로를 위한 관계를 위해 거절하는 법을 배우는 것도 필요하다는 걸 알려주는 책이다.
친절한 '아니요', 부드러운 '아니요', 쾌활한 '아니요', 현명한 '아니요', 수줍은 '아니요', 어쩔 수 없는 '아니요' 등 다양한 거절의 말로 융통성 있는 관계를 만들 수 있음을 제시한다.
소재와 발상이 새롭고 독특해서 재미있었고, 아이들의 그림책임에도 우리 자신을 당당하게 지킬 수 있는 법을 알려주는 깊이 있는 책이라고 느낀다.
거절의 말이 상처가 아닌 자신과 우정을 지키는 말임을 발랄하게 보여주는 책이기에, 아이들과 청소년 그리고 거절하는 게 어색한 어른들에게도 권해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