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민호의 문학터치 2.0 - 21세기 젊은 문학에 관한 발칙한 보고서
손민호 지음 / 민음사 / 200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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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한국문학을 좋아하지 않는다. 오히려 한국문학이라 하면 손을 절레절레 흔들며 꺼려하는 편이다. 사실 내가 한국문학을 이렇게 꺼려하는데는 몇가지 이유가 있다. 부담없이 집어들어 가볍게 읽을 만한 책들이 아니라는 것이 첫번째 이유고 손발이 오그라들 정도로 너무 가벼운 소설들이 쏟아져 나오는게 괜히 부끄럽다는게 두번째 이유다. 결국 너무 가볍지 않고 너무 무겁지도 않은 중간의 책을 찾을 수 없다는 것이 세번째 이유고 그런 책을 찾을 수 없는 이유는 한국문학을 읽지 않아 한국문학에 대해 하나도 모른다는 것이 네번째 이유이다.

 이런저런 이유로 한국문학을 외면하던 나에게 <손민호의 문학터치 2.0>은 한국문학을 새롭게 보게 된 계기를 만들어 주었다. 2005년 6월부터 2008년 5월까지 꼬박 3년을 중앙일보에서 연재하던 문학터치라는 글이 모태가 되었다는 이 책은 한 작가의 작품에 대해 분석을 하는 해설집이 아니다. 아마 그런 해설집이었더라면 거부감이 더 심해졌을지도 모른다.

 작가 나름대로 30명의 한국작가들을 스타일별로 분류를 해 놓고 그 작가의 이야기를 하는데 작가의 책에 대한 이야기보다 뒷 이야기들이 더 많긴 하다. 오히려 그런 이야기들이 그 작가들을 친근하게 만든 포인트이긴 하지만 말이다. 한숨과 체념의 백수들의 이야기를 그려내는 작가들과 자신의 스타일을 확실하게 보여주는 작가들, 소설보다 잔혹한 현실들을 그려내는 작가와 시인들, 여자들을 주인공으로 그 여자들이 살아가는 이야기들을 쓴 작가, 이 책의 저자가 어떤게 novel이고 어떤게 fiction이며 어떤게 스토리 텔링인지 분간 못하겠다는 작가등등 저자 나름의 기준으로 분류해 둔 스타일대로 읽는 것도 이 책을 읽는 하나의 재미다. 거기에 그 분류해 둔 스타일의 작가를 소개하기 전 그들이 어떤 스타일들인지 난해한 몇몇의 단어들과 해당하는 사람들만 보라는 기준들 등을 읽는 것 또한 하나의 재미이고 한 스타일을 소개하고 난 후 소개하는 한국문단의 풍경은 한국문학을 통틀어 이해하는데도 상당히 도움이 된다.

 이 책은 한국문학을 알지 못하는 요즘 세대들을 위한 책이다. 한국의 작가들이라 하면 공지영, 박경리, 은희경, 전경린 등 아주 유명한 몇몇의 작가들 밖에 모르는 그러면서 일본의 작가들과 파울로 코엘료, 베르나르 베르베르 등의 작가의 책은 줄줄이 꿰고 있는 한국문학에 무관심한 우리 세대들을 위한 책이다. 책 읽는 편식이 상당히 심해 몇몇의 스타일은 매우 좋아하면서 몇몇의 스타일은 기피하는 사람들을 위한 책이기도 하다. 30명의 작가들의 이야기와 그 작가의 스타일, 책의 스타일을 이야기 하기에 미리 예방접종을 맞는 기분이 들기도 하다. 

 사실 이 책을 읽고 어줍잖은 서평을 써 내려가며 책의 내용과 작가에 대해 할 이야기가 참 많았다. 이 책을 읽고 내가 얼마나 많은 작가들과 책들을 리스트로 만들어 읽을 계획을 세워두었는지 이 책의 저자가 이야기 하는 작가들의 이야기가 얼마나 재미있는지 등등 하나도 재미없게 생겨서 얼마나 웃겼는지 할 이야기들이 참 많지만 이제 그만하련다. 아직도 이 책을 읽지 않았는가? 읽지 않았으면 말을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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