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수 1 - 투사편, 인간의 운명을 가를 무섭고도 아름다운 괴수 판타 빌리지
우에하시 나호코 지음, 이규원 옮김 / 노블마인 / 2008년 7월
평점 :
절판


한 소녀가 있었다. 어린 소녀에겐 자신이 살고 있는 나라가 아주 먼 태곳적 신의 사람이 와서 세웠다는 것이, 그리고 자신이 살고 있는 이 마을이 그 신의 사람에게 충성을 맹세한 한 충신이 그 나라를 지키기 위해 전쟁을 준비하며 사는 땅이라는건 중요하지 않았다. 소녀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투사지기인 어머니뿐이었다. 왜 죽은 자신의 아버지의 가족들이 자신과 어머니를 좋아하지 않는지, 야수인 투사를 돌보는 투사지기인 어머니가 투사를 제압하는 무성피리를 만지작거리며 그리 슬픈 눈빛이었는지 소녀는 이해 할 수 없었다. 그리고 아직은 아무것도 모르는 어린 소녀의 세계가 깨어지기 시작한다.
 

갑자스런 투사의 죽음으로 모든 책임을 소녀의 어머니가 지게 되었다. 전쟁에 있어서 큰 힘이되는 투사인지라 그 관리를 맡은 투사지기의 임무는 너무나도 큰 것이었고 더군다나 소녀의 어머니가 사람들이 편견을 가지고 싫어하는 아료사람이라는 것도 한 몫을 했나보다. 소녀의 어머니는 죽음을 맞이하게 되고 어머니를 구하러 간 소녀를 위해 부족의 규율을 깨고 소녀를 살린다.

 

소녀의 어머니의 죽음으로 인해 어린 소녀의 세계는 깨져버렸다. 그리고 이 깨져버린 세계 안에 조운이 들어와 새로운것을 가르치고 또 다른 야수인 왕수를 만나게 된다. 이 소설은 이렇게 판타지이면서도 성장소설이기도 했다. 카자룸 왕수 보호소 학교에 들어가 어린 왕수 리란을 만나게 되고 조운과 함께 지낼때 보았던 야생왕수의 기억을 통해 상처입은 리란을 치료하기 시작하며 어리기만 했던 소녀 에린도 그리고 어미를 잃은 왕수 리란도 변화하고 성장해나간다.

 

<야수>속에 등장하는 야수 투사와 왕수는 사람들에게 도구일뿐이다. 사람의 힘으로 제압할 수 없을 만큼 아주 강한 야수였지만 사람들은 그런 야수를 제압하는 무성피리를 만들어 냈고 그것을 이용해 투사는 전쟁의 도구로 사용하고 왕수는 신성왕국의 상징이라며 잡아서 사육한다. 그렇게 잡힌 야수들은 투사는 전쟁에서 싸우다 죽었고 왕수는 하늘을 날지 못하고 그의 털은 더이상 아름답지 못하고 칙칙한 색을 보이며 살아가고 있었다. 그리고 사람들은 자신들이 만들어 놓은 규율안에 자신의 생각을 가두고 그 틀안에서만 생각하고 조금 다르다 싶으면 배척해버렸고 이제 그들이 만들어 놓은 세계도 조금씩 균열이 가기 시작한다.

 

<야수>에서 에린과 리란은 사람들과는 다른, 규율을 깨버린 존재들이다. 그리고 균열이 가기 시작하는 세상에서 에린과 리란처럼 틀을 깨어버린 생각을 가진 아르한 대공의 장자와 새로운 신성왕국의 요제가 등장하면서 2권의 마지막에서 그들의 세계는 변화를 맞이하게 된다. 사람들은 리란과 친해진 에린에게 끊임없이 말했다. 그래도 야수는 야수라고.. 사람과 전혀 같을 수 없다고.. 하지만 마지막 장면에서 이제 죽음을 코 앞에 둔 에린을 구하는 리란의 모습을 보며 커다란 감동을 느꼈었다.

 

<야수>에 등장하는 사람들과 지금을 살고있는 사람들의 모습이 다르다고 생각되진 않는다. 우리 또한 우리의 이익을 위해 환경을 파괴해왔고 무시해왔으니 말이다. 조금은 차갑기만 한 사람과 사람 사이에도 에린과 리란같은 소통이 필요하지 않을까? 나와는 다른 모습이라고 배척하기 보다는 고정관념을 깨고 바라보는 눈이 필요하지 않을까? 어떻게 보면 판타지 소설이라 하면 그저 즐기기 위한 시간을 때우기 위한 재미용이라고 생각되겠지만 <야수>를 왜 동양 최고의 판타지라 불렀는지 이 책의 마지막 장을 덮으면서 이해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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