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가니 - 공지영 장편소설
공지영 지음 / 창비 / 2009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얼마전 한 기사를 보았다.

천명의 직장인을 상대로 한 설문이었는데 '이민을 갈 수 있는 여건이 된다면 이민을 갈 것인가'에 대한 것이었다.

그래도 사는건 말 잘 통하고 지금까지 잘 살아온 우리나라를 택하지 않을까 했는데 70%나 되는 사람들이 이민을 갈것을 택했다.

나도 이 나라에서 죽을때까지 살기는 싫다.

다른 나라도 분명 여러 문제점들이 있고 나가서 살기엔 차별 문제라든가 더 큰 문제들이 참 많을테지만 그래도 이 나라에서 죽을때까지 살기는 싫다.

나였어도 이민 갈 여건만 주어진다면 주저없이 떠나버릴것이다.

 

공지영의 도가니는 그런 생각에 더 불을 붙여줬다.

물론 아동폭력과 아동성폭행을 통해 악의 본질과 그 악을 눈감아주는 세상, 그럼에도 살아가는 모습.. 이런것들을 그린 책이긴하지만

지금까지 보아온 수많은 기사들과 사건들을 떠올리게 하는 그런 소설이었다.

 

김승옥씨의 무진기행의 배경이 되는 안개가 자욱히 깔린 도시 무진을 배경으로 강인호가 농아학교에 임시교사로 발령받으며 이야기는 시작된다.

학교안의 수많은 비리와 학생들을 향한 학대와 성폭행.

이 사건들 속에서 결국의 피해자는 약자이라는 이야기다.

 

굉장히 마음속이 복잡해지는 소설이다.

머릿속도 복잡해지는 소설이다.

에잇, 이딴 나라.. 라는 생각이 드는 소설이다.

그래도 이게 현실이고 그 현실감이 강하게 느껴지는 소설이다.

 

이 책을 읽으며 일드 <드래곤 사쿠라>의 한 대사가 떠올랐다.

이 사회엔 룰이 있고 그 속에서 살아가지 않으면 안되는데 그 룰이라는건 머리 좋은 놈들이 만드는 것이란다.

다시 말해 룰은 전부 머리 좋은 놈들이 자신들의 상황에 맞게 만들어졌다는 이야기다.

이런 세상이 싫다면 룰을 만드는 사람이 되어라라는 대사였는데.. 나 진작에 공부 좀 열심히 할 걸 그랬다.

내가 룰을 만드는 사람이 되었더라면 난 지금과 같은 마음과 생각을 가지고 있을까?

아니면 그들과 똑같은 생각과 마음을 가진 사람이 되어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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