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눈물 딱지 시리즈 5
유승환 옮김 / 두두 / 2023년 5월
평점 :
절판


인간의 눈물| 유승환

인간의 눈물| 유승환

유승환 현대어 옮김 및 해설

서울대학교에서< 황석영 문학의 언어와

양식>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습니다. 주변화된 존재들의 언어와 끊임없이 경합하고 교섭하며 만들어지는 역동적 장으로서 한국 문학을 바라보는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인간의 눈물


"한 가장의 가족을 먹여 살리기 위한 순수한 마음을

이용해 사기를 치는 나쁜 인간 덕분에

더 이상 사람을 믿지 못하고 잃을 게 없는

순간이 되었다. 진실이 수면 위로 드러나면

진실의 바다가 지면으로 철썩철썩

올라와서 더러운 쓰레기를 가져간다.

쓰레기는 없어서 깨끗한데 바다는

병들고 아프다.

지면은 눈물로 젖어 있다."

딱지본 소설

두두 딱지 시리즈는'너저분하고 잡스러운 세속의 야기'를 모토로

딱지본 소설을 현대어로 번역하여 선보인다.

딱지본 소설은 20세기 초 많은 대중에게 사랑받았으

이후 근대 소설에 미달한다는 평가를 받으며

문학장에서 잊힌 작품군이다. 딱지 시리즈는 근대

소설의 규범과 기준에 얽매여 우리가 잃어버린

이야기와 그 속에 담겨 있는 정제되지 않은 욕망들에 주목했다. 이 '미달'의 이야기들 속에 '넘쳐나는' 다양한 인물과 사건 그리고 상상력은 100년 전 독자들이 그러했듯 현대의 독자들에게도 이야기를 읽는다는 것 자체의 즐거움을 선사할 것이다.

물론 이야기들에게도 한계는 존재한다. 그러나 불완전하고 모자란 이야기는 또 다른 이야기를 필요로 한

다는 점에서 계속해서 이어질 수 있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한 편의 완전하고 완벽한 이야기가 아닌 시리즈로 구성한 까닭이 바로 여기에 있다. 딱지 시리즈는

'이야기의 한계는 이야기로 채운다' 라는 마음으로

작품 리스트를 쌓아 나가고자 한다.

인간의 눈물| 딱지 5

■하원근의 가족

어느 해 늦은 봄 서울 동촌 한 모퉁이에 다 쓰러져 가는

오막살이 초가집 건넌방에는 22~23세쯤 되어 보이는

젊은 여자가 수심이 가득한 얼굴로 힘없이 앉아서

삯 편물(뜨개질 또는 뜨개질로 만든 옷) 하고 앉아

있고, 아랫목에는 4~5세쯤 되어 보이는 어린 사내

애가 세상모르게 잠을 자고 있다. 대문 앞에는

전기회사 직원이 와서 단선 명령장(斷線命令狀) 을

보여주며 지금 당장 안 내시면 불을 떼어 가겠다고 했고,

인정사정 볼 것 없이 전등을 떼어 갔다. 석 달 치

밀렸기 때문이다. 하원근이라는 청년은 십 년 전부터

상해 어느 제자 회사(인쇄용 활자를 만드는 회사)에

사원으로 근무하다 세파에 밀리며 회사를 그만두고

서울로 어린 처자와 혼자 계신 백모님 댁으로 올라왔다.

■하원근의 일자리 잡기 노력

백모님 댁에서 신세 지며 살 수 없어 서울 동촌에다가

조그만 사글셋방을 얻어 가지고 살림을 차리고, 매일

같이 사람을 구한다는 곳으로 취직하려고 노력했다.

아침이면 잔입(아무것도 먹지 않음)으로 써주기만

한다면 가겠다는 그러한 곳조차도 안되었다.

일자리가 잡히지 않아서 비관하는 남편을 도리어 위로하며

없는 살림에 다녀오면 식사도 차려주고 "좋은 날 오겠지!" 하면서 용기도 준다.

세상에 저리 곱고 아름다운 배우자가 있을까 하면서 하원근은 "전생의 나라를

구했구나!" 하면서 감탄도 해본다. 평생의 잉꼬부부라는 생각이 든다.

■하원근 취직하다

신문을 읽다가 '구직비서'를 구하는데, 중국어를 잘하고

처자가 있는 충실한 자. 신장은 5척 4촌, 연령은 34세까지. 월급은 백 원 이상. 사진과 이력서를 지참래문(사진과 이력서를 지참하고 와서 문의하라고 한다.).

동양빌딩 27호.

3층으로 가라고 해서 .......27호 찾아갔지만 간판도 없고 방안에는 테이블과 의자가 놓여 있었고 오십쯤 되어 보이는 신수 잘나고 부대한 신사가 앉아 있었다.

