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 쓰는 하루
몽자 지음 / 지식과감성#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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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은 온전이 내가 재료이고 나의 이야기로만 쓰여진다. 그러니 재료에 양념을 잘해야 맛나는 글이 써지고, 독자들이 읽었을 때 공감을 할 수 있다.

저자인 몽자 작가는 '수필은 삶이고 나의 이야기이다.'라고 말하며 글을 쓰며 치유받고 동시에 책임감이라는 무게에 눌려 고통이 스멀스멀 느껴지면 비로소 문장이 완성되며 더 깊이 있는 글이 된다고 한다.


내 결점들이 여기 있는 그대로 나타나 있다.

터놓고 보여줄 수 있는 한도에서 타고난

나 자신 그대로의 형태를 내놓는다.

수상록 / M.E. 몽테뉴


《수상록 》의 몽테뉴는 에세이를 쓰는 건 " 나에 관해 알고 있는 것들을 더 온전하고 생생하게 간직하도록 하려고 쓴 글이다."라고 말했다.

수필은 그런 것이다. 온전한 나와 마주하는 순간 나의 희로애락을 글로써 녹아내리고, 더 성찰의 시간과 치유의 시간을 나에게 선물하는 것이다.

저자는 자신의 감정을 정리하고, 기억하고, 놓치고 싶지 않은 순간을 그림이 아닌 글로써 저장해 놓은 하루의 글쓰기가 이렇게 한 장 한 장에서 한 권이 책이 되는 과정이 글 속에 자연스레 스며들어 책으로 세상에 내놓았다.



수필 쓰는 하루/ 몽자/ 지식과 감성


지은이|몽자

2022년 <서정 문학>으로 등단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신인 문학상 수상< 서정 문학> 한국문학사랑협회 회원


수필 쓰는 하루/ 몽자/ 지식과 감성


저자도 삶은 참 고독하다고 한다. 나 역시도 고독하다. 하지만 고독하다고 슬픈 삶이 아니다. 일을 하고, 가족을 챙기고, 나 자신을 챙기기 위해 하는 것은 책을 읽고, 이렇게 글을 쓰는 것이다.

책을 읽기 위해 책상이 앉아 있는 시간이 얼마나 긴지 온전히 나에게 허락된 순간을 감사하게 여기며 사는 내 모습이 남부럽지 않은 삶이라고 치켜세워 보기도 한다.

일하는 것, 집안 살림하는 것, 아이들 돌보는 것, 책 읽는 것 말고는 할 줄 아는 게 없다는 무료하지만 알찬 삶을 살고 있는 나에게 《수필 쓰는 하루》가 나의 삶을 대변해 주는 것만 같아 무언가 몰입을 하는 삶이 얼마나 즐거운지 다시 한번 느끼는 순간이었다.


수필 쓰는 하루/ 몽자/ 지식과 감성


<말도 인격을 입는다> 얼마나 공감하는 구절인지 무릎을 절로 치게 한다. 며칠 전 아이와 언쟁을 하다가 말이 주는 상처가 가슴이 박히는 순간 서로 며칠간 힘든 시간을 보냈다.

엄마로서 화가 나지만 뱉지 말아야 할 씨앗을 아이 얼굴 주변에 뿌려대니 여기저기 널부러진 씨앗들만큼 마음도 갈귀갈귀 찟기는 일들이 벌어지면, 반성도 한다. 다시는 그러지 말자!

하지만 어디 그런가 부정의 씨앗과 염세주의적인 생각들이 머릿속을 빠져나오는데 걸리는 시간은 그리 길지는 않지만 이미 얼룩덜룩 해진 마음의 상처들은 다시 부메랑처럼 돌아올 것이다.

말도 인격을 입으니 언제나 조심하고, 상처를 주지 않으면 행복의 씨앗이 커져 맛있는 열매로 보답할 것이라 생각한다.

저자도 헤어짐이라는 슬픈 기억이 말로 인해 생겼기에 이렇게 추억을 꺼내 한 줄 한 줄 적어내며 마음의 치유도 같이 했을 것이라 생각한다.


수필 쓰는 하루/ 몽자/ 지식과 감성


<생각하는 구름> 저자는 글을 쓰다가 문득 하늘을 올려다보며 푸른 바탕 위의 하얀 구름들이 가져다주는 생각이 꼬리를 물며 전혀 새로운 생각으로 떠오른다고 한다.

시골에서 자란 나에게 '구름'은 친구이자 생각을 이끌어 내는 재밌는 상상 발전소였다.

양떼구름이 많은 날은" 비가 오겠다!"라고 하면서 날씨를 예측하기도 하고, 바람과 함께 흩날리다가 만들어진 구름 작품들은 동물, 과일, 사람 등 다양한 모양을 하고 있었다.

구름이 없는 날은 "날씨가 맑네!" 하면서 파란 하늘에 수놓고 싶은 충동을 불러일으키기도 하고, 먹구름이 몰려오면 번개 친구도 데려와서 겁을 주며 얼른 집으로 가라는 신호를 주기도 했다.

어린 나에게 구름은 이렇게 희비애락을 가져다주는 소중한 친구였다. 어른이 되어서 보는 구름은 흐르는 대로 이동하는 무념무상의 자연물이 되어가고 있다.

저자는 하얀 솜뭉치 구름 속을 들여다보다 예전의 기억들이 떠오른다고 했다. 뭉게구름 속에 차있는 생각들이 하얀 백지 위 검은 점점이 뭉게뭉게 새로운 문장을 만들며 어쩌면 구름도 생각을 꿈꾸고 있지 않을까. 하면서 글을 써 내려갔다.




하루하루 글을 쓰며 저자 자신을 알아가고 더 성장하며, 마주하지 못한 저자에게 글로써 대화를 나누며 온전히 치유하는 시간을 가지며, 삶에 놓인 짙은 어두운 터널도 걷다 보면 빛을 찾을 순간이 오듯이 글로 저자 자신을 다독이며 내면의 저자에게 수필을 선물하는 저자의 삶이 '퇴고'라는 과녁을 향해 달려온 시간을 열렬히 응원해 본다.


수필 쓰는 하루/ 몽자/ 지식과 감성

차례 하루하루 생각이 나는 글감을 가지고 온전히 집중하며 글을 써 내려간 《수필 쓰는 하루》가 더욱더 저자를 글로서 빛나게 밝혀주고 있다.

수필은 '나'라는 자아를 완전히 발가벗기는 글쓰기를 해야 하는데, 그 고통 또한 감당하기 힘들 수 있다. 그런 모든 순간을 견디며 정성스레 써낸 글들이 들려주는 이야기가 저자만의 이야기가 아닌 독자로 읽는 나의 이야기가 담겨있는 것 같았다. 따뜻하고 진솔하며 다양한 문체가 들려주는 수필의 세계로 독자들을 불러드리고 싶습니다.

<책을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제가 직접 솔직하게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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