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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 소년, 학교에 가다 ㅣ 미래인 청소년 걸작선 50
톰 앵글버거.폴 델린저 지음, 김영란 옮김 / 미래인(미래M&B,미래엠앤비) / 2026년 9월
평점 :
* 이 서평은 해당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쓴 것입니다. 평소와 다름없이 읽고 제 생각을 기록한 글입니다.
"이건 그냥 로봇이 아니야. 인공지능을 지닌 완벽한......"
이때 둘의 뒤를 따라온 잭 빅스가 끼어들었다.
"야, 그렇게 완벽한 애라면 뭐 하러 학교에 오겠냐?"
참다못한 맥스는 잭한테 으르렁거렸다.
p.18
"너, 아까 내가 아빠랑 말하는 거 다 들었지? 그렇지?"
로봇이 주저하는 모습은 재미있었다. 맥스는 퍼지 몸속에서 기어와 회로가 바쁘게 윙윙 돌아가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았다.
"맞아."
퍼지가 마침내 인정했다.
"맥스, 나 때문에 화가 났다면 사과할게."
"아니야. 사과할 필요는 없어. 그냥 네가 모든 걸 들어서 유감일 뿐이야. 듣지 않았으면 좋았을 텐데......"
이번에는 맥스가 머뭇거렸다. 기분 나쁘지 않으면 좋겠다고 말하려다가 말도 안 되는 소리라는 걸 깨달았기 때문이다. 아니, 정말로 기분이 나빴나?
pp.64~65
사실 로봇은 무언가를 원해서는 안 된다. 어떤 한 사람을 다른 사람보다 더 좋아해서도 안 된다. 그들은 프로그래밍되지 않은 것을 해서는 안 된다.
하지만 이 부분이 바로 퍼지 논리가 적용되는 지점이었다. 퍼지는 프로그래밍되지 않은 것들을 하도록 프로그래밍되었다.
p.77
"퍼지 스스로 결정을 했어요. 자신의 힘으로 생각을 했다고요! 우린 미지의 세계에 들어온 거예요! 우리가 마침내 진정한 인공지능을 만드는 데 성공했어요!"
"우리가 정말로 인공지능을 만든 건지는 잘 모르겠군요. 하지만 인공 십 대는 만든 것 같네요."
p.103
"걱정 마세요. 교칙을 꺼두는 건 아주 쉬운 일이니까요."
니나 중령은 이상한 점을 알아차렸다. 퍼지가 인간이 흔히 강조할 때 쓰는 '아주'라는 단어를 쓰고 있었다. 퍼지가 확실히 퍼지 논리를 감 잡았군. 니나 중령은 슬며시 웃으며 생각했다.
p.127
하지만 퍼지는 이제 컴퓨터 이상의 존재가 되었다. 자기가 하는 행동의 의미를 알아버렸다. 바로 죽이는 것. 컴퓨터 프로그램을 없애는 것이지만, 사실 죽이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p.200
톰 앵글버거, 폴 델린저, <로봇 소년, 학교에 가다> 中
+) 이 소설은 어느 날 최첨단 로봇 '퍼지'가 뱅가드 중학교에 나타나면서 시작된다. 이 학교에는 이미 인공지능 프로그램인 '바바라 교감' 선생님께서 학교의 모든 부분을 관리하고 있다.
바바라 교감에게 벌점을 많이 받은 '맥스'는 뱅가드 학교에서 퇴출당할 위기에 처한 상황이다. 그때 맥스의 눈앞에서 퍼지가 넘어지며 둘의 인연은 이어진다.
퍼지를 연구하는 연구원들은 퍼지가 학교생활에 적응하도록 맥스에게 도움을 요청한다. 로봇임에도 친구처럼 느껴지는 퍼지가 낯설면서도 걱정되는 맥스.
저자는 인간과 로봇이 어떻게 친구가 되어가는지 차분하게 묘사하고 있다. 친구란 서로 마음을 나누는 사이. 맥스의 마음 씀씀이를 이해하는 퍼지는 맥스의 상황을 걱정해 돕기로 다짐한다.
인공지능 로봇이 인간과 우정을 나누는 것이 가능할까. 이 소설에 등장하는 퍼지는 단순히 로봇으로 느껴지지 않는다. 감정을 지닌 존재로 사람과 다르지 않게 보인다.
맥스의 난처한 상황을 돕기 위해 친구들과 힘을 합치는 퍼지의 노력은 인공지능과 인간의 교감이 어떤 건지 잘 드러낸다.
로봇과 인간이 교류하며 교감하는 게 어떤 건지 아이들의 우정을 통해 따뜻하게 그려낸 소설이다. 퍼지를 '인공지능 십 대'로 묘사한 연구원의 대사에 미소 지으며 공감했다.
더불어 학생들에게 교칙을 지키고 규율의 의미를 가르쳐줄 때 어떻게 해야 좋을지 고민하게 만든 작품이기도 하다. 지켜야 할 기준만큼 융통성 있는 선택도 중요하다는 걸 보여주는 장면이 많기 때문이다.
퍼지와 맥스가 각자의 방식으로 서로를 지키려는 모습, 선생님과 친구들이 맥스를 보호하려는 모습, 연구원들이 퍼지의 생각을 존중하는 모습 등 청소년들의 마음을 울리는 장면이 많은 책이라고 생각했다.
인공지능 로봇과의 만남을 어떤 마음으로 준비하는 게 좋을지 알려준 소설이었다. 흥미로운 소재와 재미있는 스토리, 생각할 거리를 전하는 메시지 등을 골고루 갖춘, 청소년에게 적합한 소설이라고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