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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적 영감에 관하여 - 천천히 사유할 때 얻는 진정한 통찰의 기쁨
머리나 밴줄렌 지음, 박효은 옮김 / 다산초당 / 2025년 6월
평점 :
창조적 영감에 관하여
마리나 반 주일렌 지음
박효은 옮김
다산북스 출판

창조적 영감에 관하여/마리나 반 주일렌 지음/ 박효은 옮김/다산북스
지은이 마리나 반 주일 렌
프랑스 태생으로 현재 미국 뉴욕 바드대학에서 비교 문학 교수로 재직 중이다, 하버드 대학교, 컬럼비아대학교, 프린스턴대학교 등에서 수많은 학생을 가르쳤다. 소외된 성인을 위한 무료 대학 과정인 인문학 클레멘테 과정의 전국 학술 책임자를 맡아서 2014년 오바마 대통령으로부터 구가 인문학 훈장을 받았다. 어느 날 인문학 수업을 준비하던 마리나 반 주일렌에게 한 학생이 찾아온다, 학생은 ADHD로 인해 여덟 살 때부터 약을 복용했고, 그래서 늘 과도한 집중 상태에 놓이게 되었다고 말한다. 그리고 오래전부터 시를 읽고 싶었다고, 하지만 예술을 온전히 즐기기 못하는 자신이 원망스럽다고 고백한다. 그 학생과의 대화가 마리나 반 주일렌의 마음에 오래 남았다. 결국 그는 '유익한 산만함'이라는 개념을 만들어 천천히 사유하는 태도를 예찬하는 『창조적 영감에 관하여』 을 집필했다.
어느 때보다 집중하지 못하는 자신을 자책하는 시대다. 하지만 마리나 반 주일렌은 목표를 향해 전속력으로 질주하기보다 그 과정에 깃든 순간순간의 아름다움을 감각하라고 말한다. 이 책은 니체, 몽테뉴, 프로스트, 데카르트, 버지니아 울프, T.S.엘리엇, 프랜시스 베이컨 등 독보적 지성과 남다른 예술 감각을 보여준 이들의 말과 작품을 통해 우리가 일상에서 소소한 기적을 마주할 수 있도록 돕는다. 늘 생산성을 끌어올리기 위해 몰두했다면, 오늘은 모든 일을 잠시 내려두고 느린 걸음으로 산책하며 자유롭게 몽상하길 바란다.
옮긴이 박효은
프랑스어를 한국어로, 한국어를 프랑스어로 옮기는 일을 한다. 현재는 바른번역에서 번역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옮긴 책으로 『바보의 세계 』, 『오징어 게임 심리학 』, 『지옥 』, 『숲속의 철학자 』, 『세상 친절한 이슬람 역사 』, 『평범한여 찬란한 삶을 향한 찬사 』, 『철학의 쓸모 』, 『에세-좋은 죽음에 관하여 』 등이 있다.

창조적 영감에 관하여/마리나 반 주일렌 지음/ 박효은 옮김/다산북스
언제가 읽었던 '게으름'에 관한 책이 불현듯 떠오르며, 내가 지금 전전긍긍하면서 지내는 일상을 돌아보게 했다.
우리는 늘 과도한 집중 상태에 놓여있어,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는 상태에서 힘든 일상을 보내고 있다. 혹이라도 무언가에 집중을 하지 않으면 나만 뒤처지고, 성공과 멀어지고 있는 건 아닌지 하면서 성과에 지나치게 얽매이고 있다.
이런 지나친 감정들과 긴장의 상태를 조금이나마 덜어내고 『창조적 영감에 관하여 』를 읽으며 무위와 무용의 시간을 통해 내면을 돌아보며 잠시나마 무심코 지나치는 것들을 되돌아보았다.
『창조적 영감에 관하여 』책을 읽으며 알게 된 놀라운 사실은 일을 하면서 다른 것을 돌아보지 못하고 과도한 집중을 하거나 지나치게 몰두하게 되면 오히려 더 우울감과 고립감에 빠질 수밖에 없다는 사실이고, 우리가 흔히들 말하는 '번아웃'이라는 상태이다.
"우리는 대개 정신이 산만해지는
것을 경계하고
좀처럼 집중하지 못하는 자신을
자책하곤 한다.
이는 하나에 몰두해 바삐 움직여야만
가치 있는 일을 하는 것으로
여기는 문화 때문이다."
창조적 영감에 관하여/마리나 반 주일렌 지음/ 박효은 옮김/다산북스
일을 바쁘게 해야 해서 심신이 지치는 상황을 모르는 사람이 아니라, 때로는 할 일 없이 이리저리 걸으며 보내는 시간도 충분히 가치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창조적 영감에 관하여/마리나 반 주일렌 지음/ 박효은 옮김/다산북스
저자의 강의를 듣는 학생들은 지나치게 얽매이는 삶으로 인해 여유를 가져보지 못한 비슷한 경험들을 가지고 있어고, 다양한 고민으로 대화를 나눴다.
그중에서도 '유익한 산만함'이라는 개념은 흥미롭게 들렸다. 우리는 흔히 집중력이 부족하다거나 산만하다고 자책을 많이 한다. 하지만 사회생활을 하는 인간은 '산만함'의 능력을 발전시키는 방향으로 진화를 했다고 한다.
'산만함'을 정신의 충만함으로 받아들이게 된다면 우리는 조금이나마 강박에서 벗어나, 일상에서의 실수도 가볍게 털어낼 수 있을 거라며 더 너그러워질 수 있다고 말해준다.
"게으름은 만족감을 주기는 하지만
과도한 몰입으로
정신을 지치게 하는 활동에 제동을 걸어
집중과 휴식의 균형을 맞춰준다."
창조적 영감에 관하여/마리나 반 주일렌 지음/ 박효은 옮김/다산북스
나라마다 '게으름'을 인식하는 방향도 많이 다르다. 물론 산만함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과도한 집중의 시대에 결과를 도출해야만 하는 삶에서 긴장과 스트레스를 벗어나기 위해서 하는 잠시의 휴식으로 게으름은 수면만큼이나 중요하다고 한다.
그리고 디지털 기기가 주는 산만함과는 본질적으로 다르고, 깊이 있는 사유를 하기 위한 긍정적인 산만함으로 만족을 오래 지속할 수 있는 새로운 활력을 준다고 한다.
찰스 다윈은 과도한 연구에 몰두하면서 나머지 감정을 담당하는 뇌의 영역이 퇴화했다고 한다. 우리가 디지털 기기를 사용해서 보는 짧은 순간의 쾌락과 즐거움만이 주는 활동을 빈번히 하기에 장시간 보아야 하는 영화를 지루하고 따분한 것으로 인식하는 요즈음 사람들이 모습과 많이 닮았다고 생각했다.
느리게 천천히 보아야 하고 생각하면서 즐거움을 발견할 수 있는 것들에 무감각해지는 현상이 많이 안타깝기도 하다.
이렇게 우리가 겪는 이런 힘든 주제를 대화를 통해 의견을 나누는 사색의 시간이 지적 행복이 아닐까 한다.

