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룻밤에 읽는 한국 근현대사 - 개정 증보판 페이퍼로드 하룻밤에 읽는 한국사
최용범.이우형 지음 / 페이퍼로드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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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략 전쟁을 위해서는 식민지 조선에 대한 전면적인 착취를 통해 필요한 물적, 인적 자원을 충당해야만 했다. 이를 위해 일제가 감행한 것이 바로 극도의 억압체제인 민족말살통치와 황국신민화 공세였다. 허울 좋은 문화통치의 가면을 벗어던진 것은 물론, 민족적 정체성을 완전히 지우고 정신부터 육체까지 모든 것을 일본식으로 개조하겠다는 의도를 노골화한 것이다.

37%

그러나 그가 선택한 의열투쟁은 일반적인 무장투쟁과는 방법을 달리했다. 말 그대로 '의義'와 '열烈', 곧 정의와 폭력을 일체화시킨 하나의 투쟁론으로 승화된 것이었다. 똑같이 폭력에 의존하면서도 조직적인 군사적 투쟁이 아니라 개개인의 결단과 희생을 바탕으로 한다는 점에서 의열투쟁은 무장투쟁과는 궤를 달리했다.

그러나 이처럼 막대한 희생을 치르고 얻은 투쟁의 효과는 생각만큼 크지 않았다. 가장 큰 문제는 테러 방식이 항일투쟁의 주체가 되어야 할 대중들을 오히려 구경꾼으로 전락시킨다는 점이었다. 이것은 애초 일반 민중에까지 혁명의 기운을 불어넣는다는 취지와는 달랐다. 의열단의 투쟁 방식은 아무리 센세이션을 불러일으킨다 하더라도 일제에게 근본적인 타격을 가할 수 있는 방법은 아니었던 것이다.

52~53%

대다수 조선인들은 해방이 '도둑처럼 찾아왔다'고 표현했지만, 김구 및 임정 인사들에게는 '항복조차 날강도처럼 해치우는' 일본에 대한 통분의 심정이 끓어올랐을 것이다. 김구의 비서였던 선우진은 이런 정황을 빗대 "칼을 가는 동안에 적이 죽은 꼴이 되었다"고 했다.

74%

'낡은 제도를 고쳐 새롭게 한다'는 뜻을 가진 '유신維新'은 박정희에게는 그 뜻과 달리 자신의 권력 유지에 방해되는 모든 것을 일소하는 특명에 불과했다.

초법적인 긴급조치권마저 갖게 됨으로써 대통령은 자신에 도전하는 일체의 저항을 뿌리 뽑을 권리를 손에 쥔 것이다. 박정희는 더 이상 대통령이 아니라 태통령, 혹은 총통으로서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를 수 있게 되었다.

그만큼 유신체제 아래서 진행된 착취와 인권유린, 민주주의 암살은 전례 없이 가혹한 것이었다. 박 정권은 국민들이 반발할 때마다 경제 발전과 한국적 민주주의의 정당성을 부르짖으며 탄압을 가속화했다.

86%

5공화국의 출범은 희극과 비극의 교묘한 교차 속에서 이루어졌다. 가장 반민주적이고 정의롭지 못한 정권이 '민주주의의 토착화' '정의사 회의 구현'을 국정지표로 내세운 건 한 편의 코미디였다.

91%

최용범, <하룻밤에 읽는 한국 근현대사> 中

+) 이 책을 제목처럼 하룻밤에 다 읽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꾸준히 읽을 수 있도록 그리 어렵지 않게 구성되었다. 역사적인 사실과 저자의 생각이 같이 실려 있고. 도표나 사진 등으로 정리하고 있어서 보기에 좋다. 저자의 생각과 역사적 사실을 구분해도 읽도록 하고 다른 근현대사 책과 함께 읽으면 훨씬 도움이 된다. 다만 근현대사로 구성되었으니, 현대사 부분을 좀 더 보태 실었으면 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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