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춘기라 그런 게 아니라 우울해서 그런 거예요 - 십 대들의 우울한 마음을 보듬어주고 자존감을 높여주는 심리 에세이
양곤성 지음 / 팜파스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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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등학교 고학년부터 중학생이라면 한 번씩은 들어봤을지도 모르는 말이 있다.

'사춘기라서...'

 우리나라의 양육과 교육은 아이 한명한명에게 초점을 두고 개별화해야 된다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그러나 양육에 지친 보호자와 많은 학생을 만나야하는 교사들이 지치는 순간이 있기 마련이다. 그때마다 어른들은 아이들의 모든 개별적인 특성을 가릴 수 있는 마법의 문장을 꺼낸다.

"사춘기가 와서 그런지..."


'사춘기'는 참 마법같은 단어이다. 어른들의 시선으로 보는 아이들의 문제행동들을 '어쩔 수 없는 특정 시기의 문제'로 싸악 덮어버린다. 특정 시기에 온다는 것은 그 시기가 지나가면 자연스럽게 사라진다는 전제하에 큰 문제 없이 이 시기를 지나가자는 염원도 담겨있다.


 최근 우리 사회는 우울증과 우울감은 백안시하며 바라볼 것이 아니라 누구나 겪을 수 있는 것임을 강조하며 널리 알리고 있다. 감기에 걸리면 병원에 가서 치료를 받는 것처럼 우울증에 걸리면 상담과 약물치료를 받으면 되는 것이다. 하지만 아직 아이들의 우울까지 보듬어주는 여건은 갖추지 못하고 있다. 왜냐하면 그 아이들은 반항적이고 반사회적이거나 기분이 오락가락하는 사춘기이기 때문이다.


 <사춘기라 그런 게 아니라 우울해서 그런 거예요>는 어른들이(그리고 어른들의 이야기를 들은 아이들 스스로가) 놓치고 있는 '우울'을 재조명한다.


 우선 구체적인 사례를 제시하여 상황이나 감정을 이해할 수 있다. 읽는 내내 '나만 그랬던 것이 아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춘기'라는 단어로 뭉뚱거렸던 동질감과는 다르다. 책을 통해 읽는 이가 자신의 상태를 명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자신의 상태가 어떤 것인지 그 실체와 이름을 파악하는 것은 자기 자신을 깊게 이해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다.

 그리고 책 중간중간 자신의 상태를 파악해보도록 자기에 대해 생각하고 직접 적어볼 수 있도록 하는 부분이 제시되어 있다. 개인적으로 책에는 낙서 하나 없이 깨끗하게 유지하는 편이라서 쓸 일은 없지만 자기의 이야기를 적어나가며 감정을 추스르고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는 계단이 되어줄 것 같다.


+추가로, 늘 미소지으며 바라봐주고, 안아주고, 응원하고, 도와주는 쿼카 캐릭터가 너무 귀엽고 사랑스럽다. 나도 모르게 미소가 지어진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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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가 된 아이 사계절 아동문고 99
남유하 지음, 황수빈 그림 / 사계절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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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순이가 나무가 됐다.

2반 현오는 무당벌레가 되어 날아갔고,

3반 수아는 청설모가 됐다던데,

우리 반 필순이는 나무가 된 것이다.


필순이는 왜 하필 나무가 되었을까.

현오나 수아처럼 동물이 되었다면 그 교실을 벗어나기라도 할텐데.


어떤 교실을 들어가더라도 그 해에 나무같은 학생이 한 명은 있다.

가끔은 여학생 한 명, 남학생 한 명일 때도 있다.

교실을 날아다니는 벌레나 학교 안으로 날아든 참새는 학생들의 이목을 끌기라도 하는데

나무같은 그 아이들은 그저 교실에 조용히 뿌리내리고 있다.


내가 학생일 때도 그런 나무 같은 친구가 있었고, 그 나뭇가지를 꺾고 나뭇잎을 떼는 다른 친구도 있었다.

나무가 되어버린 아이를 가만히 내버려두지 않는 학생들.

그리고 나도 그 나무를 지키거나 물을 떠다주는 친구는 아니었다.


-


「나무가 된 아이」는 아이들이 일상에서 겪을 수 있는 아픔과 상처에 환상을 덮어 풀어낸 작품이다.

