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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자(이토)가 죄인이다 - ‘안중근’과 ‘치바’
류기성 지음 / 바른북스 / 2026년 4월
평점 :
일본 헌병 간수 '치바'의
시선에서 바라본 '안중근'


죽은 자 (이토)가 죄인이다/ 류기성 지음/ 바른북스
저자 송촌(松村) 류기성
부산대 중국 전문가 과정 수료
부산의대 의료 최고관리자 과정 수료
인제 대학교 박물관 대학 졸
가야사 및 역사 연구활동
시, 수필, 소설, 창작활동 중
저서
《 가야의 비밀 》
《 아~! 진주성 》
《 신하(臣下) 》
《 죽은 자(이토)가 죄인이다 》

죽은 자 (이토)가 죄인이다/ 류기성 지음/ 바른북스
책을 읽어 내려가면서 한 편의 영화를 보는 듯, 그날의 긴장감과 온기가 눈앞에 생생하게 펼쳐지는 느낌이었다. 오늘날 우리가 이렇게 세계를 무대로 꿈을 펼치며 살아갈 수 있는 것은, 역사의 주인공들의 자신의 삶을 바쳐 지켜낸 노력과 헌신 덕분이라는 사실을 다시금 깨닫게 해주는 소중한 경험을 이었다.

죽은 자 (이토)가 죄인이다/ 류기성 지음/ 바른북스
안중근은 이토를 처단한 순간에도 두려움 대신 " '코레아 울라!' 대한 독립 만세!" 외치며 굳건한 의지를 드러내며, 더 편안한 모습이었다고 한다. 체포된 후에도 감옥에서 일본 헌병 앞에서의 당당한 기개는 가희 사형수의 모습이 아니라 역사의 훌륭한 어른이자 진정한 독립운동가의 모습이었다고 한다.
감옥 안에서도 일본을 상대로 무너지지 않도록 붓을 들고 글을 남긴 그의 모습이 나라를 지키기 위해 몸을 바치는 것은 군인의 본분이라며, 사명을 완수한 사람의 듬직한 기개로 보여주고 있다.

여순 감옥소장 '구리하라'는 조선통감부에서 요원이 온다는 말을 듣고 체포된 죄수들의 건강 상태를 챙기기 위해 순회하다 '안중근'의 감방에 들어갔고, 안중근이 조그만 종이에 몽당연필로 무언가를 적는 모습을 보았다.
그 모습을 그냥 지나치지 않고, 무엇을 적는지 물어봐 주고, 불편한 것이 없는지 안위를 걱정까지 해주는 모습이 상당히 인간적이게 느껴졌다. 안중근도 허락을 요청하며 감옥에 있는 동안 본인의 일기를 적어보고 싶다고 했더니, '구리하라' 소장이 붓과 벼루 그리고 종이를 챙겨서 간수를 통해 전달한 부분은 그가 일본인이지만 다른 일본인하고 다른 면이 있고 호의를 베푸는 모습에 안중근은 호감을 느꼈다고 한다.
그리고 붓을 받자마자 '구리하라' 소장에 붓글씨로 " 國家安危 勞心焦思, (국가안위 노심초사, 국가안위를 걱정한다.)"를 선물했다.
누군가에게 진심이 보이면, 진심은 통한다고 했을까라는 의문이 생길 만큼 구리하라 소장의 따뜻한 마음씨가 글 속에 잘 녹아있어 훈훈한 미소가 감돈다. 감옥이지만 글을 쓸 수 있어서 본인의 이야기를 어린 시절부터 써서 후대에 알려주고 싶었던 안중근의 순수하고 강직한 모습이 잘 드러나 보였다.

죽은 자 (이토)가 죄인이다/ 류기성 지음/ 바른북스
안중근의 모습을 가까이에서 바라본 '치바' 역시 조선을 좋아했고, 조선인을 도와주는 고마운 인물이다. 치바는 개혁이나 변화를 좋아하지 않으며, 개혁을 핑계로 다른 사람에게 위해를 가하는 행위를 좋아하지도 않았다. 순수한 청년이 시대에 흐름 앞에서 어쩔 수없이 군인이 되어 나라를 위해 일을했지만, 옳고 그름은 아는 심성이 착한 사람이라 안중근에게 큰 도움을 주었던 인물이다.
'치바'가 조선으로 발령 나자 환호성을 지를 만큼 기뻐했다. 그는 '안'선생님의 조국인 조선에서 일을 하게 되었다는 사실만으로도 기쁨을 감출 수 없었고, 선한 일본인으로 조선인들에게 잘해주겠다는 약속도 하늘을 보며 '안'에게 하는 모습은 나조차도 울컥하지 않을 수 없었다.
또한 치바가 여순 감옥소에서 '구리하라' 소장을 만나는데, 안중근을 다시 만난 것처럼 기쁨의 눈물을 보이는 모습은 그가 안중근에게 얼마나 깊은 인간적 감화를 받았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치바는 사랑하는 사람과 결혼 후 타지인 조선에서 신혼생활을 시작했다. 힘든 생활이었지만 그의 부인은 남편 치바가 존경받는 이물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고, 조선인들을 위해 봉사를 하고 많은 도움을 주었다. 또한 치바 역시 조선에서의 군 생활이 매우 만족스러웠다는 치바의 마음은 큰 감동을 주고 있다.

우리가 아는 안중근 의사는 그냥 이토 히로부미를 죽인 민족의 영웅으로만 기억하고 있다. 《죽은 자 가 죄인이다 》에서는 우리가 알지 못한 수감 생활에서의 모습을 치바의 관점에서 바라보고, 죽이고 싶은 마음까지 존경하는 마음으로 돌려놓은 안중근의 심복은 새롭고 놀라운 경험이었다.
치바와 그의 부인은 죽으면서까지도 안중근의 모습을 존경했고, 그의 말이 하나도 틀리지 않았음을 알았다.
우리가 미처 알지 못했던 안중근 의사의 모습들을 치바의 시선을 통해 새롭게 알아갈 수 있었다는 점이 인상 깊었고, 안중근에게 도움을 주었던 치바의 관점이 신선했다. 또한 이 작품은 세상에는 마냥 좋은 관계도 마냥 나쁜 관계도 없다는 것을 깨닫게 해 주는 것 같았다.
《죽은 자 가 죄인이다 》는 역사 속 사건을 넘어 인간과 인간 사이의 관계, 그리고 진심이 가진 힘에 대해 진정성을 생각하게 하는 책이다.
현실의 삶이 지치고 고단함을 느끼고 있다면, 이 책을 통해 다시 한번 위로와 힘을 얻는 시간을 가져보기 바랍니다. 오래도록 마음속에 여운을 남기는 소중한 책이기에, 꼭 한 번 읽어보는 시간을 독자 자신에게 선물했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