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의 마지막 날까지 - 세계적 명상가 홍신자의 인생 수업
홍신자 지음 / 다산책방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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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란 삶의 솔직함을 통해 자신의 뿌리를

강하고 튼튼하게 만드는 것과 같다."

생의 마지막 날까지/홍신자/다산책방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나를 찾는다는 게 무엇인지?

사람의 몸을 가장 잘 아는 방법이 무엇인지?

자유를 어떻게 느낄 수 있는지?

위 질문들이 말하는 것은 저자가 책에서 말한 것들이다. 세상에 태어나 가장 순수한 마음가짐을 가지고 살아간다는 게 어떤 삶인지 춤을 통해서 대답해 주셨고, 명상을 통해서 매일 느끼고 계신다. 사람이 살면서 꼭 필요한 수면욕, 성욕, 식욕을 가장 절제하면서 건강한 삶을 사는 방법은 온전히 체득하셨기에 연세가 드시면 드실수록 더 정신은 맑고 성인군자와 같은 마음으로 자유를 만끽하면서 세상을 즐기는 모습이 이토록 부러워지다니, '원석이 잘 다듬어져 보석이 되어 가장 아름답게 빛나는 모습'이 저자의 모습이라고 말하고 싶다. 나도 저자처럼 불편한 욕들 없이 절제하는 삶을 온전히 즐기면서 건강한 삶을 살고 싶다고 간절히 바라보는 이 순간을 오래 기억하고 싶다.

생의 마지막 날까지/홍신자/다산책방


솔직하지 못한 삶은 뿌리 없는 나무와 같다. 순간을 모면하기 위해 상황에 맞는 행동과 말만 한다면 뿌리는 깊게 내릴 수 없고, 뿌리야 내리든 말든 빈약하게 키만 큰 나무는 결국 작은 바람에도 쓰러지고 만다. 반면, 뿌리가 튼튼하면 그 어떤 강한 바람이 불어와도 꺾이지 않는다.

홍신자

세계적인 아방가르드 무용가 이자 대한 민국 최초

전위 예술가, 명상가이자 작가.

1940년 충남에서 태어났다. 대학 졸업 수 미국으로 건너가, 만28세라는 비교적 늦은 나이에 무용계 데뷔해 《뉴욕타임스 》의 이례적 호평을 받으며 성공의 반열에 올랐고, 이후 인도로 떠나 오쇼 라즈니쉬의 제자로서 수행의 길을 걸었다. 3년 만에 다시 무용계로 복귀한 뒤에는 래핑스톤(웃는 돌) 무용단을 설립해 존 케이지, 마가렛 렝 탄, 백남준 등 세계적인 예술가들과 함께 작업했다. 그리고 71세에 독일인 베르너 사세 한국학 교수와 결혼했다. 20세기 가장 영향력 있는 예술가로 꼽히는 그녀는 자유로운 영혼의 몸짓을 춤으로 형상화하며 작품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출간한 책으로는 『나도 너에게 자유를 주고 싶다 』,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자유 아무것도 하지 않을 자유』 , 『나는 춤추듯 순간을 살았다』,

『자유를 위한 변명 』

생의 마지막 날까지/홍신자/다산책방


생의 마지막 날까지/홍신자/다산책방

무용 인생 시작

1940년 생이라고 믿기지 않을 만큼 저자의 통찰력에 더 놀랐다. 충청도 시골에서 태어나 가부장적인 어른들 사이에서 다소곳하지 못하다고 매번 꾸중을 듣고 자란 아이가 자유를 찾아 머나먼 미국이라는 곳에 가서 마주한 인생의 사랑꾼이 되어 줄 춤을 만났다.

"나는 앞으로 하고 싶은 것만 하고, 하고 싶은 것이라면 무엇이든 한다."

라고 외치며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고, 해방과 자유를 외치며 힘겨운 여정을 달리고 있었다.

스물일곱 적지 않은 나이에 시작한 춤은 어렵지 않겠냐면서 무용가로서 성공할 생각은 하지도 말라고 뼈아픈 조언을 카운슬러가 했다.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 면전에 대고 들으면 자존감이 하락하는 슬픔을 겪기도 한다. 하지만 가장 하고 싶은 것이 춤인데 어떡하냐고 하면서 하고 싶은 걸 하자고 다독인다. 무용을 하자. 무용으로 성공하자. 부모의 반대를 무릅쓰고 도망치듯 떠나온 유학이기에 도움을 받을 수도 없는 상황이고 생계 또한 나의 몫이었다. 외로움과 고독은 내 몸에 들어올 공간조차 없었다. 온몸을 바쳐 8년을 고생하면서 이사도 예닐곱 차례 하면서 빈민가를 벗어나지 못했다. 하지만 학장님으로부터 " 이제 네게는 더 가르칠 것이 없다"라는 말을 들었을 때 스승으로부터 하산 허락받은 검객처럼 비장해져서 눈물이 핑 돌았다. 고생이라는 말이 무색하게 하는 가장 행복한 말씀을 들었던 것이다.

