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보다 너는 더 강한 사람 - 어차피 지나고 나면 먼지 같은 일이야
김묘정 지음 / 필름(Feelm)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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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서평은 해당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쓴 것입니다. 평소와 다름없이 읽고 제 생각을 기록한 글입니다. ​​




현실적인 조언이나 훈계도 없었다. 그저 "우리 강아지, 잘하고 있어." 그 한마디면 충분했다. 그 말을 들으면, 아무리 흔들리고 불안해도 다시금 중심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그래서 나는 지금도 힘든 순간마다 할머니의 목소리를 떠올린다.

"괜찮아. 우리 묘정이는 잘할 거야."

삶이란, 어쩌면 사람과 사람이 주고받는 믿음과 사랑을 통해 성장하고 강해지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pp.48~50

복지관에 미용 봉사를 다니면서부터 나는 미용이 단순한 기술이 아니라 사람을 위로하는 일이라는 걸 깨달았다. 그날 이후로, 나는 가위를 잡는 매 순간 내가 누군가의 마음을 어루만지고 있다는 걸 잊지 않으려 했다. 그래서 더 열심히, 더 오래, 더 진심으로 일했다. 가위질 하나에도, 손끝의 드라이 바람에도 마음을 담았다.

p.56

인생을 바꾸는 건 특별한 사건이 아니라, 평범한 날들의 꾸준한 반복 속에 숨어 있다. 꾸준함은 잘 드러나지도 않고 기적보다 조용하지만, 결국엔 기적을 만들어 낼 수 있는 힘이 있다.

지금의 내가 있기까지, 나를 가장 멀리 데려다준 건 거창한 도전이 아니었다. 그저 매일의 기록이었다. 꿈 노트를 쓰면서 나는 스스로의 가능성을 매일 체크하며 확인했고, 포기하고 싶었던 날에도 '이 꿈을 적던 나'를 떠올리며 다시 일어섰다. 꿈 노트는 단순한 다짐을 담은 기록이 아니라, 내 인생의 지도를 그려주었다.

pp.106~107

내가 보여 준 인간적인 면을 리더의 약함으로 오해한 사람도 있었다. 진심은 모두에게 닿지 않는다. 그리고 그게 비로소 '어른의 관계'라는 걸 이해했다.

이제는 억지로 사람을 맞추려 하지 않는다. 모든 사람이 내 편일 수 없고, 모든 사람이 나와 같은 생각을 할 수는 없다. 각자의 길을 존중하면서, 함께 걷는 인연에 최선을 다할 뿐이다. 그러다 보면 결이 맞는 사람을 만나게 된다.

pp.133~134

진심은 돌아오고, 진정성은 남으며, 믿음은 관계를 지탱한다. 이 세 가지가 내가 가진 인간 관계의 중심이자, 내가 세상과 연결되는 방법이다. 나는 여전히 관계 속에서 상처받기도 하고, 때론 오해받기도 한다. 하지만 괜찮다. 그 모든 순간이 나를 조금 더 깊은 사람으로 만들어 줄 테니까. 결국 관계란, 얼마나 오래 함께했는가보다 얼마나 진심이었는가로 남는다고 믿는다.

p.152

버티는 데에도 분명한 의도와 목표가 존재해야 한다. 그래야만 길고 긴 버팀의 과정과 아픔이 이후 단단한 근육으로 자리 잡을 수 있고, 이후부터는 쌓아온 근육이 삶을 지탱해 주기 때문이다. 아픔과 시련, 실패는 언제든 다시 찾아올 수 있다. 그럼에도 앞서 쌓아온 단단한 근육이 있다면 제로 베이스가 아닌, 어느 정도 기반이 다져진 상태에서 시작할 수 있다.

p.169

서른 중반이 되면서, 나는 종종 무언가를 새로 시작하기에는 너무 늦은 건 아닐까 생각하고는 했다.

그런데 미용 봉사를 다니기 시작하면서, 복지관에서 80대, 90대 할머님들을 자주 만나면서 생각이 조금씩 바뀌기 시작했다. 그분들을 만나면 나는 꼭 같은 질문을 한다.

"할머니. 몇 살로 다시 돌아가고 싶으세요?"

그러면 할머니들은 망설임 없이 말씀하신다.

"나는 딱 10년 전, 80살 때로 돌아가고 싶어."

