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만을 보았다
그레구아르 들라쿠르 지음, 이선민 옮김 / 문학테라피 / 2015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어머니는 행복을 누릴 수 없는 사람이었지. 자기 자신을 사랑할 줄 모르셨거든.

39%

아들아, 절대 네 아버지 같은 남자는 되지 마라. 박력 있고, 강하고, 제구실하는 남자가 돼라. 여자들을 휘어잡고, 여자들이 정신을 못 차리고 꿈꾸도록 만들어야 한다. 설명 네가 지킬 수 없는 약속이라도 해. 세상 모든 여자들은 현실이 아니라 희망을 바라보며 사니까.

39%

인생이 우리 손가락 사이로 미끄러져 들어왔어.

유년기는 너무도 짧았어. 우리가 양팔을 벌려 안으려는 순간, 저절로 품 안으로 되돌아올 것이라 오산한 바로 그 순간에 눈앞에서 지나가 버리고 말았지. 유년기의 일부를 간직하는 게 그나마 살아갈 수 있는 유일한 끈이었거늘.

41%

가슴에 사무치는 후회로 쪼글아들면 좋겠어요.

91%

그레구아르 들라쿠르, <행복만을 보았다> 中

+) 오랜만에 프랑스 소설을 읽었다. 생각해보니 한때 프랑스 소설에 상당히 빠져서 많이 읽곤 했었는데. 이 책을 선택한 것은 잘한 일이었다. 그때의 그 감정이 되살아 났으니까. 프랑스 소설은 무언가 문장에서 풍기는 분위기가 나와 잘 맞는다.

이 책의 주인공은 자기 일에 철두철미한 손해사정사이다. 손해사정사는 보험사고 발생 후 보상관계를 둘러싸고 생기는 분쟁을 방지하기 위하여, 손해발생 사실 여부를 확인하고 보험약관에 따라 보험사의 책임여부를 결정하며 손해액과 보험금을 산정하는 일을 하는 사람이다.

그렇게 그는 다른 사람의 손해액과 보험금을 냉정하게 판단하는 일을 해왔다. 그런 그가 자신의 인생의 가치는 얼마인지 생각하게 되면서 소설은 금액별로 그의 과거를 돌아보는 구성으로 쓰여진다.

어찌보면 과거와 현재, 그리고 서술자의 전환이 자유롭게 이루어지기에 누구의 말인지 천천히 생각하며 읽어야 한다. 그렇다면 과연 자신의 인생의 가치는 얼마쯤 되는지 따져보는 데서 출발하는 소설이다. 감정을 배제한 채 사실적으로 그려낸 충격적인 장면이 많아서 놀라웠다.

꾸밈 없는 객관적인 문장임이 분명하나 그것을 묘사하는 구절들이 참 와 닿았다. 소설의 구성이 소설의 내용과 맞아 떨어지기에 잘 쓴 소설인 것 같으나, 결말이 좀 아쉽다. 서둘러 끝낸 기분이랄까. 그래도 모처럼 읽은 프랑스 소설 덕에 다시 소설이 읽고 싶어졌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