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릴리언스
마커스 세이키 지음, 정대단 옮김 / 황금가지 / 2015년 1월
평점 :
절판


라디오에서 나왔다는 그 남자 말이 맞아, . 전쟁이 다가오고 있어. 그게 우리의 미래야.” 바스케즈의 몸짓에서 알 수 없는 결의가 드러났다. 그녀는 두 손을 주머니에 넣었다. “당신은 미래를 막을 수 없어. 당신이 할 수 있는 일은 편을 고르는 것뿐이야.” -P.24

 

 

작가 소개란을 보면 이 책의 저자 마커시 세이키는 할리우드에서 주목하는 작가 중 하나라고 한다. 처음부터 작가였던 것은 아니고 기업홍보 및 마케팅 부분에서 10년을 일을 했는데 이렇게 일을 했던 시간들을 작가는 도둑과 살인자에 대한 글을 쓰는 데 필요한 경험을 차곡차곡 쌓은 시간이라고 말을 했다. <칼날은 스스로를 상처입힌다>를 통해 스트랜스 매거진 비평가상의 최우수 신인상으로 데뷔를 했고 이 소설은 2007년 에스콰이어가 선정한 5대 소설 중 하나로 꼽히기도 했다. 또 벤 에플렉이 영화 판권을 획득했고 또 다른 작품 <선한 사람들>은 케이트 허드슨 주연의 영화로 만들어졌다. <브릴리언스> 또한 영화로 만들어질 예정이라고 하니 이것만 보더라도 그는 할리우드가 주목하는 작가라는 말이 이해가 된다.

 

<브릴리언스>의 배경은 현대이지만 약간의 판타지적 요소가 섞여있다. 이 소설은 1986년의 뉴욕타임즈 사설로 시작을 하는데 중간 중간에 이런 사설과 기사들을 모두 놓치지 말고 읽어야 함을 꼭 잊지 말자. 1986년의 이 사설에서는 1980년대 이후 태어나기 시작한 특수한 능력을 가진 아이들, 브릴러언트에 대한 유진 브라이스 박사에 연구에 대해 나온다. 경이로운 능력만 제외하면 다른 평범한 사람과 크게 다를바 없지만 그 경이로운 능력이라는 것이 정말 엄청나다. 이것이 문제가 되었던 것이 에릭 엡스타인이었는데 그는 주식 시장의 움직임을 단번에 파악해서 돈을 벌었고 그로 인해 주식시장은 문을 닫게 되었다. 그 사람으로 인해 수많은 기업들과 주식 투자자들이 엄청난 손해를 보았고 브릴리언트에 대한 안 좋은 인식들이 생겨났다. 거기에 존 스미스라는 테러리스트가 등장해 사람들을 죽이기 시작하면서 브릴리언트를 가두고 교육을 시키는 아카데미가 생겨났고 그들을 잡는 정부 산하 특수 조직인 DAR이 생기게 된다. 닉 쿠퍼 또한 블릴리언트이지만 그는 테러를 하는 브릴리언트를 잡는 DAR의 최정예 멤버였다. 그의 능력은 사람들의 조그마한 움직임 하나하나를 포착해 그것을 패턴화하고 이 사람이 어떤 행동을 할지 예상하고 읽어내는 것이었는데 그 능력으로 많은 브릴리언트를 죽이고 잡는다.

 

그러다 이 책의 모든 사건의 시초가 된 사건이 등장한다. 닉의 어린 딸, 케이티가 1등급의 브릴리언트인 것이 밝혀진 것이다. 8살이 되면 의무적으로 검사를 해야 하지만 케이티는 4살이었고 주변의 신고로 인해 강제로 검사를 받게 된 것이었다. 여기서 확실히 1등급임이 밝혀지면 어린 케이티는 부모와 떨어져 아카데미로 가게 된다. 닉이 아카데미를 방문하면서 그에 대해 나오는데 브릴리언트가 머무는 아카데미는 굉장히 형편없는 곳이었다. 아이들의 몸속에 칩을 넣어 모두를 도청하고 서로를 못 믿게 만들고 좌절하고 고립되게 만드는 곳이었다. 부모와는 강제로 이별하게 만들고 거기에서 사람은 믿을 것이 못 된다는 세뇌를 받고 결국엔 부모와 영영 이별을 하게 만든다. 닉은 이런 곳에 케이티를 보낼 수 없음을 깨닫고 자신의 상사인 드루 피터스에게 한 가지 제안을 한다. 자신이 범죄자로 위장전입을 해 존 스미스를 잡을 테니 케이티를 아카데미에 가지 않게 해달라고 말이다. 이제 닉은 범죄자가 되어서 존 스미스를 만나게 되지만 거기서 또 한 번의 충격적인 진실을 알게 된다.

 

이 책은 결국엔 소수의 뛰어난 브릴리언트들을 다수의 평범한 사람들이 강압적으로 누르려고 하는 이야기다. 여기의 다수의 사람 중 권력을 가진 사람들은 미디어를 장악하고 브릴리언트를 악한 존재로 둔갑시키며 다수의 평범한 사람들로 하여금 그들에 대한 분노를 갖게 만든다. 그들이 저지르지 않은 테러들까지(이것은 그들이 브릴리언트인 채 무고한 사람들을 죽인 것이었다.) 그들의 행위로 둔갑시켜 평범한 사람들이 브릴리언트들을 미워하고 증오하게 만든 것이다. 결국엔 권력이 있는 사람들로 인해 블릴리언트들은 계속 이유 모를 분노를 받으며 인권마저 침해당한 채 사는 것이고 대중들은 어떤 것이 진실인지도 모른 채 그들에게 휘둘리며 사는 것이다. 이 모습은 소설 속 인물들에게만 해당하는 것이 아니라 지금 우리의 모습이기도 하니 조금은 씁쓸해진다.

 

한 가지 단점을 꼽으라면 나는 결말이 맘에 들지 않았다. 확실한 승리를 보고 싶었지만 악인이 최종보스인지 아닌지도 알지 못한 채 그의 죽음만을 보고 끝이 난다. 진실을 인터넷에 공개는 했지만 그로 인해 대중들이 진짜 진실을 봤는지 안 봤는지도 나오지 않는다. 무고한 브릴리언트들에 대한 오해가 풀렸는지 아닌지 나오지도 않는다. 다만 하나 확실한 것은 그들이 말하는 전쟁이라는 것이 잠시 동안 브릴리언트의 승리의 깃발을 하나 가진 것일 뿐이라는 것이다. 앞으로 수많은 전쟁은 일어날 테고 그 전쟁 끝에 어느 쪽이 승리할지는 알지 못한다. 다만 모두가 평화롭게 공존할 수 있는 방법으로 끝이 나길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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