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사의 속삭임 - 합본개정판
기시 유스케 지음, 권남희 옮김 / 창해 / 200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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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건 말이야, 천사들이 속삭이는 소리야."
"천사....?"
"그래, 전에 날갯소리가 들린다고 했지? 병실의 천잘을 돌아다닌다고."
"네"
"많은 천사들이 야스유키를 지켜주는 거야. 싫었던 일, 힘들었던 일, 모두 달래주며 즐겁게 해주는 거야."
"그렇구나. 그래서 하나도 고통스럽지 않은 거군요?"
"그래."
"난, 죽는 것도 두렵지 않아요."
"그래?"
"죽으면 천국으로 가서 아버지랑, 엄마랑, 누나랑 지로를 만날 수 있잖아요."
"응, 그렇지."
"기대돼요. 왠지 가슴이 설레요."

  - 본문 中 -


 

요즘은 삶의 여유가 없어 황폐한 생활을 하고 있는 중이라 책을 읽을 여유가 없었다. 시간은 참 많은데 여유가 없는 상태, 뭔가 멍하고 무기력한 상태였다. 뭔가 쓸데없는 짓을 하느니 책을 읽는게 좀 건설적인 행동이겠다 싶어 책을 읽기 시작했다. 읽기 시작한게 희망을 주는 밝은 내용이 아니라 기시 유스케의 책이라는게 뭔가 묘한 기분이긴 하지만 말이다. 어쨌든 읽고 독후감 쓸 맘이라도 들었으니 성공적인 책읽기 같다.

 
한 신문사에서 주최하는 아마존 조사 프로젝트에 애인을 보낸 사나에, 그에게서 오던 메일이 기묘한 내용에서 끝이 나고 아무 소식도 없이 그는 돌연히 일본으로 돌아온다. 돌아온 그의 모습은 예전과는 많이 달라졌다. 예전엔 죽음 공포증이 있었는데 그것이 사라진것이다. 오히려 죽음에 대해 강한 호기심을 느끼고 있었고 식욕을 억제하지 못하고 있었다. 너무 불안하고 충동적인 그의 행동에 결별을 선언하고 그는 사나에의 책상에서 수면제를 훔쳐 자살을 한다. 그렇게 죽은것은 그뿐만이 아니었다. 같이 프로젝트에 갔었던 사람 5명 중 이미 2명이 더 자살을 한것이었다. 맹수에게 공포증이 있던 이는 스스로 호랑이 앞으로 걸어가 누워버렸고 자신 때문에 아이가 죽었다며 죄책감을 가지고 있었던 여자는 자신의 아이를 철로에 던지고 자신 또한 그 철로에 뛰어들어 자살을 해버린다.

 
그렇게 자살해버린 이들에겐 모두 공통점이 있었다. 모두 천사의 소리를 들었다는 것이었다. 천사의 날개짓 소리를, 천사의 속삭임을 말이다. 그러면서 자신들이 그토록 두려워했던 공포증들이 이젠 두려워지지 않기 시작했고 결국 자살을 선택했다. 모두 자신들이 두려워했던 방법으로 말이다.

  

앞에 쓴 저 본문의 글은 <천사의 속삭임>을 마지막으로 듣게 되는 아이와 사나에와의 대화이다. 왠지 이것을 이야기하면 스포인것 같지만 아이에게 가장 두려운 일은 바로 죽는 일이었다. 에이즈에 걸려 죽은 아빠와 엄마, 그리고 누나. 이젠 자신도 죽을날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 아직 어린아이여서 죽는것은 참 무서운 일이다. 그리고 아이는 천사의 속삭임을 듣는다. 더이상 죽음이 두렵지 않다. 오히려 기대되고 설레이게 된다. 

 
천사의 속삭임이라는 책의 제목이 다른이들에겐 어때 보일지 모르겠지만 나에겐 참 매력적으로 보였다. 요즘 너무 황폐한 생활을 하고 있어서 그런가? 다른이들에겐 자살이라는 선택을 하게 한 지옥천사의 속삭임이었을지 모르겠지만 마지막 아이에겐 진짜 천사의 속삭임처럼 들리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오늘 이 책에서의 교훈? 아무거나 잡아먹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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