창조적 영감에 관하여/마리나 반 주일렌 지음/ 박효은 옮김/다산북스
우리는 매일 아침 인터넷의 유혹을 이겨내겠다고 다양한 방법을 시도한다. 휴대폰을 멀리하거나, 웹사이트 차단 등처럼 하지만 그리 오래 가지 못한다. 그로 인해 겪는 상실감과 불안함을 늘 달고 살기도 한다.
또한 이런 세상과의 단절을 원해 홀로 살아가는 것도 좋은 방법은 아니라고 한다. 세상에는 모든 유혹이 존재한다. 하지만 우리는 온전한 집중을 원한다고 완전히 다른 길을 선택하지 않아도 된다고 한다.
진정한 몰입으로 가려면 자유롭게 깊은 사색에 빠질 수 있어야 한다고 한다. 몽테뉴가 말하는 산만함이란 여유를 가지고 느긋하게 사물을 이해하고 속도를 늦추는 것이라고 한다.
니체는 강박에서 벗어나 지나친 집착도, 목적 없는 정신적 방황도 경계하고, 우리가 하는 일들에 대해 차분하게 반추하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한다.
"세상의 오만한 측면은 되도록 멀리하되,
세상 그 자체와의 본질적인 교류는
유지 할 수 있어야 한다."
창조적 영감에 관하여/마리나 반 주일렌 지음/ 박효은 옮김/다산북스
다양한 매체를 통해 끊임없이 제공되는 정보에 즉각적인 반응을 하도록 부추기면서 반응이 느리면 경쟁자에게 뒤처진다는 불안감을 느끼는 삶에서 정신적 여유와 인내를 가지라고 말해준다. 디지털 기기가 빼앗아 가는 우리의 집중력은 오히려 우리 자신과의 고독에서 멀어져 자신을 돌아볼 수 없게 한다. 그러기에 생각하는 법을 배우고 비움의 시간을 갖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깨닫게 되었다.

데카르트는 '삶이란 안일하게 감각에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생각하는 법을 배우는 것이다."라고 했다. 우리가 보는 그대로 믿고 판단이 흐려져서 명료한 정신 상태를 유지하지 못하면 많은 유혹과 함정에서 벗어날 수 없을 것이라고 했다. 우리는 이런 것을 물리치고 자신을 되돌아보는 시간이 중요함을 절실하게 느껴야 하고 진정한 자아를 찾기 위해 스스로에게 여유를 주는 필요함이 절대적으로 요구된다는 것을 알았다.
빠르게 돌아가는 세상 속에서 잠깐의 쉼과 여유가 주는즉, 게으름과 산만함의 정의가 또 다르게 느껴지며, 결점이 아닌 살아가기 위해 필요하다는 것을『창조적 영감에 관하여 』를 통해 느리게 사유하는 시간을 가지셨으면 한다.
'유익한 산만함'이라는 너무 동떨어진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의 몸과 마음이 조화를 이루고 더 나은 집중력이 향상되는 일과 휴식의 조화를 이루는 균형을 가지며 틈틈이 가지는 사색에 빠지는 순수한 즐거움을 독자분들이 이 책 『창조적 영감에 관하여 』 을 통해 느끼고 경험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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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4일 초판발행
<책을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제가 직접 솔직하게 작성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