왜 하필 10년 전이냐고 여쭤보면, 그때는 무릎도 아직 괜찮았고, 잘 걸을 수 있던 때라서 그때로 돌아간다면, 꽃구경도 더 많이 다니고 여행도 더 자주 다녔을 거라고 말씀하신다.

마흔은 끝이 아니고 쉰은 늦음이 아니다. 그 나이는 비로소 나 자신을 알고 나를 기준으로 선택할 수 있게 되는 가장 현실적인 시작점일지도 모른다.

pp.181~186

김묘정, <생각보다 너는 더 강한 사람> 中

+) 이 책은 지나고 나면 먼지 같은 기억들, 매일 자신을 성장하게 하는 힘, 진심이 통하는 인간 관계 등의 이야기를 진솔하게 담은 에세이집이다.

저자는 가난한 유년 시절을 조부모님의 사랑으로 견딘 추억으로 이야기를 시작한다. 추억이라는 단어를 쓰기에 조심스러울 정도로 힘든 시기였지만, 저자가 그분들께 얼마나 사랑을 받은 존재였는지 느낄 수 있기에 살짝 적어본다.

저자를 아껴주던 이들의 죽음 이후로 저자에게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상처를 준 이들도 많았다. 그런 인간 관계의 아픔이 가난하고 힘든 현실만큼 저자를 더 괴롭게 한 듯하다.

하지만 저자는 어린 나이에도 많은 아르바이트를 하며 현실을 감당하고 견뎠다. 물론 좌절하고 힘들었던 때도 있었지만 무너져도 어떻게든 일어섰다.

그런 순간에 저자와 늘 함께한 건 '꿈 노트'였다. 하루하루, 한 문장 한 문장, 구체적인 꿈에 대해 적었다. 그렇게 십 대부터 꾸준히 해온 글이 지금의 저자를 만들었다는 걸 알려준다.

책에서도 언급했듯이 저자는 단발머리 전문 헤어 디자이너로 입지를 굳히고 현재는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를 운영하는 리더이다.

지금의 자리에 있기까지 우여곡절이 많았는데 이 책에는 그런 순간들이 솔직하게 쓰여 있다. 이 사람이 얼마나 열심히 살아왔는지, 또 몇 번이나 좌절과 실패를 겪었는지 알 수 있다.

일에 대한 열정과 진심, 그리고 실패와 상처를 담담하게 풀어내고 있다. 또 사람에 대한 믿음과 사랑, 그리고 배신과 아픔의 기억도 차분하게 기록한다.

저자는 넘어져도 어떻게든 다시 일어섰고 힘들어도 애쓰며 한 걸음씩 나아갔다. 이 책에는 그런 순간들의 단단한 마음가짐과 용기, 그리고 끈기가 느껴지는 문장들이 담겨있다.

그러한 감정과 깨달음이 현재 앓고 있는 사람들에게 희망적으로 잘 전달된다고 생각한다. 저자는 말한다. 지금은 크게 느껴져도 다 지나갈 일이며 우리는 생각보다 강한 사람이니 너무 잘하려고 애쓰지 말라고.

아픔에 공감할수록 그 이후의 단단한 시간에도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개인적인 이야기인데도 우리가 한 번쯤 느끼고 고민했을 순간들이 중첩되는 것 같아 우리의 이야기처럼 보편적으로 와닿는다.

열정적으로 사는 저자에게 쉼의 시간을 선물하고 싶다고 느꼈다. 그녀가 살아온 삶을 토닥이며 그녀가 걸어갈 길도 응원하고 싶다.

희망과 위로를 주는 에세이집이라고 해도 좋겠다. 이 책을 덮으며 생각했다. 저자의 말처럼 진심이 통하는, 그러면서 결이 맞는 사람과 함께 걷는 길을 소중히 여겨야겠다고.

상대적인 거리를 유지하는 에세이 글이 아니라 감정 이입과 몰입도가 높은 에세이집이었다고 생각한다. 80대의 어르신들이 10년만 젊었으면 좋겠다는 그 마음에 견준다면 우리는 여전히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준 책이다.

일에 대한 열정을, 실패를 견디는 힘을, 한 걸음 나아갈 용기를, 관계를 수용하는 지혜를 나누는 따뜻한 에세이집이었다고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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