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병은 한계에 다다랐습니다. 이런 제 결정을 비난하실 분이 많겠지만 느껴지는 감정이 아직 선명할 때 스스로 죽음을 택하려 합니다.
제 시체를 찾아주세요.
미스터리 작가인 제가 여러분에게 드리는 마지막 미스터리입니다.
3%
"어머님이 이 집 열쇠를 가지고 계셔."
아무도 없는 아들네 집에 마음대로 들락날락하는 엄마. 솜털까지 바짝 섰다.
"음. 좀 어려울 거야. 나한테도 문제는 있어. 내가 가족이라는 것과 딱히 인연이 없었으니까. 원래 가족끼린 이렇게 한다고 해버리면 할 말이 없거든."
"즐겨요? 지나친 간섭 아닌가요..."
"그럴지도 모르지... 하지만 난 지금껏 누군가에게 이렇게까지 관심을 받아본 적이 없거든."
11%
어머님은 집안일을 철저하게 가르치려고 하셨지요?
"너는 상식이 없잖니."
그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어머님은 '상식'이라는 말을 아주 좋아하셨어요. 하지만 저는 그 말이 반복될 때마다 '상식'이라는 것을 점점 알 수 없게 되었습니다.
어머님이 말씀하시는 '상식'은 때와 상황에 따라 이리저리 흔들렸으니까요. 대부분 마사타카 씨가 하는 말에 흔들렸고 제가 시시하다고 생각한 생활 정보 프로그램에도 흔들렸습니다.
13%
모두 아사미를 걱정하고 있었다.
모두가 두려워하는 모습을 어디선가 아사미가 지켜보고 있는 것만 같았다.
난 다 알고 있어.
아사미는 아는 체하길 즐겼다.
36%
"미안. 나한테는 가족이 없다 보니 그게 뭔지 몰라서 자꾸만 묻게 돼."
아이들의 눈이 충격으로 크게 떠졌지만 무엇보다 내가 가장 놀랐다. 누구에게도 말할 생각이 없던 도카엔 이야기를 나도 모르게 네 사람에게 밝혀버렸다.
나는 이때 비로소 깨달았다.
누군가에게 다가가고 싶을 때는 상대도 내게 다가오게 해야 한다는 것을.
46%
에미에게서 가끔 보이던 우울한 표정은 슬픔과 괴로움과 분노가 꾹꾹 담긴 얼굴이었다. 지옥 같은 곳에서 누구보다 우울했을 에미.
나라면 온 세상을 저주했을 텐데. 나는 오열했다.
나는 누구에게도 배신당하지 않았다.
부모의 사랑을 받지 못한 내가 불행하다고 생각했지만, 누구보다도 자유로웠던 사람은 나였다.
73%
선배를 좋아했으면 참 좋았겠다고 생각한 적도 있습니다. 하지만 인간이 반드시 옳은 길을 택하지는 않죠.
친구들이 그렇게 가르쳐줬는데도, 그런데도 저는 옳은 길을 고르지 못했습니다.
98%
호시즈키 와타루, <내 시체를 찾아주세요> 中
+) 이 소설은 베스트셀러 소설가인 '아사미'가 온라인에 직접 본인의 시체를 찾아달라는 글을 올리면서 시작된다. 미스터리 소설의 첫 장면이라고 해도 결말을 제시한 듯 파격적이라고 볼 수 있다.
그녀의 남편 '마사타카'는 그녀가 실종된 줄도 모르고 있다가 아사미의 담당 편집자인 '사오리'를 통해 그 소식을 듣고 당황스러워한다.
신기한 건 아사미의 갑작스러운 실종으로 모두가 혼란스러워할 때, 아사미의 블로그에는 계속해서 새로운 글이 올라오고 있다는 부분이다.
아사미가 올리는 글이 맞는지, 예약 발행으로 기록되는 글인지, 아사미가 그녀의 고백대로 죽은 게 맞는지 등 수많은 의혹이 존재하는 블로그 공개 글로 일본 전역이 시끄럽다.
사람들이 궁금해하는 진실 앞에서 소설은 아사미의 글을 실마리로 계속 사건이 전개된다. 다음 상황을 짐작하기 어렵도록 촘촘한 서사적 흐름이 작품의 매력을 더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주인공 아사미를 비롯해 이 소설 속에 등장하는 등장인물들을 통해 독자는 고민하게 된다. 우리에게 가족이란 무엇인가. 어떤 존재인가.
누구에게는 부담이고 누구에게는 부러움이고 누구에게는 불편함이고 누구에게는 아픔이고 누구에게는 행복이다.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그들만의 울타리에서 사람들의 선택은 각기 다르다.
그런 면에서 이 작품은 가족과 친구의 의미에 대해 돌아보게 만든다. 그리고 그들의 입장에 처했을 때 어떤 선택을 할지 깊이 생각하게 한다.
사건의 흐름을 예측하기 힘들기에 그다음이 더 궁금해지는 소설이었다. 읽을수록 몰입하게 되어서 흥미롭고 재미있게 읽은 작품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