반쪽짜리 사람이 정상인 세계

무당벌레, 나무로 변해버리는 친구

뇌만 남은 엄마

마녀와 마술

가슴에 구멍이 뚫린 아빠

가면처럼 웃는 친구


동화처럼 읽는다면 으스스한 분위기의 환상적인 이야기라고 치부하고 넘어갈 수도 있겠지만

누구나 한 번 쯤은 그 환상의 주인공이 되었거나 등장인물을 본 적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나무가 된 아이」를 온전히 이해하려면 적어도 초등학교 고학년 이상은 되어야 좋을 것 같다.

단편 모음이라 두께가 매우 얇은 책이지만 다 읽고나서 후폭풍이 무척이나 길게 온 책이었다.

상처 입고 아팠던 어린 시절이 거의 20여 년 전이어도 마음 한구석이 조여오는 기분이다.


아이들이 혼자 읽고 넘기게 하지 말고 꼭 보호자분들도 함께 읽고 이야기를 나누면 좋겠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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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레벨 업 - 제25회 창비 ‘좋은 어린이책’ 원고 공모 대상작(고학년) 창비아동문고 317
윤영주 지음, 안성호 그림 / 창비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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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레벨 업> 소개글을 읽을 때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쏟아져나오고 있는 웹소설이었다. 나도 몇 작품은 끝까지 재미있게 읽기도 했고 웹툰화 된 소설도 많아서 학생들이 즐겨찾는 장르라는 말을 듣기도 했다. 그래서 '제 25회 창비 좋은 어린이책 대상 수상작'='가상현실','SF동화','VR게임'배경이라는 점이 정말 인상깊게 다가왔다. 내가 좋아하고 재미있게 읽는 장르를 학생들에게도 추천할 수 있겠구나! 싶어서 정말 큰 기대를 하며 읽기 시작했다.

우울하고 감옥같은 현실에서 도망치고 싶어하며 환상적인 가상현실세계에서 행복을 느끼는 선우. 그리고 그곳에서 만나 친구가 된 원지. 두 사람은 보호자의 그늘 아래 있을 수 밖에 없는 아이들이지만 그 아이들이 갖고있는 고민은 인간이라면 누구나 생각해봤으며 인간이라면 생각해봐야 할 것들이다. 작가는 진짜와 가짜, 삶과 죽음, 자유와 속박 등에 관한 철학적인 의문과 질문들을 어렵지 않게 풀어내고 있다.

139p 논리적으로 완벽하게 설명을 할 수는 없었지만, 마음속 깊은 곳의 무언가가 외치고 있었다.

교육의 목적은 무엇이든 논리적으로 완벽하게 설명할 수 있는 사람으로 자라게 하는 것이 아니다. 인간과 삶에 대한 질문, 그리고 그에 대한 나의 대답을 찾아나가는 과정을 지원해주는 것이 교육의 목적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마지막 레벨 업>은 흥미를 유발하는 소재와 철학적인 주제의식을 지녀서 학생들이 한걸음 더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훌륭한 발판이 될 수 있는 책인 것 같다.
초등학교 고학년부터, 게임 쪽에 관심을 가진 학생들이라면 보호자와 함께 읽어보고 이야기를 나눠보면 좋을 것 같다.

+첫 장에 '화리스탈'이라는 이름을 가진 드래곤이 나와서 이영도 작가님의 <눈물을 마시는 새>에 나오는 '아스화리탈'이랑 이름 비슷하네~ 하면서 읽었는데 작가의 말에 이영도 작가님 언급하셔서 놀랐다 꺄아!!!!🤩


출판사로부터 가제본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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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버 드림
사만타 슈웨블린 지음, 조혜진 옮김 / 창비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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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건을 어디 두었는지 기억이 나지 않을 때, 돌이켜 떠올리다보면 내가 어디서 어디로 움직였고 무슨 행동을 했으며 누구와 어떤 이야기를 나누었는지 하나하나 생각이 난다. 하지만 내가 그 물건을 어딘가에 내려놓은 그 순간. 바로 그 순간이 떠오르지 않는 것이다. 마치 내 모습을 촬영하던 누군가가 그 순간에 카메라 앵글을 돌린듯, 건너뛰기를 한듯. 너무나도 중요한 그 순간을 포착하기 위해 다비드와 아만다는 질문을 주고받으며 기억을 더듬어간다. 모든 것을 아주 자세히 묘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하는 다비드는 끊임없이 '벌레가 생기는 정확한 순간'을 찾아야한다며 아만다에게 '그것은 중요하지 않다.'고 다그친다.

