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견인
김비은 지음 / 코리아닷컴(Korea.com) / 2013년 12월
평점 :
절판


이 이야기는 두 명의 소녀의 이야기로 시작이 된다.

유명인 부모님을 둬 남부럽지 않게 자라온 스칼렛 에이들. 하지만 그녀는 부모님의 사랑을 받지 못하고 자라왔다. 불의의 사고로 부모님이 모두 돌아가시고 서덜랜드 가문의 사람이 스칼렛의 후견인이 된다. 하지만 곧 그 유서가 조작된 것이라는 게 밝혀지고 스칼렛은 저택에 혼자 남는다.

에이미 서덜랜드라는 한 소녀가 있었다. 인자하고 성실한 아버지였는데 유서를 조작했단다. 에이들 가문에서 나오지만 그것이 언론으로 밝혀져 어딜 가든 거짓말 한 집안의 딸이라는게 꼬릿말처럼 붙어다닌다. 하지만 그것보다 더 큰 문제는 아버지도 죽고 어머니도 죽고 하나뿐인 오빠도 복수를 위해 떠난 후 돌아오지 않는다는 것이다. 아직 12살밖에 안된 어린 나이지만 자신이 언제 죽을까 두려워한다.

이 소설은 범인이 누군지 알고 시작하는 소설이다. 그리고 스칼렛이 왜 서덜랜드 가문의 사람들을 모두 죽이는지에 대한 이유도 금새 나온다. 부모님이 죽은게 사고가 아닌 조작이었고 살해당했음을 확신하고 있기 때문이다. 범인과 범행동기를 이미 알고 시작을 하니 독자로 하여금 추리의 재미를 조금 잃게 만든다. 하지만 단 하나, 작가가 마지막에서야 밝히는 비밀이 있었으니 그것이 바로 스칼렛 집 지하에 있는 안대로 눈을 가린 노엘이라는 소년의 정체이다.

이 책은 두 명의 소녀의 이야기로 시작이 되지만 사실 따지고 보면 두 명의 소년 이야기이다. 스칼렛을 조정하면서 살인을 유도하고 있는 지하실의 소년 노엘과 마지막 남은 서덜랜드 가문의 생존자, 에이미까지 죽고 그 전부터 오빠의 의뢰로 서덜랜드 가문의 비밀을 찾고 있던 사립탐정 튜더의 이야기이다. 표면적으로는 연쇄살인범 스칼렛과 천재 사립탐정 튜더의 대결로 포장되어 있지만 말이다.

결론적으로는 스칼렛은 극악무도한 사이코패스나 소시오패스의 연쇄살인마는 아니다. 노엘의 달콤한 말로 살인은 시작했지만 자신이 자신의 손으로 사람을 죽인다는 것에 죄책감을 가지고 있었다. 그리고 그녀가 살인을 시작한데에는 외로웠던 시절 자신의 집 지하에 머물던 노엘의 안대로 가려진 눈을 보고 싶다는 것에서 시작이 됐다. 모든 복수가 끝이 나면 안대를 벗을 수 있다는 노엘의 말 때문에 말이다. 마지막이 되서야 이 이야기에 다른 사람이 개입되었음이 밝혀진다. 노엘의 아버지는 사람을 죽이고 그 죽음을 자살이나 사고로 위장할 수 있는 탁월한 재능을 가진 아이들을 찾아서 모으고 있었고 스칼렛이 그렇게 선택된 아이란 것이었다. 어릴적 엄마의 사랑을 받기 위해 엄마가 아끼는 고양이를 죽이고 차에 치어 죽은것처럼 위장한 적이 있는데 그 일을 계기로 스칼렛이 선발이 된 것이었다. 조작되었다던 유서는 조작이 아닌 사실이었고 부모님 또한 서덜랜드 가에서 죽인게 아닌 노엘과 노엘아버지가 있는 그 단체가 죽인것이었다. 그리고 저택은 폭발되고 이 모든 비밀을 다 풀었던 천재 사립탐정 튜더가 스칼렛을 살리기 위해 자진해서 노엘의 단체에 들어가지만 스칼렛은 결국 죽고 끝이 난다.

이 소설의 가장 큰 포인트는 스칼렛의 살인이나 튜더의 추리과정이 아닌 노엘과 그 집단의 비밀이었던 것 같은데 그것에 대해서는 마지막에 순식간에 나올 뿐 그대로 끝이 나고 만다. 혹시 튜더를 주인공으로 그 집단의 대결을 가지고 몇 권의 책이 더 나오려고 하는 것일까? 아무튼 추리소설을 정말 좋아하고 즐겨 읽는 사람들이라면 실망감을 가져다 줄 책이고 딱히 추리라는 장르만을 고집하는 것이 아니라 킬링타임용 책을 찾고 있는 사람이라면 한번 읽어봐도 나쁘진 않은 책이다. 작가도 첫 장편추리작이라고 하니 다음에는 더 좋은 소설을 내주길 기대해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