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정이 아닌 두 남자의 밤
최혁곤 지음 / 시공사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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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우린 기자 나부랭이가 아닙니다. 고급진 두뇌와 강철 체력으로 미제 사건만 해결하는 밤의 노동자들입니다. 어두운 밤을 뛰어 진실을 밝히는 정의의 사도라고나 할까. 우하하.”

P.356

 

솔직히 추리소설들을 많이 읽는 편이지만 그것은 대부분 일본 소설들이 많았다. 워낙에 한국 문학은 잘 안 읽는 편이니 이런 추리소설이 있다는 것도 몰랐고 말이다. 참 부끄럽다. 일본 작가의 이름들과 대표작들은 줄줄 꿰고 있으면서 정작 우리나라 문학 작가들의 이름도 모르고 대표작도 모르며 심지어 그것들을 읽지 않았다는 것이 참 부끄러웠다. 예전에 비밀독서단에서 이야기했던 것처럼 한국문학들은 대부분 교과서를 통해 배우니 뭔가 지루하다는 느낌이 있었나보다. 거기다 나에게 한국문학은 뭔가 무겁고 우울하다는 이미지를 가지고 있어 더욱 더 손이 가질 않았다.

    

 

그런 부끄러움을 가지고 만난 이 책은 뭔가 나에게 딱 맞는 책이었다. 현실을 심각하거나 우울하게 다룬 것도 아니고 내가 요즘 딱 꽂혀서 열심히 읽고 있는 추리, 스릴러 소설이고 빠른 전개와 경쾌한 이미지가 참 좋았다. 더군다나 이 책의 작가 김혁곤은 2013년에 <B파일>이라는 작품으로 한국추리문학대상을 수상했고 한국 추리 스릴러의 대표작가로 인정을 받고 있단다. <탐정이 아닌 두 남자의 밤>2012년 네이버에 연재되어 호평을 받은 <두 개의 목소리(연재 당시 제목: 밤의 노동자)>를 포함한 7편의 에피소드가 담긴 연작단편집으로 사건을 질질 끌고 가는 것이 아니라 빠르게 끝이나니 요즘 한국소설을 기피하는 젊은 사람들에게 추천하기엔 참 좋은 책이다.

 

 

책은 사회부 기자인 박희윤에게 연기자인 전 여자친구를 납치했다는 협박범의 연락을 받는 것으로 시작이 된다. 전직 형사인 갈호태의 도움으로 여자친구가 잡혀있는 곳까지 가지만 도착하고 보니 그녀는 이미 죽어 있었고 머리는 사라졌다. 그 일로 인해 신문사도 그만두고 갈호태가 운영하는 카페에서 같이 일하게 된다. 이젠 기자가 아니니 뭔가 사건들과는 떨어져 살 것 같지만 박희윤의 후배인 홍예리를 통해 계속 사건들과 마주하게 된다. 그게 아니어도 그냥 신문을 보다가 어랏, 이거 이상하다.’ 하면서 사건을 해결하고 어디 갔다가 살인사건 현장에 있게 되서 또 열심히 해결한다. 마지막은 박희윤의 전 여자친구를 죽인 그 살인범과 다시 마주하게 되는데 여기엔 큰 반전이 있으니 이것은 책 읽는 이들의 기쁨을 위해 밝히지는 않겠다.

    

 

가볍게 읽기엔 정말 좋은 소설이지만 그래도 읽다보면 참 화가 나는 장면들도 등장한다. 무능력한 경찰이라던가 사건의 진실엔 관심이 없는 기레기들 말이다. 자신만의 기사를 쓰는 것이 아니라 누가 쓴 기사를 똑같이 따라 쓰고 피해자나 다른 사람들을 생각하지도 않는 이기적인 모습들이 이 책엔 여러 번 등장을 한다. 그래도 마지막엔 퇴임 전 경찰 높은 직위에 있던 하마 영감이 이 둘을 찾아와 미제사건수사반을 만든다는 것을 이야기한다. 국정원 요원들 활동처럼 대외적으로는 비공개로 은밀하게 운영되는데 창립 멤버로 이 둘을 추천하려고 한 것이다. 물론 안착될 때까지는 하마 영감이 팀장이 되는 것이지만 말이다. 이 마지막 이야기만 보면 왠지 후속편이 나올 것 같기도 하고 나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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