처음에는 꿈 속에서 느리게 울리고 몽롱하게 대화가 이어지는 느낌이 든다. 하지만 다비드가 '그것은 중요하지 않다'고 계속 다그치고, 아만다가 구조 거리의 변화 때문에 긴장감을 느끼고 딸 니나가 어디있는지 수없이 묻길 반복하면서 이야기는 점점 빠르고 어지럽게 흘러가는 꿈처럼 느껴진다. 열에 들뜬 사람의 중얼거림처럼.

책을 읽는 내내 다급하지만 느리게 흘러가고 숨이 차오르지만 진공 같은 침묵에 점점 먹히는 기분이었다. 그래서 다비드가 찾던 벌레가 생기는 지점은 어디있는가? 그래서 니나는 지금 어디있는가?

낮에는 눈에 들어오지 않고 가족들 모두 잠든 조용한 밤에만 읽힌 책이었다. 내가 놓친 무언가를 찾으려고 보이지 않는 것을 보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는 기분이었다. 간만에 참으로 으스스한 작품을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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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와 나의 이어달리기 우리학교 상상 도서관
이선주 지음, 김소희 그림 / 우리학교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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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등학생의 화장은 이제 특별한 경우가 아니게 되었다. 단순히 입술 화장만 하는 것을 넘어서 전문가 못지않게 화장실력을 발휘하는 학생들이 많다. 학교에서도 토론 활동 시간에 학생이 화장해도 되는가?’를 주제로 열띤 토론이 벌어지기도 하고, 초등학교 고학년의 경우에는 학급 규칙을 정할 때 화장에 대한 규칙이 항상 나온다. (다만 할머니와 나의 이어달리기에 나오는 모습과 조금 다른 점이 있다면 남자 초등학생들은 늘 화장을 반대한다는 것이다. 여학생들은 내가 한다는데 왜 니가 반대하냐?’며 싸운다.)

하여튼, 주인공 혜지도 화장에 꽤 많은 시간을 할애한다. 화장을 하지 않는 고모를 보며 자기관리를 하지 않는다.’라고 생각을 한다. 어디에서 많이 들어본 이야기 같지 않은가? 한참 미투운동과 더불어 많은 이야기가 오갔던 코르셋 논란. 탈코르셋과 그것을 불편하게 보던 사람들.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비웃던 시선까지. 작가는 우리 사회에서 일어났던(그리고 지금도 일어나고 있는) 일을 그대로 학교를 배경으로 해서 옮겨 담았다. 그래서 이 책은 적어도 초등학교 고학년 이상은 되어야 좀 더 생각하며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혜지의 할머니가 아이를 낳고 걸어야 했던 길이 가시밭길이었다면, 그 길이 너무 아파 도망친 것이 과연 비난받아야 할 일인가. 자식을 두고 떠나야 했던 그 심정까지 생각하면 어디를 걷더라도 가시밭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혜지의 엄마와 혜지로 이어지며 그들이 걸어야 했던 가시밭길은 그들의 선택으로 인한 것이 아니었다. 그 가시의 뿌리는 우리 사회 깊숙하게 박혀있고 아직도 많은 사람에게 상처를 주고 있다.

 그 가시밭길. 우리가 같이 걷는 건 어떨까? 맨발로 걸어야 해서 서 있는 것만으로도 너무 힘든 사람도 있겠지만 튼튼한 신발을 신고 있어서 전혀 아프지 않은 사람도 있을 것이다. 누구라도 같이 걷고 밟아서 가시가 무뎌지게 하면 어떨까. 그러면 더는 아픔의 바통을 다음 세대로 넘기지 않아도 될 것이다. 우리가 함께 걷는다면 덜 아프며 더 나은 사회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135p ......다시 만나도 미리 알아챌 수 없을 것이다. 애초에 조심하는 것과 상관없이 일어나는 일이니까. 그제야 초아가 한 말이 이해됐다. 나와 윤아가 다르게 행동했더라도 일어날 일이었다.

 

150p “아빠, 모나리자라고 놀림당해서 이러는 게 아니야. 내가 외모에 민감해서, 여자애라서 투정 부리는 게 아니라고. 나는 정말 무서웠어. 그리고 내가 진짜 두려웠던 건......”

 

+페미니즘을 남성 혐오로 여기는 사람들에게도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아동문학이라고 쉽게 보지 않고 읽어보시라.

++사족이지만, 직업이 직업인지라 담임 선생님의 대응이 참 아쉬웠다. 정말 엄청난 사안인데... 요즘 이런 일 터지면 학교 뒤집히는데...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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