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가 익어 가는 지금도 참, 좋네요 - 유성자 수필·시 모음
유성자 지음, 김병기 사진 / 문학의봄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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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가 익어 가는 지금도 참, 좋네요/유성자 수필 ·시 모음/문학의 봄


나이가 익어간다는 표현은 "참, 좋네요!"라고 말하고 싶다. 익은 벼가 고개를 숙이듯 나이 들면서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에서 '나이가 익어 가는' 어구는 많은 가르침을 나에게 주고 있다.

나의 어머니와 같은 연령대이시면서 세상을 향해 머뭇거리지 않고 하고 싶은 일을 찾아 도전하는 모습도 많은 귀감이 되고 있다.

'수필'이라는 글쓰기는 자신의 모든 것을 낱낱이 드러내면서 어찌 보면 일기장을 드러내듯이 깨알 같은 속 얘기를 거침없이 펜을 굴리는 것이다.

"한자리에 모아 놓고 보니 

내 모든 삶의 이면이 다 드러난 것 같아 쑥스럽다.

하지만 오래전의 나 자신과 다시 만날 수 있는 

시간이기도 해서 좋다."

나이가 익어 가는 지금도 참, 좋네요/유성자 수필 ·시 모음/문학의 봄


하지만 저자의 수필은 자칫 부끄러울 수 있는 이야기도 웃음으로 승화시키며 한 줄 한 줄 읽어 내려가면 재미와 눈물까지 콜라보 하는 감동을 선사해 주신다.


나이가 익어 가는 지금도 참, 좋네요/유성자 수필 ·시 모음/문학의 봄


시들지 않는 마음

그대의 안부가 떠오르는 날은

비가 내리는 날이지요

그대가 보고파 미소가 머무는 날에도

햇살은 눈이 시리도록 좋았어요

계절이 지날 때도

또 새로운 계절을 만날 때도

그대가 무탈하게 지내길 기도한답니다.

꽃이 지고 또 꽃이 피어나는 나날을

기쁨 안에서 지내리라 믿으며

보이지 않아도

언제나 시들지 않는 마음

제자리에 있어요.

<나이가 익어 가는 지금도 참, 좋네요/유성자 수필 ·시 모음/문학의 봄>



작가님의 <시들지 않는 마음>을 한 구절 한 구절 음미하며 '그대'는 사람 또는 사물, 그리고 바람도 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 내가 늘 마음속에 그리던 그런 간절함과 희망이라고 생각하며 시가 주는 행복의 가치가 무한하다는 생각을 했다.


나이가 익어 가는 지금도 참, 좋네요/유성자 수필 ·시 모음/문학의 봄

살면서 다양한 면허증을 부여받고 살고 있는 시대에 '아내 면허증'은 참 새롭기도 하면서 몸에서 사리가 나올 만큼 큰 어른이 되는 자격증이라는 생각이 든다. 결혼을 해서 삶을 맞춰 나가는 방식이 참 아이러니하게도 다양하기 때문이다. 때로는 서로에게 실망이 되어 더 이상 관계가 유지될 수도 없는 지경도 생기겠지만, 저자인 '어른'은 모든 것을 인생의 방향이라고 생각하며 시간이 흘러가듯 순응하며 사셨던 모습을 고스란히 녹여내셨다.

인생의 순응하는 배를 타다 보니 자연스레 부여받게 되는 '아내 면허증'은 결코 쉽게 부여받을 수 없는 인생 면허증이라고 생각한다. 인생의 마지막까지 유효기간이 되니 가장 길게 쓸 수 있는 가정이라는 울타리의 "최고의 면허증이지 않을까?"라며 작가님의 유머와 진심이 담긴 글귀에 깊은 여운을 더해본다.

나이가 익어 가는 지금도 참, 좋네요/유성자 수필 ·시 모음/문학의 봄


엄마와 딸은 그런 존재다. 너무 편해서 다 허용이 되다가도 편안함의 익숙해짐으로 인해 서로에게 상처를 주기도 하는 그런 관계다. 저자도 딸이 있어 겪는 다양한 감정들의 소용돌이가 늘 찾아오면서 후회도 하고 다그치면서 또 경험해 보지 못한 성장을 기대하기도 한다.

나도 아이를 키우지만 처음 겪어보는 일들이 감당이 되지 않아 슬슬 '방치하자!' 하면서 나의 감정을 누그러뜨려 보기도 한다.

나중에 아이가 크면 나 또한 저런 감정을 가지고 살지 않을까 생각도 한다. 미리 경험해 보는 소중한 시간이 되었다.

나이가 익어 가는 지금도 참, 좋네요/유성자 수필 ·시 모음/문학의 봄

작가 유성자

꿈을 싣고 떠난 기차가 먼 여로를 달려온 시간이 12년이 되었다고 한다. 작가라는 화려한 장신구를 달고 지내던 시간이 마냥 좋았고, 크기와 무게는 감당하기 버거워 제자리를 맴돌던 시절 『문학의 봄 』을 만나 글쓰기에 박차를 가하며 성장할 수 있었고, 행복했다고 말씀하시는 작가님은 『나이가 익어 가는 지금도 참, 좋네요』를 독자에게 잠시라도 휴식을 주고 싶다고 바람을 전해줍니다.


사진 김병기(유성자 작가 부군)

평생의 취미이자 돌파구인 사진 찍기를 통해 더 멋진 인생을 살고 계시는 작가님의 남편이자 사진작가인 분께서 작가님 글에 한 폭의 수채화 같은 멋진 사진을 고이고이 올려주셨다.

흑백 사진 속에 보이는 풍경들이 내가 어릴 적에 보았던 그곳들이 아닐까 하면서 추억을 곱씹어 본다.

나이가 익어 가는 지금도 참, 좋네요/유성자 수필 ·시 모음/문학의 봄


목차

작가님이 어떤 삶을 살아오셨는지 기억을 거슬러 옛 추억을 불러일으키며 희비애락을 회상케 함과 동시에 잊지 않으려는 간절함도 전해지고 있다.

추천

나의 어머님들께서 읽어 보시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리고 딸들이 같이 읽고, 엄마의 소중한 추억을 함께 하며 어머님들의 멋진 인생을 응원해 주셨으면 하는 바람을 전하면서 나이는 인생에서 그 어떤 걸림돌도 되지 않는다는 것을 다시 한번 상기해 주신 작가님께 고맙다는 인사 전해봅니다. 오늘도 엄마가 더 생각나는 하루입니다.



<책을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제가 직접 솔직하게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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