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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편한 편의점 ㅣ 불편한 편의점 1
김호연 지음 / 나무옆의자 / 2021년 4월
평점 :
품절
긍정의 화신이자 평생 교육자로서 불량 학생 계도에 늘 앞장서 온 사장 언니와는 다르게 선숙에겐 단순 명쾌한 하나의 금언만이 자리하고 있다. 그것은 사람은 결코 변하지 않는다는 것. 전문용어로 걸레는 빨아도 걸레라는 것이었다. 과거 실내 포차를 운영하며 그녀는 여러 사람들과 일을 해봤고 엄청난 진상들을 상대했다.
p.131
"인수인계 특이사항은요?"
"딱히...... 없어요."
"확실하죠?"
독고 씨가 머리를 긁적이며 잠시 고민한 뒤 대답했다.
"세상에....... 확실한 건 없어요."
p.137
선숙은 아들에게 효도나 집안일 분담을 바라는 게 아니었다. 그저 아들이 자기 스스로를 도왔으면 할 뿐이었다.
p.154
좋은 사람들이 좋은 아이들을 낳고 키우는구나.
"밥 딜런의 외할머니가 어린 밥 딜런에게 이렇게 말했다고 해요. 행복은 뭔가 얻으려고 가는 길 위에 있는 것이 아니라 길 자체가 행복이라고. 그리고 네가 만나는 사람이 모두 힘든 싸움을 하고 있기 때문에 친절해야 한다고."
p.213
"휴, 엄마가 예수야? 교회 다니면 다 이웃 사랑에 목매야 해?"
"꼭 크리스천이어서가 아니라 그게 세상 염치라는 거다. 사장이면 모름지기 직원들 생계를 생각해야 하는 거라고."
p.284
결국 삶은 관계였고 관계는 소통이었다. 행복은 멀리 있지 않고 내 옆의 사람들과 마음을 나누는 데 있음을 이제 깨달았다.
p.390
김호연, <불편한 편의점> 中
+) 우연히 읽기 시작한 소설인데 끝까지 계속 읽고 싶은 기분이 들 정도로 재미있었다. 읽으면서 마치 일본 영화인 <심야식당>을 연상하게 한다고 느끼고 있었는데, 저자가 그것을 의식한 것인지 소설 내용에 언급하는 부분이 있어서 조금 놀랐다.
노숙자에서 자기의 본래 자리로 되돌아가기까지, 그 한 사람의 변화는 작은 일이 아니다. 편의점을 드나드는 주변 사람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주어서 그들을 서서히 변화하게 만드는 장면을 보면 미소가 지어진다. 어쩐지 공감이 되는 부분이 많아서 마음이 따뜻해지는 소설이다. 마음이 따뜻해지는 잔잔한 영화 같은 소설을 읽고 싶다면 이 책을 권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