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밥바라기별
황석영 지음 / 문학동네 / 2008년 8월
평점 :
절판


이 책을 안고 산지 2년만에 드디어 읽었다.

이 책을 읽지 않은데는 나의 큰 오해가 있었다.

첫부분 준이라는 인물이 월남전에 나가게 된다는 것까지만 읽고 난 이 소설이 전쟁에 관한 이야기라 생각한 것이다.

전쟁에 관한 이야기는 내가 가장 피하고픈 이야기 중 하나이기에 난 2년동안 이 책을 꽁꽁 숨겨두고 아무에게도 주지 않고 나도 읽지 않고 지내왔다.

 

그러다 얼마전부터 독서회를 시작했다.

다양한 연령층의 사람들이 모여 처음으로 읽을 책을 정하는데 처음이라 읽기 쉬운 소설로 정했고

나이드신분들이 읽기 좋게 -혹은 추억에 잠길 수 있게- 개밥바라기 별이 우리 독서회의 첫 시작이 된 것이다.

 

준은 월남전에 참전하기 전 마지막 휴가를 나왔다.

집으로 가 홀어머니와 인사를 하고 중학생인 아우에게 인사를 하고 자신이 잠수함이라 부르던 다락방에 오린다.

그곳에는 자신이 남긴 낙서가 아직도 남겨 있다.

그리고 준은 그 낙서들의 연원을 떠올리며 친구들을 만나고 그들의 방황하던 시절을 떠올린다.

 

이 책은 정말 정신을 똑바로 차리고 읽어야하는 책이다.

준의 이야기를 시작으로 영길, 인호, 상진, 정수, 선이, 미아의 이야기가 나오기 때문에 모두다 준의 이야기라고 생각하고 읽다간

이 책이 정말 이해되지 않는 책이 되어버릴 수가 있다.

정신을 차리고 한 이야기가 끝이나면 밑을 보고 누구의 이야기인지 꼭 확인해보도록.

 

준이 만난 장씨라는 인물이 말했다.

잘 나갈때는 샛별이고 자신들처럼 쏠리고 몰릴 때면 개밥바라기라고.

준의 삶은 언제나 방황과 고민의 연속이었기 때문에 이 책의 제목이 개밥바라기별인가보다.

그렇다면 나의 삶은 샛별일까 개밥바라기별일까?

하지만 아프니까 청춘이다라는 책에선 그런 불안감이 바로 청춘의 원동력이라 했다.

고로 난 불안감과 고민의 연속으로 살아가고 있는 지금이 정말 청춘을 잘 보내고 있다는 뜻이라는거다.

 

샛별같은 청춘이든 개밥바라기별과 같은 청춘이든 아무렴 어떤가.

중요한건 지금 우리가 살아가고 있다는 것이다.

 

 

나는 이 소설에서 사춘기 때부터 스물한 살 무렵까지의 길고 긴 방황에 대하여 썼다.

'너희들 하고 싶은 대로 하라'고 끊임없이 속삭이면서, 다만 자기가 작정해둔 귀한 가치들을 끝까지 놓쳐서는 안 된다는 전제를 잊지 않았다.

그리고 너의 모든 것을 긍정하라고 말해줄 것이다.

물론 삶에는 실망과 환멸이 더 많을 수도있지만, 하고픈 일을 신나게 해내는 것이야말로 우리가 태어난 이유이기도 하다.

하고 싶지 않은 일을 때려치운다고 해서 너를 비난하는 어른들을 두려워하지 말라는 거다.

그들은 네가 다른 어떤 일을 더 잘하게 될지 아직 모르기 때문이다.       P.2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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