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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페포포 메모리즈
심승현 글, 그림 / 홍익 / 2002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동그란 놀란듯한 눈동자가 내 눈과 마주칠 때마다 내 순수는 어디로 숨어 버렸나... 생각했습니다. 그저 밥먹고 물 마시듯 지나치는 것들에 대한 애틋함이 차 한잔과 천천히 함께 하도록 만드는 작가의 심성과 재주가 부럽더군요. 저렇게 자신의 색깔을 그림으로, 책으로, 이야기를 풀어낼 수 있다면... ... 하고 싶은 말을 거부감없이 받아 들이게 하는 색채감도 좋았습니다.
아련한, 어릴 적 사소한, 참 사소한 애정에 상처받던 기억들을 떠오르게 하는 장면들도 인상 깊었습니다. 한번씩은 해 봤을 가슴시린 사랑의 모습에 아스라한 옛 기억들도 더듬게 만들었습니다.
늘 내 주변의 사랑하는 사람들과 사랑하진 않더라도 종종 내 주변에서 내 시야에 들어왔다 나가는 사람들에 대해 혹시나 ... 하는 마음으로 주의를 기울여 보아야겠습니다.
함박눈이 가득히 쌓이는 풍광이 보고 싶어지고, 빨리 봄이 왔으면 하는 그리움도 생기고, 바캉스족이 빠져나간 고요한 늦여름 바다에 가고 싶어지고, 바스락거리며 비 내리듯 흩날리는 은행잎 사이로 바라보던 눈시리게 새파랗던 가을 하늘이 ... 보고싶어집니다.
하루하루를 그저 무덤덤함과 무심함에 묻어서 보내는 것이 잘못인 줄 아는 이들은 그나마 한 번쯤은 용서가 될것 같고, 일상을 왕무시해 버리는 이들은 언제나 용서 받을 수 있을까요.
이 책을 읽으면서 이렇게 다짐하게 되더군요. 언제나 용서 받을 수 있는 사람으로 살아가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