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2호에서는 303호 여자가 보인다
피터 스완슨 지음, 노진선 옮김 / 푸른숲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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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케이트는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미친 듯이 문을 두드리는 여자를 본 순간부터 누군가 죽었다고 생각했다. 그녀의 마음은 늘 그런 쪽으로 기울었다. 그리고 자신의 마음이 늘 최악의 결론을 도출한다는 사실을 안다고 해서 그 결론이 틀리다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p.27

케이트는 유리 테이블을 싫어했다. 물건을 올려놓을 때마다 유리가 박살나거나 적어도 금이 갈 것만 같았다. 그녀는 언제나 곧 다가올 비극적인 순간에 살았다. 따라서 낮은 난간 앞에 서거나, 차들로 붐비는 도로를 건너거나, 수북이 쌓인 접시를 들고 가는 웨이터를 보면 질색했다. 짜증나고 골치 아픈 공포증이었다.

p.47

피터 스완슨, <312호에서는 303호 여자가 보인다> 中

+) 처음 이 소설을 손에 들었을 때 많은 분량에 좀 망설였다. 재미가 없으면 어쩌나, 지루하면 어쩌나. 하지만 소설을 읽기 시작하면서 괜한 걱정이었다는 생각을 했다. 공황장애에 시달리는 여자가 주인공인 이 작품은 타지의 ㄷ자형 아파트에서 일어나는 당황스러운 일들을 담고 있다.

주인공과 직접적인 관계의 일은 아니나 분명 간접적으로 연결되는 상황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며 이어진다. 사건과 관련된 몇몇 인물들의 시선으로 소설이 전개될 때는 술술 읽히면서 한 편의 영화를 보는 기분이었다. 스릴러물로 나름 재미있게 읽은 책이다. 영화 한 편 보듯 편하게 읽으면 좋을 것 같다.

공황장애 증상과 그에 대한 상담사의 대응 방식을 보고 조금 당황했다. 익숙하기도 하고 뻔하기도 해서. 이런 증상을 겪는 것이 일반화될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비슷한 사람들이 많다는 생각을 했다. 괴로워하는 사람이나, 그를 보고 조언해주는 사람이나. 캐릭터가 명확하지 않지만 그래서 읽는데 부담이 없었던 것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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