하원근을 보더니 사진과 대조하면서 호구 조사를 시작한다. 신사는 하원근에게 내가 희망하는 조건을 완전히 구비했다면서......!! 근데 하원근에게 요구하는 점을 듣는다면 당신을 반갑게 채용하겠다고 한다. 하원근은

올커니 하면서 기꺼이 받아들인다. 신사는 속으로 생각하기를, '옳다. 이 사람은 내가 무엇이든지 요구하면 되겠다.' 하면서 검은 속내를 드러내지는 않았다.

집에를 못가지만 월급 이백에 좋은 대접을 해주니 너무나 기뻤다.

인간의 눈물 | 딱지 5

■하원근이 아닌 전덕술

그 신사는 변호사업을 하는 최문섭 이고-삼청동 윤충원

이란 부호의 집 재정고문이다. 윤씨 슬하에 딸 하나밖에 없고, 후계자가 없어 수양자겸 사위로 데려오기로한 전덕술이 행방불명이 되어서 가장 비슷한 사람을 찾아 전덕술이라는 사람처럼 살게 하려고 비서를 구한거였다.

덥석 물린 하원근은 그냥 시키는 대로 전덕술이라는 사람으로 살아야 한다. 보고 싶은 아내와 정선이한테는 갈 수도 없다. 전덕술이라는 가명으로 황씨네 집에 들어온 하원근은 책을 읽으며 방 안에서 가족들만 그리워했다.

황씨딸 혜순이와 결혼도 해야 하는 상황이 와서 너무나 난감했다.

■속내를 드러내는 최문섭

하루하루가 고통 속에서 그놈의 고용살이 안 할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 생각도 해본다. 나는 하원근이다. 나를 찾아야 한다. 점점 미쳐가는 하원근은 잃어버린 나를 찾아야 한다를 되뇌고 있다.

최 선생이 도착했고, 황씨 부인에게 부탁해 하원근 앞으로 오만 원을 은행에 맡겨 두고 있으니 사업하면서 필요할 때 쓰라면서 서류에 서명하라고 한다. 어쩔 수 없이 서명했고, 도장도 찍었다. 그리고 하고 싶은 게 있으면 말하라고 하면서 명령이라고 말했다. 하원근은 점점 반항심이 생겨서 더 이상 못하겠다고------다 그만두겠다고 했다. 놀란 최 선생은 한 술 더 떠서 자네를 호강스럽게 해줬더니, 자네 같이 잘 된 사람 없다며 감언이설을 하지만 이미 마음이 떠난 하원근은 나같이 불행한 사람 없다면서 결혼 만은 안 된다고 부탁했다.

안 된다! 안 된다!는 말을 하고는 쓰러졌다.

가족이 보고 싶어 미쳐 돌아가는 하원근이 한없이 안타깝고 불쌍하다. 착한 심성에 돈을 많이 준다고 하니 의심의 여지도 없이 일을 시작했는데, 누가 처음 일하면서 그리 많은 돈을 주고, 잠자리도 제공한단 말이요.

누가 그리고 복종을 하라고 하는지 조금만 신중했더라면 이렇게 고통 속에서 아파하지 않았을 텐데···.

인간의 눈물 | 딱지 5

■하원근의 가짜 죽음

하원근이 죽었다는 사실을 안 부인 영자는 남편의 시신을 보자 너무도 닮아서 진짜라고 믿었고 장례도 치렀다.

더 이상 남편이 없는 곳에 살 수 없어 친정으로 가는 길이었다. 간발의 차로 하원근의 친구 김영근이가 영자의 집으로 위로를 하러 왔고, 만나지를 못했는데 가까스로 차를 타러 간 친구 아내와 어린 아들을 볼 수 있었 고 안부를 전했다.

하원근은 본인 죽었다는 비보를 듣고 망연자실했다.

이제부터 진짜 나 하원근을 찾고 그놈의 고용살이를 버리고 사랑하는 영자와 어여쁜 정선이를 찾아갈 수밖에 없다. 하원근이 최문섭의 계획을 다 말하고 전덕술 앞으로 온 오만원을 황씨에게 돌려보내라 했다.

최씨의 고용살이를 끝내고 자유를 찾아 악몽에서 깨고 잃어버린 나를 찾아간다. 황 씨 부인이 최 씨를 재정 고문에서 박탈했다. 하원근은 가족을 찾아갔고 착실한 노동자가 되어 어린 아들과 사랑하는 처자를 데리고 재밌는 살림을 하면서 행복하게 산다고 황 씨 집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린다.

일감을 구하기 위해서 말도 안 되는 일을 시작했다.

돈도 많이 주고 주거지도 준다 하면서

명령에만 따르라 한다. 이미 손쓰기에는

늦었고 다른 사람으로 살아야 되는

주인공의 비참한 삶.

안 된다! 안 된다!

인간의 눈물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 받아 제가 직접 솔직하게 작성한 이야기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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