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것이 괜찮아지는 기술 - 불안, 분노, 스트레스로부터 나를 지키는 심리 기술
데런 브라운 지음, 김정희 옮김 / 너를위한 / 2022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우리가 가진 철학은 대단히 유연하고 큰 변화를 겪을 수 있지만, 중요한 것은 우리가 더 충만한 삶을 살 수 있게 도와줄 한 가지 철학을 갖는 일이다. 그 철학을 쉽게 설명해야 할 필요도, 특정 학파에 소속될 필요도 없다. 물론 스스로 철저한 검토와 질문에 맞서야 하고 깊이 생각해보고 신중하게 따져보긴 해야겠지만 말이다. 철학은 그들이 주장하는 일련의 신념으로 우리를 제한하지 않으면서 우리가 의지할 수 있는 굳건한 토대가 되어 주어야 한다.

p.38

밀은 우리가 행복 그 자체를 목표로 삼으면 안 된다고 주장했다. 행복을 직접 추구하는 건 실수다. 행복은 개인이 사회가 정해놓은 틀에서 자유로워지는 과정을 통해 간접적으로 얻게 되는 것이다. 이쯤에서 한 사람이 떠오른다. 바로 아리스토텔레스다. 행복은 자기만의 고유한 특성을 활용해 최고의 목표(여기서는 미덕이 아니라 자유)를 확인하고, 자신의 이성과 능력을 발휘해 올바른 방향으로 목표를 향해 나가는 과정에서 얻어진다. 스스로를 해방시키고, 자유롭게 살면서, 그 과정에서 성취감과 행복을 찾아라.

p.112

인간에게 행복할 권리가 있다고 가정한 게 최근의 계몽주의라면, 프로이트는 그보다 더 정확한 그림을 우리에게 일깨워주었다. 이 정신의 고고학자는 자기 환자들을 능숙한 솜씨로 세심히 살폈던 것처럼, 동시대 사람들에게 계몽주의 이전의 진실이라는 유물을 되찾아주었다. 우리는 만족을 위한 존재가 아니라는 진실 말이다.

p.132

우리가 더 행복해지는 핵심은 감정의 재평가다. 진정 행복하게 살고 싶다면 우리가 가장 흔히 저지르는 실수, 즉 대중적인 성공을 과시하는 일에 무심해져야 한다. 그런 목표는 실행하기가 어렵고 아무리 애써도 끝이 없다. 대신 우리는 작은 것에도 만족하도록 자신을 단련해야 한다. 그래야 비교적 안정적인 행복에 도달할 가능성이 훨씬 커진다.

p.140

우리 목표는 자기 이해와 만족할 줄 아는 태도다. 여기서 이야기하는 만족은 적어도 약간의 노력과 자기반성이 필요하다. 안주하는 것과는 다르다. 욕망하는 것과 가질 수 있는 것 사이에 좀 더 편안하게 느껴지는 균형점을 찾으면 결국 만족감이 커지고 행복도 커진다. 욕망을 단순하게 유지하면 고대인들이 운이라고 부르던 것을 덜 두려워하게 된다. 걱정거리가 줄어들고 예측 불가능한 삶의 본질에 덜 괴로워하게 된다. 정말 필요한 것에만 관심을 두면 불행의 영향을 덜 받을 수 있다.

p.148

스토아식 접근법은 우리가 고통스러운 경험을 스스로 반복 재생하면서 감정적인 자해를 하는 행위로부터 벗어날 방법을 알려준다. 다행스럽게도 그런 극단적이고 반사적인 투쟁 ㅡ 도피 반응은 흔한 일이 아니다. 설령 사건이 일어난다 해도 우리에게는 그 후에 우리를 덮치는 혼란을 최소화할 수 있는 통제력이 있다.

우리가 내리는 판단이 우리가 겪는 정서적 고통의 원인이라고 보든 그 원인의 일부라고 보든, 우리의 결론은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와 같다. "스스로 판단을 몰아내면 속박에서 벗어날 수 있다. 누가 방해할 수 있겠는가?"

p.173

- 통제할 수 없는 것을 바꾸려고 애쓰지 마라.

무언가가 우리가 통제할 수 있는 범주 밖에 있다면 우리는 그 사실을 인정하고 '그래도 괜찮아'라고 결정할 수 있다.

에픽테토스는 우리가 통제할 수 있는 것에만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우리가 통제할 수 있는 것은 우리의 생각과 행동이다.'

'우리가 통제할 수 없는 것은 명성, 권력, 타인의 생각과 행동, 우리의 재산과 평판을 포함한 그밖에 모든 것이다.'

pp.178~179

우리는 화가 나면 그 감정을 어떻게든 정당화하고 싶어 한다. 결국 스스로 업신여김당한 이야기를 만들어낸다. 기억하자. 우리가 짓는 이야기가 현실을 있는그대로 반영하는 경우는 드물다. 그 이야기는 단지 이런저런 불안을 가진 사람들의 서로 다른 우선순위 사이에 생겨난 아주 복잡한 갈등에 관해 우리가 갖는 편향된 인식일 뿐이다. 그러니 불안으로 요동치는 마음에 '괜찮아'라는 생각을 한 방울 떨어뜨려보자.

p.206

무언가가 걱정되거나 불안해지면 자신에게 이렇게 질문해라. "지금 당장 나한테 문제가 되나?" 아니라면 문제가 생겼을 때 걱정하기로 해라.이 순간 문제가 된다면 거기서 도움이 될 만한 교훈을 배운 다음 과거로 흘려보내라.

