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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가니 - 공지영 장편소설
공지영 지음 / 창비 / 2009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역시 공지영 작가님의 글은 읽다가 마는 행동이 허락되지 않는다. 그냥 첫 페이지부터 마지막 페이지 까지 달리게 한다. 고개를 들어 시계를 보니 새벽 3시 30분이었다. 허걱! 지금 자야되나 말아야 되나로 고민하다가 어느 새 뒤척이다 보니 아침이었다.
내내 강인호의 눈에 고인 안개 장면이 이방인 같은 나의 눈에 고여 있는 안개를 닮아 있다는 생각에 착잡하다. 실제로 현장과 현실을 헤집고 발로 뛰는 서유진의 열정이 공지영 작가님의 그것과 오버랩되고 강인호의 마지막 결단과 행동이 웬지 낯설지 않아서 가슴 답답하고. 그랬다. 강인호의 인간다운 느낌을 되찾기 위한 과정은 마치 한 줄기 꿈으로 끝나고 말아서.
너무나 가슴 아프고 눈물마저 호사스런 치장처럼 느껴질 정도로 안타까운 과정을 겪고도 갈림길에서 엉뚱한 길로 떠밀림을 쉽게 당하는 모습이 마치 나였던 것처럼 무안하고 부끄러운 기분에 몰래 놀라고 마는 마지막 라인은 어딘가 숨겨 두었던 나의 모습을 들킨 것 같았다.
그냥 미안하다. 이 세상에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