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스처럼 일한다는 것 - 위기에서 빛나는 스티브 잡스의 생존본능
리앤더 카니 지음, 박아람.안진환 옮김 / 북섬 / 2008년 11월
평점 :
절판


 

이 책을 읽기 시작하고 얼마 후 애플사의 아이팟 나노 배터리 폭팔 사고가 있었다. 우리나라에서 일어난 첫 번째 사고였지만 이미 다른 나라에서도 몇 번 있었던 사고란다. 이 사고가 왜 일어났나 하고 나온 기사를 읽어보니 중국산 저가 배터리가 탑재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올해 포춘지가 선정한 최고 기업인 애플……. 또 우수 기업 리스트에 가장 많이 이름을 올린 회사 중 하나, 가장 빠른 성장을 보인 회사 31위, 사내 MBA출신 직원의 고용률 4위라는 애플……. 그 애플도 중국산 저가 배터리 앞에서는 어쩔 수가 없나보다. 책에서는 스티브 잡스는 항상 최고만을 고집한다고 말하고 있는데 말이다.







스티브 잡스, 미치광이 이거나 천재이거나




나는 튼튼한 기초를 토대로 모든 것을 개조하고 싶습니다. 기꺼이 벽을 허물고 다리를 놓으며 불을 지필 것입니다. 내게는 많은 경험과 에너지, 그리고 약간의 비전이 있기에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것이 두렵지 않습니다.

 - 애플의 맥 웹사이트에 실린 자기소개서에서 -







이 책은 애플사의 최고 경영자 스티브 잡스의 이야기이다. 잡스가 선보인 매킨토시의 성공에도 불구하고 1985년 애플의 대주주들은 그의 독주를 두려워하고 그를 애플에서 내보내게 된다. 애플을 나간 잡스는 가만 멈춰 있는 것이 아니라 넥스트란 회사를 세우고 픽사를 인수해 영화 사업에도 끼어든다. 넥스트에선 이렇다 할 큰 성공을 거두진 못 했지만 픽사는 <토이 스토리>로 엄청난 성공을 거두게 된다. 그렇게 잡스가 애플을 떠난 후 10년 동안 애플은 서서히 무너지기 시작했고 도저히 이대로는 안 된다 생각한 사람들은 다시 잡스를 애플로 부른다.




잡스를 한 단어로 표현하자면 <혁신>이란 단어가 가장 잘 어울린다. 애플로 다시 돌아오고 선보인 아이맥은 1년만에 200만대를 판매하며 애플의 주가를 9배나 끌어올렸고 사람들이 모두 실패 예견했던 아이팟과 아이폰은 모두 큰 성공을 거두었다.




앞서서 폭발 사고가 있었지만 그래도 여전히 MP3에 대해 이야기할 때 빠지지 않는 것은 아이팟이다. 또 세계 핸드폰 시장도 아이폰의 등장으로 그 흐름이 바뀌었다. 예전에는 외면 받았던 스마트폰이 다시 주목받기 시작했다. 우리나라엔 아이폰이 들어오지 않았지만 이미 해외엔 아이폰을 사용하는 사람들이 늘기 시작했다고 하고 우리나라에도 스마트폰에 대한 관심도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 얼마전 새로 나온 T옴니아는 엄청난 고가임에도 인기가 있다고 하니 누군가의 말처럼 핸드폰 시장을 아이폰 이전과 이후로 나누어야 하는걸까?




혁신은 연구개발비의 액수와는 무관하다.

애플이 맥을 구상해냈을 때, IBM은 연구개발에 최소한 100배의 비용을 쏟아 붓고 있었다.

혁신의 본질은 돈이 아니다. 그보다는 당신이 보유한 사람들을 어떻게 이끄느냐, 그리고 결과가 얼마나 나오느냐에 관한 문제이다.

 - <포춘> 1998년 11월 9일자 -




또 다시 이야기가 다른 쪽으로 가버렸지만 이 책은 잡스의 개인적인 사생활에 대한 이야기도 아니며 이 책을 읽는 누군가에게 할 수 있다는 용기를 주기 위한 책도 아님은 확실하다.

이 책은 다시 애플에 돌아오게 된 잡스가 위기속의 놓인 애플을 어떻게 건져냈는지에 대한 이야기다. 우리가 보는 잡스의 성공은 달콤해 보이고 존경스러워 보이는 성공이지만 이 책은 그다지 달콤하지 않다.




앞서 애플이 사내 MBA 직원 고용률 4위라고 말한 것처럼 잡스는 최고만을 좋아한다. 최고의 차, 최고의 필기구, 최고의 직원들을 원한다. 그의 비서였던 짐 올리버의 말에 의하면 잡스는 모든 것을 양극화하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사람들도 천재가 아니면 얼간이로 구분하고 자신이 좋아하는 펜이 아니면 모두가 쓰레기로 취급했다고 한다. 심지어 맥을 제작할 때는 맥 팀이 아닌 다른 애플의 직원들조차도 얼간이 취급을 했다고 한다. 그리고 그런 엘리트주의, 완벽주의인 그의 성격이 책에도 고스란히 녹아 -그가 직접 쓴 책이 아님에도 그러하다- 굉장히 직접적이며 날카롭고 독설 적으로 느껴진다.




그것이 어떤 이에게는 거부감으로 다가올 수도 있겠지만 잡스가 혁신적이고 유능한 경영인이라는 사실은 변함이 없다. 그리고 고객에게서 눈을 떼지 않고 제품에 집중하는 모습이야 말로 잡스의 카리스마이고 최고만을 고집하는 엘리트주의에 모든 것을 통제하고 좋아하는 독재자의 모습을 가졌음에도 많은 사람들이 잡스와 일하기 원하는 이유가 아닐까?




스티브 잡스,

어떤 이는 그를 천재라고 말하고 또 어떤 이는 미치광이에 가깝게 묘사한다. 하지만 소비자 입장에서 보는 스티브 잡스는 뛰어난 경영인자 소비자의 마음을 잘 사로잡는 천재임에 틀림없다.




진정한 만족을 누리는 유일한 방법은 자신이 대단하다고 믿는 일을 하는 것이다.

그리고 대단한 일을 하는 유일한 방법은 자신이 하는 일을 사랑하는 것이다.

 - 2005년 스탠포드 대학교 졸업식 축사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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