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과 통제와 맥주 한잔의 자유 - 치유와 자유의 경계에서 쓴 불온한 질병 서사
김도미 지음 / 동아시아 / 2024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구구절절 속이 뻥 뚫리고 연신 무릎을 찰싹 치게 된다. 신랄하지만 냉소적이지 않고, 구체적이지만 연민이 없다. ‘암 환자‘라는 압도적으로 납작한 명명에 감정과 생기와 복잡하고 다양한 층을 쌓아 올려 ‘시민‘이라는 입체성을 입혔다. 내가 암 환자가 된다면, 이 책부터 다시 읽어볼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9)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내 서랍 속 작은 사치
이지수 지음 / 낮은산 / 2024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인생은 대체로 사소한 나쁜 일과 사소한 기쁜 일들로 채워진다. 사람은 기분의 존재라 누군가 별 뜻 없이 한 말에 순식간에 불쾌해지기도, 위로받기도 한다. 삶의 수많은 변수를 통제할 순 없지만, 작은 기쁨으로 나쁜 기분을 덮어쓰기 할 수 있다는 걸 작가는 보여준다. 당장 이 책이 내게 그랬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일인칭 가난 - 그러나 일인분은 아닌, 2023 우수출판콘텐츠 선정작 온(on) 시리즈 5
안온 지음 / 마티 / 2023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한번 맛보면 가난의 맛은 잊히지 않는다." 강렬한 맛과 향을 지닌 식재료처럼 이 문장이 잊히지 않는다. 가난이든, 질병이든, 예기치 못한 사고든 불운을 겪었다고 모두가 이렇게 실감어린 언어로 글을 쓸 수 있는 건 아니다. 저자가 '가난'을 얼마나 많이 노려보고 응시했는지, 그것을 사적 서사에 가두지 않기 위해 얼마나 치열하게 사회와의 접속을 시도했는지, 가난의 클리셰를 깨부수기 위해 얼마나 부단히 냉정과 냉소를 오갔는지 문장 하나하나가 절절하게 보여준다.


작은 글씨조차 흘려 보게 하지 않는, 실질적인 정보와 생각의 확장을 유도하는 주석 표기와 편집 방식도 인상적이었다. 특히 용어나 개념 풀이에 그치지 않고, 함께 보면 좋은 관련 기사나 뉴스를 안내하는 주석은 편집자의 공과 품을 짐작하게 만든다. 


이렇게 징그러을 정도로 자신이 겪은 고통을 세세하게 말해야 한다는 게 서글프기도 했지만, 제목대로 이 '일인칭 가난' 이야기가 더 많이 나올 때 '일인분은 아닌' 모두의 문제가 될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찬란한 멸종 - 거꾸로 읽는 유쾌한 지구의 역사
이정모 지음 / 다산북스 / 2024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앉은 자리에서 두 챕터를 후루룩 읽었다. 인간 멸종 후 낯선 주체들이 저마다의 시점으로 인류 역사와 자연사를 풀어내는데, 이야기 솜씨가 빼어난 전기수가 들려주는 듯 흥미진진. 나 같은 과학 초심자에겐 재미있게 뚝딱 읽을 수 있는 훌륭한 대중서. 쉬운 듯하지만 배경지식의 깊이는 만만치 않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감으로 읽고 각으로 쓴다 - 활자중독자 김미옥의 읽기, 쓰기의 감각
김미옥 지음 / 파람북 / 2024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아직 읽지 않은 책은 읽어보고 싶게끔, 읽은 책은 ‘이런 내용이 있었나‘ 새롭게 환기시켜주는. 작가의 글 자체가 매력적이라기보다 다른 책으로 끊임없이 이끌어주고 더 넓은 독서의 세계로 이끈다는 점에서 유용한 독서 길잡이.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