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전과 똑같은 고민을 하는 나에게 - 늘 같은 곳을 헤매는 나를 위한 철학 상담소
마리 로베르 지음, 김도연 옮김 / 동양북스(동양문고)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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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은 대부분 유용하다. 그러나 거짓말도 때에 따라 정당화될 수 있다. 관계에 대한 우려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거짓말을 하는 건 다른 사람을 배려하는 방법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런 예외는 두 가지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하나는 이견이 없는 상황일 것. 또 하나는 거짓말이 허용되는 범위를 구체적으로 정할 것. 허용 범위를 정해야 하는 이유는 거짓말을 남용하다 우리의 소중한 사회적 관계가 흠집 나는 걸 피하기 위해서이다.

p.26

에피쿠로스가 가장 관심을 기울인 문제는 행복하지 않다는 두려움에 머무르는 것이었다. 이 두려움을 없애는 방법은 하나뿐이다. 외부 세계에 덜 의존하고, 적게 가졌더라도 자족하며 존재의 기쁨을 최대한 누리는 것이다.

p.48

아리스토텔레스가 말하는 덕은 앎과 행동 사이에 있다. 흥청망청 살다가 실수를 저지른다 해도 더 나은 모습으로 살기 위해 노력하고, 현재 자신과 투쟁하는 일을 멈추지 말아야 한다. 올바르게 행동하겠다는 의지를 계속 다지다보면, 일상생활에서 하는 모든 행동이 어느새 그 의지를 따라가기 마련이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우리가 꾸준히 반복하는 일이 바로 우리의 모습이다. 그러므로 가장 좋은 것은 단 한 번의 행동이 아니라 습관이다. "라고 말한다.

p.71

레비나스는 타자가 우리와 전혀 다른 존재이기 때문에 오히려 우리 고유의 삶에 의미를 부여한다고 말한다. 그를 정확히 바라보는 행위가 우리의 정신과 신체에 반응을 불러일으켜 '나'라는 존재가 성립한다. 우리가 타자를 이해하지 못한다는 사실은 분명하다. 그러나 타자를 바라보면서, 타자가 어떤 점에서 우리를 반응하게 하는지 확인한다면 우리는 스스로를 깨닫게 될 수 있다.

p.171

하이데거에게 진정한 삶이란, 삶이 죽음과 결부돼 있다는 사실을 진솔하게 받아들이는 삶이다. 상실을 인식하는 건 담대하고 명석하게 그것을 수용하는 것이다. 또한 통속적이고 비본질적인 것들에 관심을 쏟으며 시간을 보내기보다, 스스로 일상에 가까이 다가갈 수 있도록 기회를 주는 것이기도 하다.

p.191

마리 로베르, <1년 전과 똑같은 고민을 하는 나에게> 中

+) 이 책은 우리가 고민하는 몇몇 주제를 정해 여러 철학자의 기본적인 사상을 근거로 해결 방법을 제시한다. 어려운 철학 사상이 있는 것이 아니기에 읽기 편하다. 각 고민마다 대안으로 제시한 철학적 답변과 그 철학자의 생애를 간략하게 소개하는 구성이다.

철학자들의 사상을 조금씩 맛볼 수 있기에 청소년들이 읽어도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책의 제목만 보고 일반적인 심리상담 서적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그것보다 사람들의 일상적인 고민과 그에 대한 철학적 답변이 무겁지 않게 담겨 있는 책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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