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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기의 기쁨 - 온몸으로 불안을 깨부수며 나아가는 해방에 대하여
벨라 매키 지음, 김고명 옮김 / 갤리온 / 2025년 5월
평점 :
달리기의 기쁨
저자 벨라매키
옮김 김고명
출판사 갤리온
에세이

달리기의 기쁨/벨라매키 지음/ 김고명 옮김/ 갤리온
달리기를 안 해본 사람은 찾기 힘들 것이다. 그만큼 우리 일상에 많은 부분에서 가장 가깝게 할 수 있는 운동이라고 생각한다. 다양한 이유로 달리기를 한다. 건강, 취미, 운동선수, 생명 연장으로 등 각가지 스토리를 지니고 있다.
『달리는 기쁨』의 벨라 매키는 조금 특별한 이야기를 가지고 있다. 언제든 본색을 드러낼지 모르는 시한폭탄 같은 공황 발작이라는 불안장애를 안고 살아가면서 현실에서 겪는 불편, 아픔, 슬픔을 잊기 위한 몸부림으로 내딛였던 도약이었다.
"나를 골목으로 나가 처음으로 달리게 만든 원동력은 '분노'였다"
달리기를 하는데 어떤 '푸념'이라도 도움이 된다는 것을 작가는 여실히 보여주었다. '분노'가 감히 원동력이 되었다고 하는데, 달리지 못할 이유를 만드는 것조차 부끄러움이 되었다.

벨라매키 Bella Mackie
영국의 저널리스트이자 밀리언셀러 작가, 그리고 러너. 1983년 런던에서 태어나 《가디언》, 《보그》, 《바이스 뉴스》 등 유수의 매체에서 저널리스트 경력을 쌓았다. 어릴 적부터 언제 공황 발작이 나타날지 모르는 시한폭탄 같은 불안장애를 안고 살았다. 직장 동료와 결혼을 하며 장밋빛 미래를 꿈꿨지만 불과 1년 만에 파경을 맞았고, 이후 악화된 불안장애가 그녀의 삶을 완전히 집어삼켰다.
세상에서 고립된 채 집 바닥에 누워 눈물만 흘리던 그녀는 어느 날 갑자기 그 모든 것으로부터 도망치고 싶어졌다. 그렇게 그녀의 난생 첫 달리기가 시작됐다. 다리는 무겁고 숨은 턱밑까지 차올랐지만 뛰는 중에는 아무 생각도 들지 않았다. 포기하고 싶을 땐 속으로 ‘딱 1분만 더’를 외치며 5분을 더 내달렸다. 그리고 정신을 차렸을 때, 그녀의 세상은 그녀가 달려온 거리만큼 커져 있었다.
이 책은 벨라 매키가 러닝을 통해 불안장애를 극복한 경험담을 다룬 에세이로, 2018년 출간 이후 《선데이 타임스》와 영국 아마존에서 베스트셀러에 오르며 큰 화제가 되었다. 아마존 회고록 분야에서 미셸 오바마의 『비커밍』에 이어 2위에 올랐고, 지금까지 전 세계에서 100만 부 이상 팔리며 큰 사랑을 받았다. 이후 ‘영국의 포레스트 검프’로 불리는 러닝 인플루언서로서 몸과 마음을 건강하게 가꾸는 일의 가치를 널리 알리고 있다. 지은 책으로는 《선데이 타임스》 베스트셀러 1위에 오른 소설 『What A Way To Go』와 넷플릭스 시리즈화가 확정된 『How To Kill My Family』가 있다. 두 소설의 성공으로 2023년에는 영국 여성 문학상의 심사위원을 맡았다.

달리기의 기쁨/벨라매키 지음/ 김고명 옮김/ 갤리온
"달리기는 좋은 친구다."
『달리는 기쁨』을 통해 고통을 이겨낸 크리스에게 달리기는 삶이 힘들거나 좋을 때나 항상 곁에 있었기에 '좋은 친구'라고 했다. 크리스는 달리기를 통해 슬픔과 스트레스에 시달리던 시기에 버틸 수 있었다고 한다. 몸을 쓰면 마음도 숨통이 트이면서 정신이 느슨해지고, 가슴이 터질 듯 달리면 잡생각이 전혀 파고들만한 틈이 생기지 않았다고 한다. 우리는 살면서 '나'를 돌보지 않고 살아가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그러다가 기력이 다 떨어져 일어날 힘이 없어지면 그제야 알아차리고 살려고 발버둥 친다.
자신을 위해서 쓰는 시간을 낭비나 사치라고 생각하지 말라고 하며, 나를 위한 시간은 재충전을 위해 꼭 필요하다고 말해주고 있다. 나를 위해 밖에서 20분이라도 땀을 흘리는 건 큰 선물이다. 그러니 달리기는 분명 큰 도움이 되고 언제나 곁에서 탈출구가 되어줄 것이라고 한다.

