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아람누리 아람미술관을 처음 가봤다.

장 자크 상페 아저씨의 그림전을 보다니...  

어렸을 적 꼬마 니콜라 책을 보며 얼마나 미소지으며 읽었던가.  

그의 따뜻한 그림은 샤갈의 보고 있노라면 웃음이 나오는 그림같이 나한테 따뜻하고 유쾌한 해학으로 다가온다.  

더구나 다시는 볼 수 없는 전시가 될 가능성이 높아서 그 의의가 크다.  

역시나 휴일이라 그런지 사람은 북적북적했다.  

 특히 난 요 책 -> 얼굴 빨개지는 아이가 좋았다. 왜냐면 어렸을 적 항상 얼굴이 잘 빨개져 스트레스 받았던 나에게 이 책을 커서 접했을 때 작은 충격과 기쁨으로 다가왔으니까. 이 아저씨의 그림은 편안하고 포근하다. 물론 가장 좋았던 건... 

  

요 두 책이 좋더라...  

사치와 평온과 쾌락, 속 깊은 이성 친구  

 편안하게 볼 수 있는 미술관 동선과 입구에 포토존이 되어 있는 부분, 작가의 작업실을 전시해놓았고, 그리고 그의 책을 볼 수 있는 공간도 미술관 전시에 포함되어 마련되어 있었다.  

그리고 본 영화는 '아이 엠 넘버 포' 흠... 

이걸 왜 봤을까... '블랙 스완'을 볼껄 후회했다.    

'만추'는 두번째 보니까 헛점이 많이 보여서 리뷰가 쓰기 싫어졌다는.. ㅎㅎ;;; 

그래도 하오(좋네요...) 

그리고 이번주에 읽고 있는 책은 은희경의 <소년을 위로해줘>를 읽는 중이다.  

내가 좋아하는 작가 리스트에 포함되어 있는 은희경님의 그녀의 글을 읽으며 이번 주는 숨쉬어야지.  

갑갑해도 학학거리지 말고 숨쉬고 하늘을 올려보고 맑게 웃자.  

새롭게 또다시 공부를 시작한다. 조금 가슴이 뛴다. 잘 할 수 있을까? 

장 자크 상페 할아버지~ 잘할 수 있겠죠? 웃는 모습도 포근한 이 아저씨야... 

당신땜시 스케치 배우고 싶은 마음이 발동 걸린다구..-> 전적으로 현빈(주원) 말투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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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7일 로즈장 팝페라 클래식 콘서트  - 처음 본 팝페라 공연. 초대권이 생겨서 본 오랜만의 콘서트. 음악을 들음 환상적이다. 단, 한시간 넘어가니까 좀 지루했다는 거. 갠적으로 오페라가 더 좋구낭... 아님 이 소프라노가 나한테 그냥 보통이었거나...

2/18일 영화 127시간 - 슬럼독 밀리어네어 감독 대니 보일이 만들었다는 이유로 본 영화, 실화이기도 하고 감동적인 소재, 단.... 감동적인 소재이나 분명 한계가 많은 공간 속에서 딱 그 한계만큼의 이야기를 풀어가서 적당한 감동에서 멈춤.

2/19일 영화 만추 - 전적으로 배우때문에 본 영화, 탕웨이와 현빈 모두 매력적이다. 영화는 다소 이해가 안 가는 장면이 있었고, 정말 라디오 평에서 나오던 글처럼 서른 살이 넘어야 기본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정서가 있다. 난 좋다. 이해가 안 가는 몇 장면때문에 리뷰를 못 쓰지만 시간내서 다시 한 번 보고 쓰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난 이런 영화가 좋다. 잔향이 남는 영화. 여운에 내 몸과 마음을 맡기고 되새기고 싶은 영화... 난 정말 이렇게 만만하지 않은 영화가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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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art.1

2월 19일, 오늘은 봄을 처음 느낀 하루다. 매번 봄은 어김없이 돌아오나 느끼는 기분도, 공간도, 감정도 다르다. 2011년 봄은 오늘이다. 그래서 감성적이다. 그렇지 않아도 충분히 감정적이지만... 엄연히 감성적과 감정적인 것은 다르다. 어쨌든 공기에서, 햇빛에서, 하늘에서 어제까지와 다른 색깔과 냄새를 보고 맡을 수 있었다. 그렇니까 나에게 2011년 봄은 오늘부터 시작이다.   

그.래.서
[브로콜리 너마저 2집]을 듣고 있다. 그것도 '울지마'라는 노래를 계속 반복해서 듣는다.  겨울, 새벽 4시에 난 골목에서 쭈그리고 앉아 울고 있었다. 부끄럽고 초라하고 비참하고 눈을 뜨지 못할 거 같은 그런 암담함 앞에서. 그럴 때.. 문득 영화처럼 가로등에서 이 노래가 흘러나왔다면 아마 우는 걸 멈추지 않았을까? 아님 더 펑펑 울려나?  