이게 바로 자아에 주의를 기울이는 것이다. 스토아철학에서는 프로소케라고 부른다. 프로소케는 현재에 대한 집중을 의미한다.

p.230

데런 브라운, <모든 것이 괜찮아지는 기술> 中

+) 이 책의 저자는 멘탈리스트이자 마술사다. 그는 심리학을 바탕으로 사람들에게 심리 마술을 선보이는 사람이다. 이 책에서 저자는 고대의 철학과 현대의 심리학이 만나는 지점들을 하나씩 찾아 연결하면서, 불안과 분노 그리고 스트레스로부터 우리 자신을 지키기 위한 방법들을 설명한다.

책의 전반부는 여러 철학자들의 행복과 불행에 대한 사유를 각각 말해준다. 자기 삶의 이야기는 자기가 쓸 수 있는 저자권을 찾고 경험하는 자아와 기억하는 자아를 구분하여, 행복하게 살기 위해 기억하는 자아를 잘 활용해야 함을 주장한다.

어떻게 하면 자기 삶의 이야기를 우리 스스로 책임질 수 있는지 고민할 때, 저자는 상호보완적 관계인 철학과 심리학을 그 바탕에 두고 여러 방법들을 제안한다.

행복과 덕의 개념이 소크라테스,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에 의해 계승되는 것을 보여주며, 에피쿠로스 학자들과 스토아학파의 학자들도 행복과 깨우침을 깊이 논의했음을 제시한다. 그것은 계몽주의 시기와 낭만주의 시기의 학자들에게도 이어진다. 그 사이에 '신'의 역할을 확인하고, 신의 도움과 그 도움 없이 지내는 것이 어떤지도 이야기한다.

더불어 철학, 문학, 미술, 음악, 예술 등의 분야에서 여러 학자들이 불행을 피하고 행복을 찾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지 설명한다. 밀, 로크, 루소, 칸트, 헤겔, 마르크스, 니체, 쇼펜하우어, 프로이트 등의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며 이어진다.

책의 후반부에 들어서면 이제 본격적으로 행복해지기 위한 기술들을 나열한다. 물론 앞서 언급한 철학과 심리학이 기본 틀이 되어 불행을 피하기 위한 조언을 한다.

자신의 욕망을 단순화하고, 부정적인 사건을 재해석하며, 통제할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을 구분하는 것. 지금 우리의 인생에 문제가 되는 것을 판단하고 당장 해결할 수 없는 것은 문제가 될 때 해결하기로 하고, 지금 현재 문제인 것에서 교훈을 찾을 것.

모든 불행이 과거와 미래에 있다는 것을 기억할 것. 분노를 유발하는 것에 신경을 덜 쓰도록 해보는 것. 저자는 분노를 조절해볼 수 있는 현실적인 방법들을 조언하며 이 책을 마무리한다.

이 책은 한 권이지만 그것을 다 읽고 난 뒤에는 방대한 분량의 철학사와 심리학사를 한번에 엮어 읽은 기분이 든다. 물론 그 중심에는 모든 것이 괜찮아지는 기술이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불행으로부터 나를 지키는 심리적 기술이 고대로부터 지금까지 이어져 왔음을 알 수 있었다.

결국 철학과 심리학은 서로 보완하며 함께 발전할 학문이라는 것도 알게 되었다. 인간은 늘 고민해왔다. 어떻게 하면 우리가 더 잘 살 수 있는지, 더 행복하게 살 수 있는지. 그 수많은 고민 속에 사람들 각자의 상황과 가치관에 맞는 해결책들이 있다. 수없이 많이 있다. 어떤 것을 선택해서 스스로의 삶을 좀 더 괜찮게 만들지는 읽는 이의 몫이다.

불안과 걱정, 스트레스로 힘들어하는 이들에게 이 책은 저자의 마음이 고스란히 전달되는 성실하고 논리적인 철학심리서라고 생각한다. 박학다식한 그의 지식에 감탄했고, 사람에 대한 애정이 묻어나는 저자의 진심어린 문장들에 흐믓했다.

어렵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쉽게 읽을 수 있는 책은 아니다. 하지만 천천히 정독하면 인간의 행복과 불행에 대한 여러 철학자와 심리학자들의 생각을 배울 수 있고, 읽는 이의 가치관과 맞는 학자를 발견한다면 그것은 자신을 아는데 좋은 기회가 되지 않을까 싶다.

* 이 서평은 해당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쓴 것입니다. 평소와 다름없이 읽고 제 생각을 기록한 글입니다.

*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