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도 사랑은 블랙 - 바람이 지나간 자리마다 꽃은 피어나고
이광희 지음 / 필름(Feelm) / 2026년 2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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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서평은 해당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쓴 것입니다. 평소와 다름없이 읽고 제 생각을 기록한 글입니다.




선택의 폭이 넓은 환경에서는 그만큼 상대적인 불편이 강하게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이런 이유로 불평과 불만의 목소리가 커지는구나 이해할 수 있게 됐습니다. 모든 것은 상대적인 관점에서 바라보면 나의 처지를 비관하기 일쑤고, 그대로를 온전히 받아들이면 그것으로 족한 것이었습니다.

p.36

한 사람의 마음을 잃는 건, 우주를 잃는 거다.

왜 한 사람을 잃는 게 온 우주를 잃는 건가요?

한 사람이 온 우주니 그렇지.

그러니 한 사람 한 사람이 다 귀한 거다.

p.66

시도 때도 없이 비바람이 몰아칠 때 저를 지키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마음에 가만히 촛불 하나 켜는 것입니다. 조금만 크게 말해도, 작은 분노에도 쉽게 흔들려 사그라지는 촛불을 꺼뜨리지 않으려면 조용조용 말하고, 조심조심 걸어야 합니다.

p.100

좋은 일은 더 좋게 보고

안 좋은 일은 못 본 듯 눈감아주고,

좋은 말은 더 좋게 듣고

안 좋은 말은 못 들은 듯 흘려듣거라.

p.104

고통을 잊으려고 하거나 외면한 적은 없었던 것 같아요. 아픔이 올라왔다가 저절로 사그라지는 과정을 수없이 겪었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시간을 갖고, 오래 기다려주면서 상처와 고통이 저절로 아물도록 하면 어떨까요?

고통을 받아들일 때 상처가 아니라 근육이 만들어지는 거더라고요. 그러니 무작정 피할 것이 아니라, 당당하게 마주하고 근육으로 만드는 과정이 중요합니다.

pp.157~158

아들아, 산다는 게 곧 일하는 건데 굽이굽이마다 얼마나 어려움이 많겠니. 힘들고 지치는 게 당연해. 그런데 마음이 힘들 때 뭔가를 결정하면 바른 판단을 할 수가 없단다. 부정적인 감정이 앞서기 때문이야. 힘든 상황이나 고통스러운 마음이 잦아들 때까지 기다렸다가 그때 결정하렴.

pp.192~193

제가 옷 만드는 일을 하고 있다고 어머니에게 처음 말씀드렸을 때 어머니가 제게 당부하셨던 말씀을 지금도 또렷이 기억해요.

"무슨 일을 하든 혼을 박아서 해라."

p.280

"그 사람이 그런 거냐? 처한 환경이 그렇게 만든 거지. 인간은 다 그런 가다. 잘하나 못하나, 그래서 짠하다. 그러니 너도 사람을 그렇게 봐라."

p.284

이광희, <아마도 사랑은 블랙> 中

+) 이 책은 저자가 떠난 어머니를 생각하며 쓴 글을 모아 엮은 것이다. 어머니의 삶의 궤적을 떠올리며 그때 들었던 가슴 깊이 와닿는 말들을 풀어내고, 그 깨달음을 현재 자신의 삶에서 실천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책이다.

저자는 패션 디자이너이면서 NGO 대표로 활동하고 있다. 패션계에서 화려한 인생을 이끌던 저자가, 아프리카에서는 더불어 사는 삶의 가치를 실현하는 사람으로 생을 꾸려가는 중이다.

이 책은 저자가 어머니를 기억하며 솔직한 고백체로 써 내려간 편지글을 담고 있다. 인간관계의 어려움, 용서의 의미, 고난에 대처하는 자세, 말의 무게감, 상처를 대하는 마음가짐, 두려움을 건너는 태도, 용기와 희망의 빛, 사람에 대한 희망, 꿈과 사랑을 믿는 마음 등을 이야기한다.

간혹 노년기에 들어선 저자가 아들들에게 전하는 말과 편지도 있다. 살면서 본인이 겪고 느꼈던 감정, 거기서 얻은 지혜 등을 아들들에게 전달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편지와 일기 형식 모두 떠올랐는데, 그만큼 솔직한 저자의 글쓰기가 진정성 있게 다가왔기 때문이다.

마음이 아프고 힘들었던 순간, 사람에게 상처받은 순간, 두려움에 떨다가 한 줄기 빛을 발견한 순간 등등 저자는 매 순간 어머니를 기억했다.

어머니라면 어땠을까, 본인은 그렇게까지 못하겠는데 어머니는 어떻게 그게 가능했을까 등을 생각하며 반성하고 존경하는 마음으로 문장을 작성했다.

이 글들은 어떤 상황에서는 어떻게 하라는 식의 문제 해결법을 찾아주는 책이 아니다. 그것보다 저자도 그런 상황을 겪었고 어떤 마음일지 이해하고 있다는 공감의 글이다.

그리고 그때 독자에게 저자의 어머니가 해주신 한두 마디 조언이 깊은 울림을 준다. 사람을 믿고 사람을 사랑하는 저자의 어머니에게서, 그런 어머니의 가르침에 솔직하게 응하는 저자의 모습에서, 사람을 생각하는 마음을 배우게 되는 책이었다.

이타적인 삶을 산다는 건 상상만큼이나 어려운 일이다. 그걸 몸소 실천하며 살아가는 저자의 모습과, 그 바탕에 존재하는 어머니의 숭고한 삶을 응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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