뭐라도 힘이 될 수 있게 말해주고 싶은데
모두다 잘 될 거라는 말을 한다고 해도
그건 말일 뿐이지 그렇지 않니

그래도 울지 마

왜 잘못하지도 않은 일들에 가슴 아파하는지
그 눈물을 참아내는 건 너의 몫이 아닌데
왜 네가 하지도 않은 일들에 사과해야 하는지

약한 사람은 왜 더
   

약.한.사.람.은.왜.더 


음악이나, 책이나, 사람이나 오래 두고 자꾸 보고 더 좋아지는 것. 그게 진짜다. 그리고 그 마음이 바로 대상을 향한 진심일 것이다. 봄을 느끼고 마냥 설레이며 생각나는 노래가 바로 이 노래였다. 아이러니하지만 오늘의 봄은 나에게 '울지마'라고 속삭였다.

part.2  

몇일 전 언니가 요새 '넌 무슨 음악을 들으니?'라는 말을 했다. 약간 서먹한 자매지간에 나한테 건넨 질문이다. 소개팅에 나간 자리에서 의례적으로 받는 질문처럼 쌩뚱맞고 약간 진부한 질문이라고 생각하면서 입에서  나온 가수 이름이 '가을방학'이었다.  

언니는 '가을방학'이라는 가수를 당연히 모른다. 아이 둘을 키우고 능력있는 커리어우먼이다. 그에 비해서 난... 그냥 나다.

 가을방학의 '가끔 네가 미치도록 안고 싶어질 때가 있어'와 '호흡과다'를 들어. 계피라는 보컬 목소리가 좋아. 몽롱하게, 그러나 잔잔하게 매력있어. 마치 이 여자의 목소린 나한테 커피같아. 내가 커피 엄청 좋아하잖아. 난, 요새 이런 가수가 좋아..  

브로콜리 너마저, 루시드폴, 가을방학.. 

 

수없이 많은 나날들 속을
반짝이고 있어 항상 고마웠어
아무도 이해할 수 없는 얘기겠지만
그렇지만 가끔 미치도록 네가 안고 싶어질 때가 있어
너 같은 사람은 너 밖에 없었어
마음 둘 곳이라곤 없는 이 세상 속에 

마.음.둘.곳.이.라.곤.없.는.이.세.상.속.에 

한동안은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이 노래가 생각날 때가 있었다. 몇 달 간 그랬다...   

언제였지. 언니가 자기가 읽기에 편하고 쉬운 책을 추천해달라고 그런 적이 있다. 그래서 내가 추천해 준 책은? 그때 난 정말 쉬운 책을 생각한다고 말한 게 박민규의 <카스테라>라는 책이다. 이 책을 읽어 본 사람이라면 금방 알겠지만 사실 쉬운 책은 아니다. 그래도 난 재미있게 읽어서 나름 권했던 건데(;) 그 책을 읽고 난 언니의 반응이란!(-_-;;)  몇 년이 지나도 잊혀지지 않는 작은 에피소드다.  

다양한 삶을 살아가는 제각각의 사람들에게 개인의 취향에 맞는 책을 추천해준다는 건 너무 힘든 일인 것 같다. 그렇니까 선택은 자신이 하는게 맞다. 책도, 음악도, 영화도. 그리고 타인의 취향을 존중해주면 된다. 아, 요새는 컴퓨터가 자동 추천을 해주고 있기도 하지..난 아날로그가 좋은데.. 세상은 점점 더 편하고 빨라지는데 뭔가 알맹이는 없어지는 듯한 그런 기분이다.  

어쨌든 예나 지금이나 언니에게 나는 이해가지 않는 엉뚱한 아이일 것이고, 나에게 언니는 현실적인 그러나 좀 재미없게 살아가는 사람인거구. 그냥 타인의 취향을 비웃지만 않으면 되는 거지.  

오랜만에 혼자 있다. 적당히 쓸쓸하고, 감당할 수 있는 만큼 여유롭다. 이 빈 공간을, 여백의 시간을 만들지 않기 위해 억지로 빽빽하게 채워넣던 낙서같은 시간들... 이제는 좀 여백의 미를 살리며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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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라딘 상품으로 검색이 안되서 리뷰가 아닌 페이퍼로 쓴다. 앤 헤더웨이의 짙은 눈썹과 굵고 탐스러운 갈색 머리카락, 날렵하고 탄탄해 보이는 몸 모두 부러운 영화.  

사실 이 영화에 별루 기대하지 않고 봤다. 그것도 처음 보는 사람과! 얼마나 뻘쭘했겠는가.  

왜냐면 영화는 초반에는 정말 이거 섹시코미디다 싶게 좀 강도높은 장면과 연출이 나온다.  

이를테면 두 번째 만남에서 여자 주인공은 남자한테 하는 말이 "나한테 원하는 게 뭐에요? 지금 가요!"라고 말을 한다. 그리고 여자의 집으로 가 바로 섹스를 한다. 끝나고 나서는 서로를 끌어안거나 서로에 대한 호기심을 보여주는 장면이 아닌 "삐삐찾아 나가요"라는 말을 할 정도면... 대충 여자 주인공이 꽤 쿨한건지, 냉소적인 건지 하는 궁금증이 인다.  

