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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병, 전쟁, 위기의 세계사 - 위기는 어떻게 역사에 변혁을 가져왔는가
차용구 지음 / 믹스커피 / 2024년 11월
평점 :
원자력을 대체할 에너지원을 확보하는 길은 아직 요원하다. 하여 '에너지 절약'을 불, 석유, 원자력, 신재생에너지 다음으로 제5의 에너지라고 부르기도 한다. 독일 정부도 에너지 절약으로 탈원전 시대를 시작할 수 있었다. 이제 에너지 절약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이처럼 인류는 주어진 자원을 알뜰하게 사용하는 능력을 지녔다. 오늘날과 같은 쓰레기 과잉 배출의 시대는 인류 역사에서 그 기간이 매우 짧다. 반면 재순환 기술은 오랜 기간 호모 사피엔스의 생존법이었다.
원전 사고가 반복되는 오늘날 에너지를 절약하고 감량, 재사용, 재활용, 수거를 뜻하는 4R을 실천해 원전 의존도를 낮추면 그만큼 원전 참사의 위험성을 줄일 수 있을 것이다.
pp.67~69
푸틴의 역사 인식 문제점은 기억과 망각을 선택적으로 한다는 것이다. 2017년 러시아 혁명 100주년을 맞이한 푸틴 정부는 아무런 공식 기념행사 없이 혁명을 완전히 무시하듯 지나쳤다. 이른바 '망각 정치'다. 혁명 논의가 권력자 타도 시위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pp.133~134
서양 근대 300여 년의 역사는 사욕과 국익만을 앞세운 노예무역, 강제노동이라는 부끄러운 일들로 점철되었다. 최대 노예무역 국가였던 영국은 노예무역 금지법 제정 200주년을 맞은 2007년에야 학생들이 '수치스러운 과거'인 노예무역에 대해 반드시 배우도록 했다. 선조들이 행한 야만적인 역사를 스스로 부끄럽게 생각한다는 방증이다.
p.152
역사 교육은 학생들에게 획일적인 국가적, 민족적 정체성을 길러주는 수단이 아니라 자성적 관점을 길러준다. 그러려면 역사 교육은 일국사(一國史) 중심에서 벗어나야 한다. 역사 교과서는 국가 정책을 홍보하는 관용(官用) 역사책이 아니다.
p.213
산업사회가 유발한 생태적 위기인 코로나-19는 인간과 자연 사이의 '생태적 거리 두기'라는 과제를 던졌고, 환경 파괴와 같은 사회적 문제에 대한 새로운 통찰과 삶의 근본적 변화를 요구했다.
되풀이되는 실수로 우리는 전쟁, 질병, 기근이라는 이미 정해진 삶의 늪에 빠져든다.
하지만 나쁜 역사의 재현을 막을 방법이 있다. 인간 본성을 재생산하는 사회문화적 환경을 바꾸면 된다. 다행히 인간은 반복적 행동으로 저항의 힘을 만들고 기존 규범을 뒤흔드는 '전복적 반복'이라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
pp.217~218
차용구, <역병, 전쟁, 위기의 세계사> 中
* 이 서평은 해당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쓴 것입니다. 평소와 다름없이 읽고 제 생각을 기록한 글입니다.
+) 이 책은 인류가 처한 환경 위기, 세계 곳곳에서 일어나는 전쟁의 공포 등을 언급하며 그에 대한 해결 방안에 대해 성찰하고 있다.
저자는 역사적으로 인류가 처했던 전쟁과 환경 위기 등을 설명하며 그때마다 인간이 어떻게 대처했고 대응해왔는지 이야기한다.
그리고 그걸 통해 현재 우리가 처한 환경 오염의 현실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같은 지구촌 전쟁 실태를 되짚어보고 벗어날 수 있는 돌파구를 생각해본다.
저자는 인류 위기는 역사적으로 반복되어 왔고, 그걸 해결할 힘도 우리 인류에게 있다고 강조한다. 그러면서 현시대와 현 세대에 맞게 어떻게 이 어려움을 극복해갈지 의논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공존, 상호 협력 그리고 오래도록 회자된 공동체 의식을 다시 떠올렸다. 한 지역, 한 국가만 위하는 이기적 관점으로 살아갈 게 아니라 그 주변국과 여러 나라 간의 상호 협력적 태도가 필요한 시기이다.
저자가 이 책에서 언급한 공동선이라는 개념이 바로 그런 것이 아닐까 싶다. 환경 오염이나 전쟁은 일부의 문제가 아니다. 인류 전체가 함께 고민하고 같이 해결해야 할 일이다.
공동선과 공동체 의식은 예전부터 꾸준히 강조된 개념이다. 형식적인 생각으로만 이야기할 게 아니라 적극적으로 실천해야 할 때가 왔다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