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아프게 하지 않는다 - 상처만 주는 가짜 자존감 나를 지키는 진짜 자존감
전미경 지음 / 지와인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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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존감의 문제를 본격적으로 정리한 사람은 너새니얼 브랜든입니다. 그는 자존감을 이루는 두 가지 큰 개념이 '가치와 능력'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브랜든은 가치는 자기 존중으로, 능력은 자기 효능감으로 구체화된다고 설명합니다.

자기 존중은 한마디로 말해 '나는 나 자체로 소중하며 행복을 누릴 권리가 있다'는 것입니다. 이 자기 존중의 가치는 사회적으로도 확장되어 보편적 인권의 개념과도 연결이 됩니다.

자기 효능감은 '나에게는 삶에서 맞닥뜨리는 여러 문제에 대처할 능력이 있다'는 것입니다. 이는 현대 사회에서 경제적 능력을 갖추어 자립하게 만드는 기본 동력으로 연결됩니다.

pp. 27~28

그럼 성격은 어떻게 나눌까요. 세 가지로 나누는데 자율성, 연대감, 자기 초월입니다. 성격의 요소에는 개인이 추구하는 가치와 목적이 들어가 있습니다. 후천적인 자기 개념의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

성격의 세 가지 요소 중에서 자율성이 자존감과 가장 관련이 높습니다. 스스로 자존감이 낮다고 생각하는 말하는 이들은 자율성이 낮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자율성이 높은 사람은 책임감이 있고, 목적의식이 있으며 효율적인 유능감이 있습니다. 자기를 수용하며, 자기 일치의 삶을 살기 위해 노력합니다. 바로 자존감이 높은 사람의 특징입니다.

반대로 자율성이 낮은 사람은 책임을 떠넘기며, 목적의식이 없습니다. 스스로 무능하다 생각하고 자기 불만이 있으며, 자기 일치를 위해 노력하는 삶을 살지 못하고 있습니다. 바로 자존감이 낮은 사람의 모습이지요.

자율성 못지 않게 중요한 것은 연대감입니다.

타인과의 관계가 내 맘대로 되는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타인과의 관계에서 내가 어떤 존재로 살아야 하는가를 생각할 줄 아는 사람이 자존감이 높은 사람입니다.

이처럼 자존감은 자율성과 연대감 모두와 관련이 있고, 훼손된 자존감을 회복하거나 낮아진 자존감을 높이려고 할 때는 이 두 항목과 관련된 능력을 모두 키워야 합니다.

그러나 자존감이 낮다고 말하는 사람들은 스스로 이 두 가지 요소가 낮다고 생각하지 못합니다. 그보다는 다른 문제에 집중합니다. 부정적인 감정이라든가, 과거의 상처, 타인이 내게 한 잘못 등에 대해서 주로 생각하게 됩니다.

즉,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아닌 것에 매여 있는 것입니다.

pp. 34~39

다만 이 연구에서 자존감과 긍정성이 높은 이들의 후천적 공통점이 하나 있었습니다. 바로 그 아이의 입장을 무조건적으로 이해해주고 사랑해주는 어른이 적어도 그 아이 일생 중에 한 명은 있었다는 사실입니다. 엄마, 아빠, 할머니, 이모와 같은 가족이든 선생님이나 옆집 아저씨 같은 타인이든 말입니다.

p.45

자존감이 높은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겸손합니다. 그리고 오로지 자기 자신에게만 집중합니다.

p.77

심리학자 아들러는 "사람들은 스스로 그 삶을 선택했으며 그리하기 위해 과거를 자기 입맛에 맞게 각색한다"라고 말했습니다. 이를 사적 논리라고 합니다. 이에 따르면 모든 과거는 절대적 팩트가 아닌 '내가 만들어낸 현실'입니다.

p.121

자존감은 행복할 때 필요한게 아니라 힘들 때 필요한 것입니다. 바꾸어 말하면 내가 진정으로 자존감이 높은 사람인지 아닌지는 이런 힘든 상황이 왔을 때 알 수 있습니다. 위기의 상황에서 얼마나 자신을 객관화할 수 있고, 그 와중에도 자신을 존중하는 마음을 잃지 않는지가 중요하다는 말입니다.

p.129

감정을 다독거리는 일과 자존감을 분리해서 생각해야 하는 이유는 또 있습니다. "나는 괜찮다. 나는 괜찮다."라고 아무리 다독여도 자존감은 회복되기 힘듭니다. 괜찮다는 건 감정의 문제입니다.

"나는 괜찮다"가 아니라 "나는 잘못되지 않았다"라는 말로 바꾸어야 합니다. 자기 위로를 자기 판단으로 바꾸어야 합니다. 그리하여 왜 불안하게 느끼는지 그 원인을 생각하고, 내가 느끼는 감정이 과한 것인지 아닌지, 정당한지 아닌지를 이성적으로 판단할 수 있어야 합니다. "나는 잘못되지 않았다"는 판단을 하게 되면 불안을 느끼게 한 원인에 대해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 생각할 수 있게 됩니다.

p.195

진짜 자존감의 네 가지 요소

지성 / 긍정 정서 / 도덕성 / 자기 조절력

p.191

진짜 자존감은 현재의 나에 집중하는 능력이라고 했습니다. 현재의 나에게 집중할 줄 아는 사람은 이미 자신의 과거를 처리하는 법과 타인을 대하는 법이 성숙한 사람일 겁니다.

앞에서 말했듯이 나에게 좋지 않은 영향력을 미치는 것들은 일단 작고 작게 만들어야 합니다. 그리고 그냥 버리면 됩니다. 나에게 인간적인 예의를 지키는 사람, 내 삶의 콘텐츠를 풍부하게 해줄 일에 집중하면, 그런 나쁜 사람들이 나에게 미치는 영향력을 덜 느끼게 됩니다. 그들을 나의 과거로 만들고 멀리 떠나보내면 됩니다. 나는 오늘에 집중하는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pp.280~290

전미경, <나를 아프게 하지 않는다> 中

+) 이 책의 저자는 정신과 의사로, 자신이 만나온 환자들의 사례와 본인의 경험 등을 통해 '자존감'에 대해 친절하고 차분하게 설명해준다. 무엇보다 저자는 가짜 자존감과 진짜 자존감을 구분하는 것에 비중을 두어 말해준다. 흔히 대중들이 알고 있는 자존감이 진짜 자존감이 아니라 다른 개념을 착각했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저자는 우리가 자존감으로 착각한 개념들이 진짜 자존감이 아니라 무엇인지 정신 의학적으로 분석해준다. 그런 뒤에 자기만의 시그니처를 찾아서 진짜 자존감을 키워나가라고 조언한다. 자존감의 네 가지 요소에 대해 상세하게 이야기하고, 자존감을 키울 수 있는 다섯가지 방법들을 권한다.

의학적인 분석이지만 그리 어렵지 않고, 중간중간 사례를 들어서 설명하고 있기에 이해가 잘된다. 과거를 객관화하여 거리를 유지하고, 현재에 집중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저자의 말에도 공감했다. 더불어 진짜 자존감이 높은 사람의 모습이 어떤지, 낮은 사람의 모습이 어떤지 여러가지로 설명하기에 스스로를 돌아볼 기회도 되었다.

자존감에 대해 막연히 아는 사람들과, 자존감을 키울 수 있는 방법이 궁금한 사람들이 읽으면 좋을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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