2021(좌), 2022(우) 공연 /생의 마지막 날까지/홍신자/다산책방

결혼과 출산

'결혼 같은 것은 하지 않겠다'고 말한 젊은 시절이 있었다. 하지만 결혼은 하지 않은 나에게 알게 모르게 결혼과 아이에 대한 환상이 생겨 안 하는 것보다 해보고 느껴보는 것을 택했다. 간소하게 결혼을 하고 늦은 41세에 아이를 낳았지만, 딸아이는 태어나는 순간 '진정한 사랑' 사랑을 알게 해주었다. 하지만 가난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해 아이와 이별을 해야 하는 강제적 분리를 감행해야 했다. 선택이 없었다. 쥐가 들끓는 방에서 언제 무너져도 이상하지 않은 곳에서 아이를 기르는 것은 도박이라고 말하고 싶다. 예쁜 딸 희와 1년에 한 번씩 만나지만 엄마를 거부하고 할머니와 더 친밀감 있게 사는 모습이 안도감을 느끼는 동시에 서운함도 사무치게 스쳐지나 간다. 그렇게 아이와는 멀어지면서 나의 삶은 결혼에 대한 환상과 출산에 대한 막연한 간절함이 해소되니 더 자유로워지고 있었고, 춤에 더 열정적으로 다가갈 수 있었다.


"딸은 인류를 향한, 예술을 향한, 자연을 향한 빛나는 기쁨을

깨닫게 해준 가장 소중한 존재다.

사랑을 공부하며 살았으면 하는 바람도 아이에게 전해본다."

생의 마지막 날까지/홍신자/다산책방


생의 마지막 날까지/홍신자/다산책방


인간은 외롭고, 사랑을 갈망한다. 하지만 인간 사이의 사랑은 대개 조건적이다. 연애를 하더라도 조건을 보고 하는 경우가 대다수이다. 결혼은 조건이 맞지 않으면 하기 힘든 세상이다. 진정한 사랑이 더해져서 애정을 쏟는 순간만큼은 아무것도 기대하지 않고 요구하지도 않는 무조건적인 것이다. 사랑은 이상과도 같아서 현실의 어떤 조건들을 요구하지 않는다.

사랑은 순수하다. 그것만이 사랑이라는 정의를 완성한다. 춤을 사랑하는 나는 여전히 순수하고 멋진 80세이다.

살아있음에 감사하기. 건강함에 감사하기. 자유로운 몸이 가져다주는 평화에 감사하기.

몸을 아끼는 방식으로 명상을 택했다. 명상은 머릿속을 비우는 것이다. 정신이 맑아지면 몸도 건강해진다. 하지만 우리 삶이 어디 그런가 온통 머릿속을 맴돌며 끊임없이 할 일과 걱정으로 가득 차서 떠나질 않는다. 사람이 힘든 건 마음이 아니라 뇌라고 한다. 명상을 통해서 다 비우는 시간을 가진다면 훨씬 건강한 삶을 살 수 있다. 생각해 보면 사는 것은 간단하다. 먹으면 살고 먹지 않으면 죽는다. 먹는 행위 식사는 호흡과도 같다. 우리가 식사를 빠르게 급하게 먹는 모습을 보면 100m 달리기할 때 호흡이 빨라져 금방이라도 숨이 멎을 것 같은 고통을 느끼는 것과 같다. 빨리 멈춰 서서 진정을 시켜야만 한다. 그래야 정상 호흡을 찾을 수 있다. 건강한 삶을 유지하고 싶으면 천천히 명상을 하듯이 음식에 집중하면서 식사를 해야 한다. 식사의 조화가 잘 이루어지면 삶이 더 윤택하고 건강하게 나이들 수 있다. 식사와 명상은 생활이 되어야 한다.


"건강하게 살고 싶으면 건강하게 식사를 해야 합니다.

건강한 몸이 되고 싶다면 건강한 음식을 먹어야 하고요."

