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을 소재로 한 영화 이야기

영화관에 간 약사 - 우리 일상과 밀접한 약 이야기
송은호 지음 / 믹스커피 / 2024년 4월

"이해는 하지만 약효가 입증된 후에야 처방할 수 있어요."

"죽을 병 걸린 사람한테 느긋하게도 말하네요. 그럼 구할 수 있나요? 독일에서 나온 덱스트란 황산, 프랑스에서 나온 DDC는 HIV로부터 세포를 보호한대요. 어떻게 구합니까?"

"그 약들은 FDA의 허가를 못 받았어요."

"FDA는 꺼지라 해요. 환자가 필요로 한다고요. 약 타려면 고소라도 해야 합니까?"

하지만 FDA는 허가받지 않았다는 명목으로 치료제를 몰수한다.

"이 돈 어디서 났어?"

"이걸로 어떻게든 해봐요. 내 사망보험금이라 생각해요"

약을 둘러싸고 일어나는 등장인물 간의 갈등, 건강한 자들과 소외된 환자들이 뒤섞인 사회의 모습, 그리고 죽음 앞에서 고뇌하고 변화하는 주인공과 공동체의 모습이 영화가 던지는 화두다.

pp.36~42

"저는 법을 어겼습니다. 어떤 벌을 받게 되어도 할 말이 없습니다. 하지만 저는 환자들을 보면 괴롭습니다. 고가의 정품 약은 구할 수 없어서 그저 죽기를 기다리거나 자살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앞으로 나아지리라 믿습니다. 그날이 빨리 오기를 바랍니다."

<나는 약산이 아니다>는 실화를 바탕으로 제작되었다.

영화의 파장이 컸던 만큼 중국 내부에서 자성의 목소리도 들려왔다.

pp.59~60

미국 조지워싱턴대학교의 인류학자 브라이언 리치몬드 박사는 190만 년 전에 인류의 뇌가 비약적으로 커진 것은 머리가 좋아지는 음식을 먹기 시작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머리가 좋아지는 음식이 뭘까? 바로 '해산물과 해조류'다.

실제로 물고기에는 두뇌에 좋다는 '오메가3 지방산'이 풍부하다.

아이오딘은 미네랄의 한 종류로서 어패류, 생선류, 해조류에 풍부하다. 어린 아이들의 아이오딘 섭취량이 IQ 증가에 관련이 있다거나, 아이오딘 섭취량이 적으면 정신 질환 발병률이 높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pp.147~148

mRNA 백신은 바이러스를 약하게 만드는 과정 없이 바이러스가 만드는 mRNA를 그대로 백신으로 만들면 되기 때문에 빨랐다.

또, 코로나19 백신의 경우 정부가 시간을 소요하는 임상 실험의 단계를 대폭 완화해주는 '긴급사용승인제도'를 시행했기 때문에 바이러스가 발생한 지 1년밖에 안 된 기간에 백신이 세상에 나왔다.

<컨테이젼>은 인류의 승리를 보여주는 뿌듯한 상황 속에서도 여전히 팬데믹 앞에 생기는 여러 문제의 원인은 결국 인간이 만든 게 아니냐는 질문을 던진다.

p.282

송은호, <영화관에 간 약사> 中

+) 이 책은 약을 소재로 한 영화들을 소개하며 영화 속 상황과 현실 상황의 차이를 설명한다. 그리고 소재로 사용한 약의 기능과 약과 관련된 일화, 약의 효능과 더불어 위험성도 언급한다.

저자는 천식, 에이즈, 백혈병, 마약성 진통제, 커피, 우울증, 술, 백신 등과 관련된 영화를 언급하며 거기 활용된 약에 대해 설명한다.

각 영화에서 인상 깊었던 장면들을 대본으로 수록하고 그에 따른 저자의 생각과 약에 대한 소개가 이어지기에 영화를 보듯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또 약의 기능과 위험성 등을 어렵게 설명하지 않아서 일반인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무엇보다 영화와 함께 이야기하기에 흥미롭게 읽으며 현실에서 약이 하는 역할 등에 관심을 갖고 생각하게 만든다.

약 이야기를 영화로 쉽고 재미있게 풀어냈다는 도서 소개가 정확한 설명이라고 생각한다. 약물 사용에 대한 경각심을 느낄 수도 있고 약의 기능에 대해 잘 몰랐던 부분을 알 수도 있다.

영화에서 약 때문에 일어나는 상황을 바탕으로 그게 현실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도 이야기하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다가온다.

어렵게 설명한 게 아니라 구체이고 사실적으로 설명하고 있어서 이해하기 쉽다. 그리고 약물을 소재로 한 영화가 현실의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는 걸 확인하면서 영화의 가치에 대해서도 생각할 기회가 된다.

* 이 서평은 해당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쓴 것입니다. 평소와 다름없이 읽고 제 생각을 기록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