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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피의 행복한 미술 이야기 ㅣ 한국가톨릭문화연구원 6
박혜원 지음 / 바오 / 2024년 1월
평점 :
'미의 여신'은커녕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아름다운 모습과도 거리가 먼 모습인데, 어떻게 비너스라는 이름을 붙인 걸까요?
선사시대에는 이런 모습의 여인을 가장 아름답다고 생각한 거예요.
이를 일컬어 '풍요'와 '다산'의 의미를 담고 있다고 합니다. 선사시대 당시 거친 대자연에서 생존하기 위해서는 건강한 일꾼들이 많이 필요했을 테니까요. 이렇게 시대마다 '아름답다'고 생각한 모습, 즉 '아름다움의 기준'이 달랐다는 점이 참 흥미롭지요.
pp.25~26 [빌렌도르프의 비너스]
지구라트는 바로 성경에 나오는 바벨탑의 모태가 되었습니다. 물론 지구라트 자체는 신을 공경하고 제사를 올리기 위해 만들어졌지만 말이지요. 이렇게 바벨탑은 끝없이 하늘에 닿고자 하는 인간의 마음, 도전하는 욕심이 자칫 잘못하면 오만함으로 변질될 위험이 있음을 경고해줍니다.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항상 새로운 것을 갈구하는 진취적인 사고방식은 바람직한 것이지만, 자칫 잘못하면 '오만함이나 교만'에 빠질 수 있다는 경각심을 불러일으키지요.
pp.59~60 [우르의 지구라트]
고대 이집트 미술이 근본적인 변화 없이 오랜 시간 지속될 수 있었던 이유로 크게 두 가지를 들 수 있습니다. 첫 번째는, 하나의 통일국가가 계속 이어졌다는 것입니다. 이웃인 메소포타미아 문명의 경우, 수많은 도시 국가들이 계속 세력 다툼을 벌여서 한 도시국가가 멸망하면 문화의 계승과 발전이 불가능했습니다. 두 번째는, 그들이 추구했던 절대적인 완전함을 온전히 지키기 위해 정해놓은 규칙을 엄격히 준수하고, 영원히 보전하는 것이 주된 관심사였다는 것입니다.
pp.71~72
뒤러는 중세 이후 르네상스 시대, 바로 '인간이 사고의 바탕이 되는 휴머니즘'에 심취한 화가였습니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르네상스인이라고 해서 인간이 중심이고 하느님은 버렸다는 의미가 결코 아닙니다. 하느님을 향한 신앙은 변함없지만 이제 개인의 존재는 물론 개인의 주관적인 표현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는 것입니다.
pp.135~137 [아담과 이브]
작품은 물론 견고한 대리석을 깎아서 만든 것입니다. '조각' 작품은 커다란 돌덩어리, 즉 원석을 깎아 들어가며 만들기 때문에 작품 도중에 실수를 하면 작품 전체를 망치게 되고 말지요. 단 한 번의 실수도 허용되지 않는 놀라운 집중력과 실력, 결단력이 필요한 작업인데 이처럼 완벽한 작품을 만들어냈다니 그저 경이롭기만 할 따름입니다.
p.185 [피에타]
박혜원, <소피의 행복한 미술 이야기> 中
+) 이 책은 서양미술사를 시대적 상황과 사람들의 사고방식을 반영하여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고 있다. 특히 그리스도교 미술이 중세와 르네상스 이후로 어떤 변화를 거쳤는지, 그를 만들어내는 예술가의 인식이 어떻게 달라졌는지를 중심으로 이야기한다.
선사시대, 메소포타미아 문명, 이집트 문명, 고대 그리스 시대 등 당시 새로운 문화와 사회의 흐름을 간략히 소개한다.
그리고 우리에게 익숙한 다빈치, 미켈란젤로, 라파엘로, 조토, 렘브란트, 고흐 등의 화가들과 그들의 작품을 직접 실어 핵심적 요소들을 집어가며 알기 쉽게 설명한다.
이 책에 실린 예술작품들은 그 당시의 미술사와 함께 살펴볼 수 있어서 이해하는데 도움이 된다. 또 그리스도교 미술을 비중 있게 다루고 있어서 인간과 신의 관계에 대해서도 깊이 생각해 볼 기회가 된다고 느꼈다.
그동안은 그림을 견고하게 그리는 것, 부조와 조소 등을 실수 없이 제작하는 것을 막연하게 생각했었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그런 작업이 얼마나 집중력을 요하는 것인지 새삼 확인할 수 있었다. 실수 없이 진행해야 하는 예술작업을 상상하니 예술가의 고통과 인내가 떠올라 저자처럼 경이로움을 느꼈다.
전반적으로 저자가 예술 작품의 아름다운 메시지를 긍정적으로 전달하려고 노력했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저자의 인간에 대한 솔직한 사유와 숭고한 종교적 인식이 진정성 있게 다가온 책이었다.
* 이 서평은 해당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쓴 것입니다. 평소와 다름없이 읽고 제 생각을 기록한 글입니다.
*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