달리기의 기쁨/벨라매키 지음/ 김고명 옮김/ 갤리온
행복을 찾으려면 다양한 이유로 어디서든 가능하다. 하지만 저자는 30년 동안 몸을 안 써서 몰랐던 경험을 규칙적으로 달리기를 하게 되면서 얻은 행복을 독자들도 꼭 느껴보라고 진심으로 당부한다. 굳이 좋은 헬스장을 가지 않더라고 집 근처 어디라도 좋으니 조금이라도 달려보면서 얻는 행복을 느껴보라 한다.
달리면 심장박동이 증가하고 땀도 나고 온몸에서 쾌감이 솟구칠 때가 있다. 힘들지만 몸은 가볍고 기분은 정말 상쾌함으로 행복이 온몸으로 느껴진다. 달리면서 느끼는 쾌감과 황홀함이 흥분을 유발해 힘이 나게 하는 상태를 전문적인 용어로 '러너스 하이 runner's high'라고 한다. 실제로 운동이 우리 몸의 스트레스 대응력을 키워주고 있다는 것이다.

달리기의 기쁨/벨라매키 지음/ 김고명 옮김/ 갤리온
"익숙하지 않음에서 벗어나 해방감으로 달린다."
나에게 달리기는 가장 무서운 운동이라는 인식이 강하다. 학창 시절 달리기 경기가 있을 때마다 울리는 출발 신호탄 소리는 긴장감과 겁을 주는 동시에 온몸이 마비가 되는 것 같은 증세를 느끼게 해서 늘 힘들게 완주를 했던 기억이 난다. 그래도 완주를 하고 나면 늘 해냈다는 기쁨도 같이 찾아오는 아이러니는 반갑지 않았다.
저자도 공황장애가 있지만 극복하기 위해 단 3분 만이 점점 늘어나 30분이 되는 것처럼 서서히 마음을 단련하면서 익숙해지려는 노력을 했기에 달리기로 '해방감'을 맛볼 수 있었다. 익숙하지 않아서 힘든 지하철 타기, 엘리베이터 타기는 인생의 걸림돌이었지만 달리기와 함께 극복을 했다. 그리고 새로운 코스를 달리는 것은 또 다른 도전이었고, 허겁지겁 달리다 보면 불안이 비집고 들어올 틈이 없다고 한다.
"정신의 깊은 병은 육신의 혹사로 다스리는 게 상책이다."라는 말이 모두에게 다 허용이 될 수 없지만, 많은 이들이 정신적인 스트레스를 몸을 혹사하면서 잊는 경험을 한다. 나 역시도 그런 경험을 해봤기에 육신의 혹사가 도움이 되기도 한다. 하지만 저자의 경험처럼 일보다는 달리기를 통해서 정신의 안정을 회복하는 시간이 더 행복할 거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달리기의 기쁨/벨라매키 지음/ 김고명 옮김/ 갤리온
"달리기로 자신을 위한 완전한 몰입"
저자는 달리기 말고는 열심히 한 게 없다고 말한다. 하지만 달리기를 했고, 멈추지 않았고, 그냥 달렸다. 그랬기에 몰입이 되어 몸이 기억하는 자발적 달리기가 되었다. 그로 인해 점점 공황장애도 고쳐졌고, 생전 할 수 없었던 것에 하나씩 도전하면서 극복하는 시간도 경험했다. 달리기하기 5년 전보다 많은 것을 보상도 받았고, 앞으로 달리기로 많은 이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기에 좋은 것을 함께 나누고자 한다는 마음을 전하고 있다.
타인이 아닌 자신에게 친절하라고 하고, 자신을 위해 달리고, 자신을 위해 몰입하는 경험을 해보라고 말해준다. 당장 달린다고 성과가 나는 건 아니니, 꾸준하게 해보라고 한다. 3개월은 해보자! 몸이 기억하는 시간 66일의 기적! 집착이 아닌 건강한 몰입이다.

"인생이 주는 가장 큰 상은 고생스럽더라도 가치 있는 일에 매진할 수 있는 기회다."라는 말이 더욱 와닿는 시간입니다. 달리기는 운동화 끈 질끈 묶고 달렸을 뿐인데, 인생의 많은 변화를 가져왔고, 뭐든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져다주었다는 저자의 감동은 웃고, 울다가 읽을 만큼 몰래 보는 일기장 같았다.
인생의 풍랑에서 겪는 시련을 감히 할 수 없다고 생각했던 달리기로 극복을 시도했던 노력에 큰 박수가 절로 나온다. 많이 아니더라도 1km로 시작해서 점점 늘어나는 거리만큼 마음이 크기도 커지리라 생각한다.
『달리는 기쁨』을 함께 읽고 같이 인생의 험난한 터널을 지나가는 시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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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제가 직접 솔직하게 작성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