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의 바른 나쁜 인간 - 도덕은 21세기에도 쓸모 있는가
이든 콜린즈워스 지음, 한진영 옮김 / 한빛비즈 / 2019년 4월
평점 :
절판


"도덕으로 가는 길을 닦는 건 공손함이다." 이것이 어머니가 통화를 끝내며 정리한 말이었다. 그것만 명심하면 모든 문제가 해결된다는 듯이.

윤리적 행동에 가장 크게 기여한 세대를 특정할 순 없지만, 우리 어머니가 살았던 시대에는 도덕 규범집이 있었다.

p.10

"폭력을 휘두르며 살아갈 때는 제가 선택한 일에 대해 한 번도 생각해보지 않았어요. 도덕 능력을 갖추고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걸 행동으로 옮길 용기나 인성은 없었던 거죠. 외인부대에 들어가서야 비로소 도덕이 뭔지 이해하기 시작한 겁니다."

제임스는 잠시 말을 멈추고 생각을 정리하는 듯했다.

"제가 하고 싶은 말은, 도덕에 관해 배우고 나서야 과거에 저지른 짓을 이해하게 됐다는 거에요."

p.48

단어는 짧지만 중요하다. 그리고 우리가 똑같다고 생각하는 단어는 사실 의미가 다른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규범'과 '도덕'과 '윤리'는 각각 정의가 다르다. 더 나아가 각각의 정의는 나머지 두 단어의 정의와 상충할 수도 있다.

p.63

인간은 대체로 선한 사람이 되고 싶어 하지만, 지나치게 선하거나 항상 선한 사람은 되고 싶어하지 않는다.

- 조지 오웰

p.79

"어떤 인간이든 그리고 어떤 집단이든 선한 행동도 하고 악한 행동도 해요. 그런 행동을 의식적으로 하기도 하고 무의식적으로 하기도 하죠. 여기서 문제는 의도와 의식이에요. 우리는 대부분 자신이 무엇을 하려고 하는지, 어떻게 하려고 하는지 생각하기보다는 습관적으로 결정을 내리며 살아가죠. 제가 하는 일은 우선 비즈니스 리더들의 속도를 늦추는 거예요. 습관적으로 내리는 경솔한 판단을 멈추고 시야를 넓혀 자신이 하는 일을 왜 하려고 하는지 생각하게 만드는 거죠."

p.120

도덕과 개인의 이익이 대결할 경우, 우리가 단호하게 옳은 일을 선택할 때만 도덕은 그 자리를 지킬 수 있다. 우리는 옳은 일을 하고 싶고, 더 큰 선을 행하고 싶고, 탁월함을 우러러본다. 하지만 하루하루의 삶에서 무관심의 힘은 강해지고 우리는 선보다 못한 것, 탁월함에 못 미치는 것들과 씨름한다.

p.134

"민주주의는 4년이나 5년에 한 번씩 있는 선거일 하루로 결정되는 게 아니라, 권력분립이나 사상, 종교, 표현, 집회결사의 자유 같은 근본적인 자유, 그리고 법치를 존중하는 정부 시스템이 보장되어야 가능합니다. "

p.179

이든 콜린즈워스, <예의 바른 나쁜 인간> 中

+) 이 책은 도덕이란 무엇인가, 지금 이 시대의 도덕이란 이전의 도덕과 같은 것인가, 이전의 도덕 개념을 현재에도 적용할 수 있는가 등에 대한 고민을 담고 있다. 도덕적이란 것이 어떤 의미이며 상황과 사람에 따라 어떻게 받아들여지는지 궁금했던 저자는 여러 분야의 사람들을 만나 인터뷰를 진행한다.

그러면서 그들 각자가 생각하는 도덕이란 무엇인지, 그리고 그 도덕적 범위 혹은 도덕이 실행될 범위나 상황 등의 경우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책을 읽을 수록 주어진 상황에 따라 그에 대응하는 사람들의 태도를 통해 도덕이 어떻게 받아들여지는지 짐작하게 된다. 일부분은 공감하지만 또 일부분은 어이가 없을 정도로 당황스럽다.

아무튼 매력적인 주제였으나 책의 후반부로 갈수록 주제에 따른 일관성보다 사례나 흥미 위주의 설명이지 않았나 싶어서 그게 살짝 아쉬웠다. 통일성면에서 좀 더 명확하게 선을 그었으면 더 재미있고 의미있는 책이었으리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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