생의 마지막 날까지/홍신자/다산책방

사색을 하자

한때 앞만 보고 달리던 젊은 시절 내가 겪었던 고독에 대한 두려움으로부터 벗어나는 일은, 있는 그대로 바라보는 것이었다. 고독은 절대부정적인 감정이 아니다. 우리 감정들 중에 하나이다. 고독한 시간이 있어야 진정으로 자신을 되돌아볼 수 있다. 수행을 하시는 분들의 모습에서 아마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아무것도 없는 고요한 상태에서만 수행이 가능하다. 하지만 우리는 지금 스마트폰이 없으면 불안하고, 잠시라도 손에서 놓지 않는 삶을 살고 있다. 그러다 보니 고독이라는 시간을 느끼지도 외로움을 느낄 새가 없다. 아무것도 의지하지 않은 채 자기를 사색할 수 있는 시간이 없다는 것은 자아를 잃어버린 채로 사는 것과 비슷하다. 도쿄의 지하철 안에서 살인 사건이 났는데 많은 사람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목격자가 아무도 없었다는 말도 안 되는 기사도 있었다. 철저하게 외부와의 단절을 한 상태이다.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느라 주변을 둘러볼 생각조차 하지 않은 것이다. 우리는 지금 심각한 시대에 살고 있음을 말해준다. 자기 성찰, 즉 사색할 시간이 없다면 외로움이 무엇인지 모르며 자신을 철저히 무지의 상태로 내몰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모두 눈앞에 순간에 집중해야 한다. 모든 것이 거짓이 아닌 정직하게 속도에 맞춰 진행되는 것을 바라봄으로써 올바른 판단을 하지 않을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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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자는 것과 같은 죽음

삶의 마지막 순간에 가장 두려운 것이 '죽음'이 아닐까 한다. 하지만 나에게 죽음이란 '자기 전에 머릿속을 비우는 일과 똑같다.'라고 생각한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가 되지 않겠지만 죽음의 순간을 의도치 않게 겪은 나는 삶과 죽음이 다를 게 없다고 생각하고 평온하게 죽음을 예행연습한다. 나이 있으신 주변인들을 보면 '병원에서 죽지 마!'라고 말한다. 병원에서 죽는다는 것은 즉, 몸이 아파서 혼자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태로 가는 것이다. 그러니 죽더라도 건강하게 사랑하는 사람 옆에서 즐겁게 떠나라고 한다. 하지만, 인생이 어찌 그런가!

80세가 되어 인생의 끝자락에서 산전수전 겪어보니 살면서 아둥바둥하면서 지내는 순간들이 다 의미가 없다. 소중한 사람과 함께하는 순간들이 가장 행복한 순간이다. 생의 끝자락에서 편하게 잠들면서 가고 싶다.


생의 마지막 날까지/홍신자

생의 마지막 날까지/홍신자/다산책방

나의 생각

이 책을 읽으면서 제일 먼저 생각난 것이 법정 스님의 『 맑고 향기롭게 』가 생각났다.

세상 살면서 가장 소중한 것은 나 자신이고 나를 알아가는 과정이 수행의 길인데, 저자는 춤을 통해서 인생의 희로애락을 다 표현하였고, 명상을 하면서 자유와 평온을 알아가면서 온전히 살아있음에 감사함을 느끼며 사랑하는 사람과의 행복한 순간을 즐기고 있었다. 아무것도 걸치지 않고 있을 때 느끼는 가장 소중한 자신의 몸이 얼마나 자유로운지 글을 통해 알려주셨다. 80세라는 나이에 건강을 유지하면서 맑은 정신으로 우리에게 이렇게 좋은 글을 남겨주심에 진심으로 경외심을 표현한다. 인생의 산전수전 겪으며 우리에게 가장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를 알려주셨다. 얼마나 많은 것들을 놓치기 싫어서 매일이 과부하 되는 머릿속을 부여잡고 힘들게 사는 모습이 마냥 안타까우실거다. 물욕에서 멀어지므로 얻는 것들이 얼마나 값지고 행복한 것인지 책을 통해 알려주셨다.

"바쁜 현대인들이 잠시나마 책을 통해서 '쉼'이라는

순간을 느껴보고, 자유가 무엇인지 건강하면서 얻을 수

있는 것들과 고독, 외로움, 기쁨, 행복,

죽음의 순간을 함께 가져보는

소중한 시간이 되었으면 한다."

<책을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제가 직접 솔직하게 작성한 글입니다.>

면서 얻을 수 있는 것들과 고독, 외로움, 기쁨, 행복, 죽음의 순간을 함께 가져보는 소중한 시간이 되었으면 한다."



<책을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제가 직접 솔직하게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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