그리고 남자 주인공은 바람둥이 셀러리맨이다. 말빨로 판매 유치를 하고, 눈웃음과 달콤한 말, 매끈한 몸매, 죽이는 섹스 실력으로 여자들과 즐거운 시간들을 보내는 장면들이 연달아 나오니.. 왜 이런 낯 뜨겁고 막장 영화를 처음 보는 사람과 같이 보고 있는 것일까 싶어..초반에는 후회감이 있었다.  

그러나 영화는 전혀 지루하지 않았고, 사실적이었고 솔직했고 무엇보다 따뜻했다. 낭만적이고 긍정적인 마인드가 깔려 있었다. 정말 이렇게 몸으로 하는 세상에 솔직한 이들은 그러나 점점 서로에게 몸이 아닌 마음으로 다가가며 솔직하지 못하고 혼란스러워하고 다투고 부딪친다.  

여자가 다소 냉소적으로 쿨할 수 밖에 없는 이유는 불치병인 '파킨스 병'에 걸려서이고, 최근에 약 판매 셀러리맨 유부남과의 연애가 잘 안되서이고, 더이상 희망을 욕심내지 않기 위한 마음먹기이었다. 그런 여자주인공이 다소 가볍고 많이 친절하고 내면에 컴플렉스 투성이인 주인공남자를 보며 "당신은 사실 당신이 알고 있는 것보다 훨씬 멋진 사람이다. 장점은...(어쩌구 저쩌구)" 이렇게 말해준다. 

남자의 입장에서는 부모님한테 항상 실망을 끼쳤다는 생각으로  입만 열면 허풍을 떨고, 사람에게 진심어린 관심 한 번 주지 못했던 정신적으로 약한, 바람둥이었다. 그런 남자는 이 여자를 통해서 허풍과 말빨이 아닌 진심으로 누군가를 사랑하는 방법을 배우며 그녀의 병을 낫고싶다는 미칠듯한 희망을 꿈꾸고, 치료약이 없다는 현실에도 굴하지 않고 "난 당신이면 돼. 지금 이 순간도"라는 멋진 말을 할 정도로 정말 멋진 사람으로 거듭난다.   

물론 서로 섹스 장면을 촬영하고, 그의 친형이 그걸 보며 자위를 하고, 파자마 섹시 파티 장면에서 여자 둘과 섹스를 하고 누워있는 장면, 비아그라 부작용으로 성기가 계속 발기되어서 병원을 찾아가고 하는 장면은 그닥 우리 정서와 전혀 맞지 않다. 어떻게 보면 불쾌하고 더 나아가 욕지기가 나올 수도 있다.  

그러나 제발! 

겉모습, 한 단면만 보지 말았음 좋겠다. 사람들은 너무 겉모습만을 본다. 섹스하는 장면이 나와도 이 영화는 포르노가 아니다. 이야기가 있고, 말하고자 하는 바가 있고, 가끔 나같이 감동과 좋은 느낌을 받아 글을 쓰는 사람이 있으니까.  

난 그 너머 전체적인 이야기의 맥락, 사랑이 사람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긍정적인 마인드와 가치관에 미소짓는 관객이다. 부디! 제발 비아그라라는 약에 집중하거나, 여자가 가슴에 뭐가 난 거 같다고 가슴을 보여줬을 때 그 여자의 가슴 모양에 집착하지 말았음 좋겠다.  

진짜는 발기가 안되는 남자를 끌어안고 그 남자의 컴플렉스를 다독여주는 모습, 서로의 섹스 장면을 담으면서 그 캠코더 안에 남자를 바라보던 여자의 사랑어린 미소와 눈빛을, 포르노를 보며 자위하던 형을 보지말고 그 형이 자신이 꿈꾸던 일회성 섹스가 실제로는 얼마나 매력없었는지 깨달았다며 집으로 가겠다는 장면에 좀 더 집중했음 좋겠다.  

사람은 섹스하고, 나쁜 짓을 하고, 일탈을 하고, 죄를 짓고, 다소 부족하고, 인생은 구질구질한 걸 깨달으며 하루하루 살아 갈 수 있다. 그러나 거기에서 더 나아가 인생이 뭐 거창한 거는 아닐지라도 '사막 어딘가에 우물이 숨어있다는 믿음이 그 사막을 아름답게 느끼게 하는 것처럼' 하나의 믿음, 신념은 가지고 있었음 한다.

그런 믿음이 어쩜 인생을 더 멋지게 만들어 갈 수 있게하는 원동력이 되는 건 분명하니까. 난 오늘도 환상을 그리고, 꿈을 꾸고, 희망을 포기하지 않는 사람들이 좋다. 왜냐면 그런 사람들의 모습이 바로 내 모습이기 때문이다. 자신의 초라한 모습에 젖지 말고 세탁을 하고, 건조해서 말리고 더 밝은 세상으로 나와 당당하게 걸어갈 수 있기를 바란다.

이 영화를 같이 본 h.j를 생각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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